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ktail Audio X35 & Monitor Audio 6G Bronze 500

안 되는 것이 없는 미니멀리즘의 극치

2020-09-09     이종학(Johnny Lee)

요즘 부동산 시장이 난리다. 이제 서서히 1가구 1주택 체제가 갖춰지는 모양이다. 이럴 경우, 한 번 사두고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는 집을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게 아파트가 되었든, 단독 주택이 되었든 말이다. 개인적으로 넓고 큰 시청실을 갖춘 단독이 희망사항이지만, 그냥 꿈일 뿐이다. 오히려 현실은 공간이 좁아지더라도 교통 여건이 나은 곳을 찾고 있다. 그러나 오디오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서 다기능은 필수. 쓰지 않더라도 일단 갖춰놓은 모양새를 이루고 싶다. 당연히 칵테일 오디오(Cocktail Audio)부터 떠오른다.

사실 이 회사는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알려졌다. 그런 면에서 MLB에서 뛰는 추신수 선수가 연상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그가 한국 역사상 최고 타자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텍사스 팀의 리더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칵테일 오디오도 비슷한데, 그 내용을 알면 알수록, 그 높은 퀄러티와 인지도에 정말 놀라게 된다.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올인원 플레이어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부터 CD 리핑, CD 플레이어, DAC, 인티앰프, 포노 앰프 등 정말 안 되는 것이 없다. 이 작은 몸체에 이토록 다양한 기능을 망라하면서도 16년에 걸친 소프트웨어 설계 기술이 녹아들어, 모든 동작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각각의 기능이 최적화되어 있으면서, 상호 간섭이나 혼란이 거의 없다. 그런 면에서 제대로 차려낸 진수성찬을 방불케 한다. 정말 젓가락이 허공에 춤출 지경이다. 그러나 이번 리뷰에서는 일단 앰프 쪽 성능과 CDP, 스트리머만 주목했다. 아마 본 기를 살 때 이들이 핵심 기능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본 기에 투입된 디지털 앰프 성능이 상당하다. 8Ω에 100W의 출력을 내는데, 어지간한 톨보이까지 가볍게 제압하는 내용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냥 북셀프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참고로 DAC 칩은 정평이 있는 ESS의 ES9018K2M을 동원했다. 이로써 PCM은 32비트/384kHz까지 구현되며, DSD, MQA 등도 골고루 커버한다. 현행 통용되는 디지털 소스의 대부분을 망라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스피커는 영국 전통의 명가 모니터 오디오(Monitor Audio)의 브론즈(Bronze) 500이다. 당당한 톨보이 스타일로, 상단에 트위터 하나, 그리고 그 밑으로 두 개의 드라이버가 장착되어 있다. 꽤 사이즈가 커서 과연 X35로 구동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상성도 맞아서 다양한 음악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참고로 본 기는 겉에서 보기엔 3웨이지만, 실제로는 2.5웨이다. 즉, 중간에 있는 드라이버가 미드·베이스 역할을 하고, 맨 밑의 드라이버는 오로지 우퍼 역할만 하는 것이다.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550Hz와 2.7kHz. 더블 우퍼를 동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역을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인데, 요즘 상당히 유행하고 있다. 상당히 합리적인 솔루션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로 트위터는 동사 특유의 C-CAM 방식 골드 돔이 동원되었고, C-CAM 미드·베이스 및 우퍼는 DCM(Damped Concentric Mode)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로 개발되었다. 모두 8인치 구경이다. 특히 고역의 방사각이 넓어서 스위트 스팟이 비교적 넓다는 장점을 갖고 있고, 중·저역의 빠른 반응이 인상적이다. 100W 정도의 인티앰프면 충분히 구동이 되며, 그런 면에서 X35와의 만남은 최적의 매칭을 구현하고 있다.

첫 곡은 하이팅크 지휘,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8번 3악장. 빠른 패시지로 질주하는 현악군의 움직임. 반복적인 리프로 강력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후 관악군이 가세해 더 장대하고, 공격적인 음향이 연출된다.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적절하고, 빠른 반응이 인상적이다. 저역도 충분히 구동되어, 몰아칠 때의 에너지가 적절하게 드러나고 있다. 배경은 정숙한 편이고, 각 악기들의 질감과 뉘앙스도 풍부하다. 올인원 스타일로 착각했다간 한 방 단단히 먹을 사운드 퀄러티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I Remember You’. 깊고 단단한 베이스 라인이 우선 눈에 띈다. 배후의 오케스트라는 우아하고 또 화려하게 펼쳐지며, 곡에 격조를 더하고 있다. 보컬은 매우 단아하면서 고혹적이다. 매력이 넘친다. 보사노바 리듬 특유의 즐거움이 살아 있으며, 멋진 오케스트레이션은 대편성의 악단을 통일감 있게 끌고 가고 있다. 어찌 보면 미니멀리즘이라고나 할까? X35와 브론즈 500 스피커 세트. 단출하고 또 심플하다. 그러나 음질은 절대 만만치 않다. 거기에 편의성까지 생각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조합이다.

마지막으로 비틀즈의 ‘The Fool on The Hill’. 오랜만에 듣는 트랙이다. 중앙에 폴이 위치한 가운데, 그 풋풋한 20대 시절의 느낌이 잘 살아 있다. 왼쪽에 피아노, 오른쪽에 피리 등 각 악기들의 위치가 명료한 가운데, 중간중간 등장하는 다양한 이펙트라든가, 존의 백업 등 여러 요소가 정교치밀하게 등장한다. 기본적으로 음이 살아 있어서 때론 스피커를 뚫고 나올 기세다. 절대로 밋밋하거나 따분하지 않다. 이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Cocktail Audio X35
가격 245만원(실버)   실효 출력 100W   디스플레이 7인치 TFT LCD(1024×600)   CPU 듀얼 코어 ARM Cortex A9   메인 메모리 DDR-1066 1기가   디지털 입력 AES/EBU×1(24비트/192kHz), Coaxial×1(24비트/192kHz), Optical×1(24비트/192kHz), USB A×3   디지털 출력 AES/EBU×1, Coaxial×1, Optical×1, USB A×1, HDMI×1   아날로그 입력 RCA×1, Aux(3.5mm)×1, Phono(MM)   CD부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6.35mm)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온라인 뮤직 서비스 Tidal, Deezer, Qobuz, Spotify Connect   튜너 FM, DAB+  크기(WHD) 44.1×11.1×33cm

Monitor Audio 6G Bronze 500
가격 127만원(월넛)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Dual HiVeⅡ   사용유닛 우퍼(2) 20.3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41Hz-25kHz(-6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크로스오버 주파수 550Hz, 2.7kHz   권장 앰프 출력 60-200W   파워 핸들링 200W   크기(WHD) 29.4×97.4×36.4cm   무게 18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