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콘서트 챔버 - 인천근대양악열전

AGCD0140 녹음 ★★★★★ 연주 ★★★★☆

2021-04-08     신우진

오디오가이가 인천의 근대 역사를 담은 음반 <인천근대양악열전>을 발간했다. 인천은 최초로 서양 음악이 울린 곳이고, 또한 근대 제국주의 열강이 들어와 수탈의 장이었고, 덕분에 근대 문물이 가장 빠르게 전파되던 곳이었다. 인천이라는 동네의 발전은 그렇게 아픔을 안고서 시작되었다. 시대순으로 배열되었는지 조미 수호 통상 조약을 시작으로 첫 곡인 ‘양키 두들’에 이어서, 각종 개신교의 찬송가가 이어진다. 그리고 두 곡의 애국가 뒤로, 다른 나라의 전쟁터가 되어 버린 슬픈 역사의 인천의 노래가 이어진다. 러일전쟁 당시 침몰한 러시아 함 ‘바랴크’의 노래가 있다. 이어 스코틀랜드 민요에 곡을 붙인 ‘경인철도가’를 뒤로, 당시 슬픈 민중의 삶을 노래한 ‘바우고개’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그리고 당시 인천에서 유년을 보낸 코가 마사오가 일본에서 발표한 일본어로 된 ‘아리랑의 노래’가 아이러니하게 들려오며, 그 시절 아픔을 배가시킨다. 실내악에 아코디언, 풍금 같은 근대 서양 악기와 소프라노와 바리톤의 성악이 더해졌다. 모던 보이의 밝은 노래를 상상했던 나는, 나름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진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곡들이고, 성악이나 특히 가곡을 좋아하시는 애호가에게는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