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dac d1-tube-mk2 D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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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dac d1-tube-mk2 DAC
  • 김편
  • 승인 2018.12.01 00:00
  • 2018년 12월호 (55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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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싱싱한 음을 들려준 화제의 제품

 

에릭 클랩튼의 ‘Wonderful Tonight’에서는 라이브 음원답게 원근감이 생생하다. 환호 소리, 휘파람 소리가 곳곳에서 작렬한다. 음의 표면에서 차갑거나 거친 느낌이 없는 점도 장점. 신예원의 ‘섬집아기’는 칠흑같은 배경에서 펼쳐진 여린 음의 디테일이 압권이다.

자택에서 쓰고 있는 DAC 소리에 별 불만이 없었다. 아니, 선명하고 깨끗한 음의 촉감에 꽤나 만족하는 편이었다. 처음 그 DAC에 물렸을 때, 평소 안 들리던 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다 최근 이러한 해상력 말고도, DAC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 있음을 깨달았다. 바로 싱싱하고 살아 있는 음,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드는 음악성 가득한 음, 그것이었다.
이를 깨닫게 한 것이 이번 시청기인 프랑스 토탈DAC의 d1-tube-mk2 DAC였다. 디지털 볼륨단을 갖췄기 때문에 진공관 파워 앰프에 직결한 순간, 음들이 갑자기 기지개를 펴며 활기차게 이쪽저쪽 돌아다녔다. 긴 겨울 내내 얼어붙은 땅에서 아지랑이가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듯했다. 촉촉하고 상쾌한, 부드러우면서도 색채감이 진한 그런 음이었다. 이 소릿결에 놀라 일주일 동안 애청곡을 수없이 듣고 또 들었다.
토탈DAC는 엔지니어 뱅상 브리앙(Vincent Brient)이 2010년 프랑스에서 설립한 회사이다. 뱅상 브리앙은 프랑스 명문 전기공학 전문대학 출신으로, 토탈DAC를 설립하기 전까지 주로 디지털 액티브 크로스오버를 연구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많은 DAC를 접했는데, 그 사운드가 좀체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이 직접 DAC를 만들었고, 이 DAC가 알음알음 소문이 나자 아예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현재 토탈DAC의 모든 DAC는 R2R 래더 방식이다. 디지털 신호 각 비트에 저항을 2개(R, 2R)씩 붙여 아날로그 전압값을 얻는다. 즉, 2비트라면 4개(2R+2R, 2R+R), 4비트라면 8개(2R+2R, 2R+R, 2R+R, 2R+R)의 저항을 붙이고, 이 상태에서 각 저항에 붙은 스위치를 일제히 온(On)시키면 디지털 신호값에 따라 서로 다른 아날로그 전압값이 순간순간 집계되는 것이다. 물론 비트수(저항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촘촘하고 매끄러운 아날로그 파형을 얻을 수 있다.
d1-tube-mk2는 24비트 DAC이고, 채널당 2장(+, -)의 DAC 기판이 투입됐기 때문에 총 192개(48×4)의 미국 비샤이 포일 저항이 투입됐다(오리지널 버전은 96개). 지난 5월 뮌헨쇼에서 만난 뱅상 브리앙 씨에 따르면, 이 저항은 비샤이의 BMF(Bulk Metal Foil) 기술이 투입된, 오차 범위 0.01%의 현존하는 최고의 초정밀 저항. 그가 이처럼 초정밀 저항을 강조하는 것은 각 저항들 간 오차가 아주 작아야 정확한 전압값을 합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출력단에는 쌍3극관 12AU7을 채널당 1개씩 투입했다. 결국 필자가 만끽했던 d1-tube-mk2의 소릿결은 초정밀 저항이 투입된 R2R 래더 DAC 특유의 에너지감과 쌍3극관의 리니어한 증폭 특성이 결합된 결과였던 것이다. 참고로 동일한 192개 저항을 투입한 d1-dual 모델이 아날로그 출력단까지 풀밸런스로 작동하는 것과는 달리, d1-tube-mk2는 싱글엔디드 출력. d1-dual 출력이 RCA 3.1V, XLR 6.2V인데 비해, d1-tube-mk2가 1.4V(RCA, XLR)에 머무는 이유다.
이밖에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투입한 리니어 방식의 전원부를 별도 섀시에 담은 것도 토탈DAC의 특징. 물론 전원 노이즈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본체는 OLED 디스플레이가 박힌 사다리꼴 모양의 알루미늄 섀시에 담겼는데, 전면 패널은 투명도와 광택이 높은 PMMA(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 재질을 썼다. 최대 24비트/192kHz(광 입력 시 96kHz) PCM 음원을 컨버팅할 수 있고, 디지털 입력 단자는 USB-B, 광, 동축, AES/EBU를 마련했다. 볼륨은 69비트 디지털 방식.

시청은 SOtM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sMS-200과 USB 연결해 주로 룬(Roon)으로 타이달 음원을 들었다. 파워 앰프는 300B를 싱글 구동하는 올닉의 A-1500. 볼륨 조절은 리모컨으로 했다. 시청기는 룬 레디 인증을 받은 서버가 옵션으로 내장된 모델이어서 곧바로 랜선을 연결, 룬을 간편하게 플레이할 수도 있었다. 맥북에어 룬 앱으로 확인해보니 ‘TOTALDAC d1 music server-USB Output’이라고 뜬다.
제시 쿡의 ‘Byzantium Underground’를 들어보면 확실히 음의 에너지가 높고 활기차며 싱싱하다. 진하고 품위가 있는 R2R 멀티비트 DAC 사운드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수차례 들었던 토탈DAC 상위 모델들보다 음의 탄력감이 더 낫다. 프리앰프를 거치지 않고 직결했을 경우 에너지감이나 무대감에서는 손해가 있지만 음이 더 깨끗하고 단정해지는 점이 특징이다.
에릭 클랩튼의 ‘Wonderful Tonight’에서는 라이브 음원답게 원근감이 생생하다. 환호 소리, 휘파람 소리가 곳곳에서 작렬한다. 음의 표면에서 차갑거나 거친 느낌이 없는 점도 장점. 신예원의 ‘섬집아기’는 칠흑같은 배경에서 펼쳐진 여린 음의 디테일이 압권이다. 안드리스 넬슨스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에서는 팀파니의 기세와 한 음 한 음을 분명하게 내뱉는 모습에 감탄했다. 다른 DAC에서는 좀체 느끼지 못했던 진하고 또렷하며 싱싱한 음이었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1,500만원(d1 뮤직 서버, DSD 옵션 : 별매)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Optical×1, USB B×1   뮤직 서버(옵션) USB A×2, eSATA×1, HDMI×1, Micro SD×1, Ethernet×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사용 진공관 ECC82/12AU7   크기(WHD) 36×11×29cm, 12.2×6.5×18cm(전원부)   무게 6.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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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12월호 - 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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