이장희 - The Early Recordings

MRCD2106(150g 2LP) 녹음 ★★★★★ 연주 ★★★★★

2021-10-08     신우진

외모부터 스타일까지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포크 가수는 아니었다. 앨범 표지에서 보듯 콧수염에 마초적 스타일의 사진은 우리가 알던 뿔테안경을 쓴 교회 오빠의 모습의 포크 가수와는 너무 다르다. 당대 최고의 권주가였던 ‘한잔의 추억’, 70년대 대표적인 금지곡인 ‘그건 너’ 같은 곡은 소녀 취향의 포크 송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다. 시적이고 은유적 가사에 서정적인 음색이 아니라, 직설적이며 톡톡 튀는 강력함이 있었다. 물론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같은 달달한 음악 역시 큰 히트를 기록하며 영화 <별들의 고향>의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대마초 파동으로 그만두기까지 한국 포크 음악의 범위를 크게 넓혀 주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음반에는 24곡의 이장희 노래가 들어 있으며, 당연 대표곡과 히트곡이 가득 차 있다. 올드 팬에게는 추억의 향수에 젖을 음반임은 당연하고, 이전에 잘 듣지 못해 이장희를 예능 프로그램에서만 간간이 보던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더더욱 이 음반은 들어 봐야 한다. 흔히 이장희를 시대를 앞서간 포크 가수라 말했다. 어쩌면 지금의 시대에 이장희의 포크 송이 가장 듣기 적절할 것 같다. 당시 성음의 뛰어난 녹음을, MRC 사운드 랩의 리마스터로 만들어 내, 생각 외로 뛰어난 음질을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