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banears Baggen·Stam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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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ears Baggen·Stammen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9.01 00:00
  • 2018년 9월호 (55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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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디자인과 감성, 그리고 음악

 

요즘 아침 패턴이 좀 바뀌었다. 예전 같으면 눈 뜨자마자 커피 한 잔 하고, 빵 먹으면서 주로 인터넷을 봤다. 요즘에는 아주 간략한 뉴스, 이를테면 MLB나 라리가 정도의 스코어를 확인하고, 곧장 유튜브로 간다. 한 30분쯤 서핑해서 영상을 보고, 이후 원고 작업에 착수한다. 원고 쓸 일이 없으면 유튜브 갖고 한두 시간을 그냥 보낸다. 정말 없는 게 없다. 매일 들어갈 때마다 내 취향에 맞는 소프트를 제공하니 그냥 건너뛸 요량이 없다. 또 오렌더를 도입함과 더불어 조금씩 스트리밍의 세계로 빨려들고 있다. 타이달의 계정을 얻기가 난망하니 다른 쪽을 둘러보고 있는데, 이리저리 서핑하다보면 오후 시간이 그냥 가버린다. 유튜브와 스트리밍. 정말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그 가운데, 저녁 먹고, 여가 시간을 보낼 때, 정식으로 프로젝터를 켜거나(TV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컴퓨터 앞에 앉거나 아니면 오디오를 틀든가 하던 패턴도 좀 바뀌었다. 소파에 눕다시피 해서 패드로 유튜브를 즐겨 본다. 이때 사운드를 좀 보강했으면 싶은데, 이번에 어반이어스를 만나면서 상당한 흥미를 가졌다. 어반이어스는 그간 헤드폰 분야에서 두각을 낸 신생 브랜드로, 거기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성장을 해서 이제 라이프 스타일 쪽에도 진출했다. 이번에 만난 것은 스타멘(Stammen)과 바겐(Baggen) 두 모델.

참고로 어반이어스는 2008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출발했다. 북구 특유의 간결하고 미니멀리즘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련된 음질과 함께 가파른 성장을 이룩한 바 있다. 과거 10년간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 헤드폰과 라이프 스타일에 진출했던가? 신생 브랜드로서는 꽤 어려운 시장이었는데, 무난히 런칭한 것을 보면, 여러 성공 요인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번에 만난 두 개의 모델에 대한 기대도 높다.

두 제품 공히, 다루기가 무척 쉽다. 거의 직관적인 푸시 투 플레이 방식이다. 기기의 상단에 보면, 10개의 점이 시계 바늘처럼 찍힌 노브가 보인다. 그중 세 개는 실렉트이고, 나머지 7개는 프리셋이다. 당연히 이 프리셋은 사용자마다 다르다. 인터넷 라디오 중 골라서 집어넣는 것이 보편적인 쓰임새지만, 더욱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스위치는 플레이/포즈 기능을 하며, 솔로 혹은 멀티 모드도 선택할 수 있다. 블루투스와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전용 앱도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여러 개의 스위치가 쭉 나 있으면 부담스럽기는 하다. 뭘 또 배워야 하나 걱정부터 앞선다. 그런데 본 기가 제안하는 방식은 직관적이고 또 정확해서, 오히려 조작의 맛도 즐길 수 있다. 역시 앞서 가는 브랜드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아직 자세한 스펙은 없지만, 본 제품들은 최상의 디지털 솔루션을 장착해서 마치 LP를 듣는 듯한 풍부한 음을 자랑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음을 들어보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나온 모델은 세 종. 그러나 패브릭 옵션이 여럿 있어서, 본인의 주거 환경이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이 점은 특히 디자인을 중시하는 여성이나 까다로운 애호가의 입맛에 맞출 수 있어서 큰 강점이 아닐까 싶다. 요즘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조금씩 한국에서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점에서 본 기는 적절한 선택이 될 것도 같다.
한편 소형 모델인 스타멘은 침실이나 작은 서재가 어울릴 듯싶고, 대형기인 바겐은 거실이 제격이다. 여럿이 모여 파티할 때도 좋다. 일단 두 모델이 소개되었지만, 향후 더 나올 것으로 예상해본다.
우선 스타멘부터 들어봤다. 핑크 플로이드의 ‘One Of These Days’. 각종 이펙트와 오버 더빙으로 무장한 트랙인데, 그 신비한 세계가 상당히 그럴듯하게 재생된다. 기차를 타면 창밖으로 전봇대가 휙휙 지나가듯, 효과음이 정신없이 귀를 스쳐가고, 바닥을 두드리는 킥 드럼의 존재감도 얼추 느낄 수 있다. 작지만 알차다.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호감이 간다.
이어서 오지 오스본의 ‘Mr. Crowley’. 쉽지 않은 트랙인데, 뭐 큰 불만이 없다. 보컬의 야성이 적절히 살아 있고, 기타리스트의 현묘한 손놀림도 별 부족함이 없이 재생된다. 저역도 의외로 당차다. 스케일도 수준급.

이래서 더 상급기인 바겐으로 바꿨다. 확인차 오지 오스본을 다시 들었는데, 이번에는 ‘Goodbye to Romance’. 역시 통이 크니, 여유도 남다르다. 더 리얼한 음이 되었다. 기타도 나긋나긋,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다 신이 나면 정말 빠르고, 현란한 플레이를 펼친다. 드럼의 박력도 특필할 만하다. 덕분에 저절로 발 장단이 나온다.
이어서 안네 소피 무터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 1악장. 본인이 지휘하며 연주하는데, 무척 섬세하고, 델리케이트한 재생이 이뤄진다. 바이올린 자체는 너무 가늘지 않고, 그렇다고 빨랫줄처럼 두툼하지 않다. 예리하면서도 따뜻하다.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마스터의 터치라고나 할까? 확실히 일반 하이파이를 의식한, 상당한 수준의 퀄러티를 유지한 점은 멋진 외관과 함께 많은 애호가들의 시선을 잡아끌 것 같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Baggen   가격 60만원   실효 출력 60W   사용 유닛 우퍼 13.3cm, 풀레인지 6.3cm(2)   아날로그 입력 Aux(3.5mm)×1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   크기(WHD) 30.1×30.1×21.3cm   무게 6.6kg

Stammen   가격 43만원   실효 출력 36W   사용 유닛 우퍼 10.1cm, 풀레인지 1.9cm(2)    아날로그 입력 Aux(3.5mm)×1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   크기(WHD) 21×21×14.2cm   무게 3.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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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9월호 - 5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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