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의 노래모음 제1집 - 꿈을 꾼 후에/이별

전형적인 원 히트 원더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얻어걸린 그런 것은 아니다. 여진이란 가수 이름이 생소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타이틀곡인 ‘꿈을 꾼 후에’의 ‘꿈 속에서 그댈 봤네’라는 노랫말은 들어 봤을 것이고, ‘아 이별이 그리 쉬운가’라는 ‘그리움만 쌓이네’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 고등학생 시절 한 라디오의 콘테스트에 출품작이 모두 입상을 했고, 성악과로 진학해 교사 발령 대기 중에 1979년에 발매한 <노래모음 1집>이 바로 이 음반이다. 음반 발매 이후 교사 발령을 받고 교직으로 돌아갔다. 이후 활동하지 않는 그의 노래는 꾸준히 DJ의 선곡을 받았고, 수많은 가수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불렸다. 지금이라면 당시 유행하던 가요와 완전히 다른 세련된 작곡에 귀에 착착 붙는 가사까지 모두 만들어 낸 실력을 지닌 그를 그냥 음악 선생님을 하도록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노래를 만드는 재능을 썩힌 채 세월이 흘렀고, 이후 다시 활동을 시작했지만 1집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노래 역시 성악 전공자 출신답게 시원시원한 느낌이, 이후 리메이크된 ‘벌써 나를 잊었냐’는 처량한 노래가 아닌, ‘어떻게 그리 쉽냐’ 라고 따지는 듯 힘 있는 느낌이다. 원작자의 강하고 멋진 노래의 이 음반, 자주 접할 수 없는 한정 출시이니 빨리 서두르시기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