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ution 701

발매와 함께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한 스위스의 하이엔드 앰프 소울루션(Soulution)은 코스메틱 디자인의 우수함만큼이나 뛰어난 사운드 퍼포먼스로 짧은 시간에 세계적 하이엔드 앰프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에서도 디앤오를 통해 소울루션의 본격적인 수입 판매가 재개되었다. 사실 출시된 지는 수년이 지났지만, 새롭게 소울루션의 플래그십인 701 모노블록이 시장에 제대로 선을 보이게 되었다. 

701 모노블록 파워 앰프는 창업작인 700 모노블록의 2세대 버전으로 외형과 스펙은 오리지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출력은 채널당 8Ω 600W, 4Ω 1200W, 그리고 2Ω에서 2000W의 힘을 자랑하며, 출력 허용 전류는 최대 120A, 순간 최대 출력은 12000W 이상 낼 수 있다. 사실 출력 스펙은 소울루션이 자랑하는 핵심 요소는 아니다. 같은 앰프의 스테레오 버전인 711이 채널당 8Ω 150W, 4Ω 300W, 2Ω 600W인 것을 고려하면 모노 브리지 동작에서 당연한 스펙 상승의 결과일 뿐이다. 전압 수치 상승으로 인한 출력 상승은 소울루션이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창업자이자 회사의 대표인 시릴 하머는 인터뷰에서 출력의 중요성은 무시할 것을 설명했다. 단순히 고출력 앰프가 좋다면 수천 와트 출력 스펙의 PA용 파워 앰프를 쓰지 왜 소울루션 같은 하이엔드 앰프가 필요한가라며 반문할 정도였다.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구동하는 스피커들은 대개 100-200W면 출력 수치로는 충분하며, 오히려 중요한 점은 빠르고 정교한 신호 증폭과 응답 특성을 꼽았다. 평균적인 하이 파워 수치보다는 수시로 변하는 신호에 대응할 수 있는 빠른 반응과 그에 상응하는 높은 토크의 순간 출력 대응 능력이 실질적인 파워 앰프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차로 비유하면 서킷에서 달리는 스포츠카는 덤프 트럭 같은 마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빠른 반응과 순간 가속, 코너링 같은 능력이 좋은 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울루션의 스펙을 보면 주파수 응답이 2MHz에 달하며, 댐핑 팩터도 10000 이상을 자랑한다. 가청 주파수 대역이 20kHz에 불과한데 2MHz에 달하는 광대역의 응답 특성이 필요한 이유는 재생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피드백 루프로 인한 음의 컨트롤을 오픈 루프에 가깝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한다. 즉, 빠르고 정교한 증폭을 위해서는 피드백을 없애는 것이 좋겠지만, 완벽한 피드백 제거의 오픈 루프는 불가능하고, 대신 그에 걸맞은 성능을 위해 피드백 시간을 ‘0’에 가깝게 만들기 위한 회로 설계가 바로 초광대역 응답 특성의 구현이란 것이다. 

2세대 701 파워 앰프의 또 다른 특징은 전원부의 교체다. 1채널의 모노 앰프에 600VA급 최첨단 전원 모듈을 4개 탑재하여 순간 최대 120A, 12000W 출력을 쏟아낼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이는 피드백 루프의 반응 속도와 광대역 응답 특성에 맞춰 전류 공급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는 기술적 의도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고주파 노이즈에 대한 부가적인 대책을 더해 초고속 광대역의 성능 구현을 하이파이 퍼포먼스에 걸맞게 이끌어낸 것이 701 모노블록의 개선점이자 장점인 것이다.

테스트는 에이플랫폼에서 진행되었고, 소스기기로 dCS의 로시니, 프리앰프는 레퍼런스 콤비인 725 프리앰프를, 그리고 스피커는 마르텐의 콜트레인 3 스테이트먼트 에디션을 사용했다. 단번에 알 수 있는 점은 압도적인 파워다. 콜트레인 3의 우퍼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듯한 압도적인 저음을 들려준다. 음의 시작과 끝이 대단히 빠르고 정교하며, 특히 지나친 양감이나 컨트롤되지 못한 저음의 잔향 같은 단점들이 하나도 없다. 압도적인 저음의 힘과 여유는 매우 투명하고 입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지를 만들어낸다. 콜트레인 3이 지닌 세라믹과 다이아몬드 드라이버의 개성과 장점을 극대화시켜준다. 자칫 지나친 밝기로 귀를 거슬리게 만들 요인이 하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자연스럽고 유려한 색채로 기계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면이 전혀 없으면서도 현대 하이엔드 기기들이 지닌 극한의 해상력과 놀라운 스테이징을 극대화시킨 재생을 보여준다.

다시 등장한 소울루션의 2세대 플래그십 701은 현대 하이엔드 앰프들이 보여주는 장점들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특히 이에 걸맞은 울트라 하이엔드급 스피커들과의 조합이라면 극한의 하이엔드적 쾌감과 음악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가격 2억2,930만원   
실효 출력 600W(8Ω), 1200W(4Ω), 2000W(2Ω)
펄스 파워 12000W 이상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LINK 입·출력 지원   
주파수 응답 0-2MHz(-3dB)
입력 임피던스 4㏀(RCA), 2.3㏀(XLR)   
S/N비 108dB   
THD+N 0.0003% 이하   
댐핑 팩터 10000 이상   
크기(WHD) 56×30.6×58.5cm   
무게 7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