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석 - 바람에 실려/밤에 떠난 여인
MRCD2007(180g LP) 녹음 ★★★★☆ 연주 ★★★★☆
2020-10-09 신우진
대부분의 LP가 편집되어 짜깁기로 복각되는 요즘, 하남석의 1974년 데뷔 앨범은 원형 그대로 재발매되었다. 물론 원판은 보기 힘든 희귀 음반이다. 하남석의 본명은 김홍규인데, 명동 클럽에서 활동하던 형이 갑자기 미국으로 떠나면서 동생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형이 쓰던 예명에 맞추어 이름을 지어 하남석으로 활동했다. 이 음반은 데뷔 음반이지만 이미 실력이 클럽 라이브로 탄탄하게 다져져 있어 굵직한 목소리로 노련하게 노래하는 하남석에게서 미흡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수록곡 중 번안곡인 ‘바람에 실려(Saddle The Wind)’가 인기를 얻었지만, 이 앨범의 백미는 B면 첫 곡인 ‘밤에 떠난 여인’이다. 당시로는 굉장히 긴 4분이 넘어가는 곡으로, 지금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당시로는 너무 길어서 방송에 자주 나오지 못해 이 곡이 알려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이 음반의 대부분을 작곡한 김성진 작곡가의 명곡으로, 이후 함중아, 백미현 등 많은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어서 중장년층은 아마 들어 보면 ‘아하 이 노래’ 하고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약간 원 히트 원더의 느낌이 있고, 하남석이란 이름이 엄청난 인지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이 음반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