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rd Electronics Blu MK. Ⅱ·D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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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rd Electronics Blu MK. Ⅱ·Dav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7.02 00:00
  • 2018년 7월호 (55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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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진화로 무장한 코드의 야심작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과연 오케스트라가 해일처럼 밀어닥친다. 바이올린군은 하늘 높이 비상하고, 관악기는 강력하게 블로잉한다. 일체 꾸밈이 없이, 방대한 스케일로, 빠르게 반응한다. 음 하나하나에 존재감이 있고, 에너지도 출중하다. 마치 LP를 듣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인상적이다.

 

이번에 만난 세트를 설명하기 전에, 메이커에서 밝힌 아주 충격적인(?) 내용을 소개해야겠다. 바로 디지털 탭의 길이에 관한 부분이다. 이것이 16비트 기준으로 100만 탭이 넘어갈 경우, 인간의 뇌가 시간차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종래의 DAC는 대개 128이나 256개에 불과했는데, 코드는 이 부분을 계속 발전시켜서, 본 세트는 드디어 100만 탭을 넘어섰다. 정말 기념비적인 성과라 하겠다.
여기서 잠시 의문이 하나 들 것 같다. 코드를 주재하는 존 프랭스 씨로 말하면, 원래 스위칭 전원에 일가견이 있는 앰프 전문가다. 그러므로 과연 디지털 쪽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싶을 것이다. 하지만 동사엔 롭 와츠라는 디지털 전문가가 있다. 이 분의 솜씨가 적극 발휘되고, 프랭스 씨는 전체적인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참고로 현행 코드에는 R&D 및 제조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파트에 무려 13명이 포진하고 있다. 이 중에는 SMT라던가, 인티앰프라던가, 프리앰프라던가, 아무튼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스피커를 제외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데 큰 역할을 맡고 있다. 빠르게 코드가 성장한 이면에는 이런 탄탄한 엔지니어 팀이 있는 셈이다.
디지털 쪽에서 핵심 기술은 칩이다. 특히, DAC 칩이 중요하다. 동사는 프로그램이 가능하고 또 얼마든지 현장에서 수정할 수 있는 반도체인 FPGA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DAC를 담고 있다. 이 부분은 계속 진화를 거듭해, 전문적인 하이엔드뿐 아니라 휴대용 기기도 커버하고 있다. 코드의 디지털 부문을 지탱하는 핵심 기술이라 하겠다.

한편 CDT 및 DAC 조합에서 코드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CDT에서 적극적인 업스케일링을 한다는 점이다. 물론 DAC에서도 오버샘플링을 하지만, CDT에서 사양을 높인 신호를 보내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다. 덕분에 CD만 해도, 무려 705.6kHz로 업스케일링이 된다. 이것은 통상 CD 스펙의 16배나 해당한다. 또 CDT 내에 USB 입력단이 있어서, PC를 통해 다양한 음성 신호를 공급받고 있으며, 당연히 업스케일링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 시청에서도 이 USB 입력이 더 좋은 음을 들려주었다. 이 점이 코드의 최대 강점이 아닐까 싶다.
블루 MK. Ⅱ라는 이름이 붙여진 CDT는 참 멋진 외관을 갖고 있다. CD를 넣고 덮는 뚜껑이 볼록하게 나와 있어서, 이 부분이 이상하게 안도감을 준다. 또 트레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사람이 뚜껑을 열고 닫으면서 CD를 넣거나 혹은 빼게 할 수 있어서, 이 부분도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사실 요즘같이 DVD 롬을 쓰면 얄팍한 트레이가 왔다갔다 한다. 뭐 보기에도 위태롭지 않은가. 실제로 고장도 잦고. 차라리 사람 손으로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 낫다. 일종의 LP를 트는 과정도 연상시켜서 기분도 좋다.

한편 데이브는 앞서 설명한 FPGA 칩을 중심으로,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자랑하고 있다. 디지털 입력만 해도 무려 8개나 된다. 단, BNC 단자를 적극 사용하기 때문에, 본 세트를 구매한다고 하면 BNC 케이블은 필수다. 75Ω 사양의 동축 BNC를 활용하면 된다. 여기에 헤드폰 잭이 달려 있어서, 밤에 음악을 들을 때 양질의 헤드폰으로 감상도 가능하다. 요즘 헤드폰 쪽의 발전이 눈부시기 때문에, 이런 DAC의 하이 퀄러티한 퍼포먼스를 충분히 커버하는 제품도 많다. 마치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다.
본 세트를 함께 쓸 경우, 거대한 네 개의 기둥이 떠받치는 프레임에 설치하게 된다. 사실 단품 두 개를 나란히 랙에 올리는 것보다, 이렇게 세팅하는 편이 보기에도 좋지만 음질에도 좋다. 한편 본 세트의 시청을 위해 코드의 CPA 5000과 SPM 1400 MK. Ⅱ라는 앰프류를 걸었다. 완벽한 코드의 순정 조합이다.

첫 곡은 로스트로포비치 연주,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 무척 오래된 녹음인데, 전혀 구태의연한 구석이 없다. 매우 영롱하고, 군더더기 없다. 마치 요즘 새로 녹음된 듯하다. 피아노의 터치는 똘망똘망하고 분명하며, 그윽하게 긋는 첼로의 음향은 시청실 전체를 아우른다. 과연 이래서 하이엔드 제품을 듣는구나, 하는 느낌이다. 매우 밀도감이 높아 전혀 빈틈을 발견할 수가 없다.
이어서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과연 오케스트라가 해일처럼 밀어닥친다. 바이올린군은 하늘 높이 비상하고, 관악기는 강력하게 블로잉한다. 일체 꾸밈이 없이, 방대한 스케일로, 빠르게 반응한다. 음 하나하나에 존재감이 있고, 에너지도 출중하다. 마치 LP를 듣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크리스 리의 ‘On The Beach’. 평범한 팝송으로 생각했지만, 본 기로 들으니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중앙에 거대한 드럼이 포진하고, 신디사이저가 물밀듯이 밀려오며, 기타의 솔로는 첨예하기만 하다. 다소 텁텁한 보컬이 매력만점인 가운데, 디테일한 표현들이 더욱 감상에 집중하게 한다. 워낙 클래스가 높아, 이 짧은 지면에 다 소개할 수 없는 것이 아쉽고, 언제 다시 기회를 내서 장시간 시청해보고 싶다.

수입원 다빈월드 (02)780-3116

Blu MK. Ⅱ   가격 1,500만원   디지털 입력 USB B×1(768kHz), BNC×1   디지털 출력 Dual Data AES, AES, Dual Data BNC, BNC   칩셋 Xilinx XC7A200T   주파수 응답 0Hz-20kHz(±0.0000001dB)   THD+N -144dB(24비트)   S/N비 126dB   크기(WHD) 33.3×9.8×14.2cm   무게 7kg

Dave   가격 1,800만원   디지털 입력 AES/EBU×1, BNC×4, Optical×2, USB B×1   샘플링 주파수 PCM 768kHz, DSD64/128/256/512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1dB)   채널 분리도 125dB 이상   다이내믹 레인지 127.5dB   출력 임피던스 0.055Ω   헤드폰 출력 지원(300Ω/154mW)   크기(WHD) 33.3×7.1×15.4cm   무게 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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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7월호 - 5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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