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elon Model 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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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elon Model YB
  • 김남
  • 승인 2017.01.02 00:00
  • 2017년 1월호 (53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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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외모와 탁월한 음악성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스피커

시청기를 보고 있노라면 무도회에 초청을 받은 두 사람의 미녀가 흑의로 단장을 하고 찾아와 있는 느낌이 든다. 기묘하다. 또한 이 스피커를 바라보면 갑자기 한 번 안아 보고 싶은 충동도 느껴지는데, 그러면 옆으로 살짝 몸을 비틀어 사양하는 그런 아가씨의 자태인 것이다. 무기질이 아니라 마치 생물과도 같은 이런 스피커는 좀체 만나기 어려운 것이다.

이 스피커는 북유럽 국가 에스토니아에서 왔다. 에스토니아라면 우리에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남쪽과 핀란드와 해협을 바라보고 있으며, 러시아와는 거대한 호수를 사이로 떨어져 있다. 25년 전 소련 연방에서 천신만고로 탈퇴, 독립국이 되었다. 스위스와 비슷한 크기이며, 인구도 130만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나라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250만 명을 넘는다. 전 국민의 2배나 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 대국인 것이다. 15세기의 왕궁을 비롯해 중세 도시가 잘 보존되어 있고, 전 국토의 절반이 거대한 산림과 호수이며, 희귀 동물 보호 국가로도 소문나 있다.
또한 에스토니아는 지금 세계 최고의 IT 국가이기도 하다. 세계 최초로 온라인 선거를 실시하고, 학교 역시 온라인 강의, 전 국민에 전자 카드가 발급되어 있어서 모든 거래가 이 카드 한 장으로 이뤄진다. 뿐만 아니다. 100유로가 조금 넘는 수수료만 내면 세계 어느 나라 사람에게도 카드를 발급해 준다. 그리고 인구 40만인 수도 탈린에만 해도 14,000개의 IT 회사가 설립되어 있다. 20여 년 전 독립 당시만 해도 전화 보급률이 50%밖에 안 됐던 국가가 어떻게 지금 최고의 IT 국가로 성장했을까.

그런 의문에 대한 대답의 하나로 아마 이 스피커를 거론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란한 IT 강국을 기반으로 6년 전 태동한 이 제작사는 처음부터 화려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스피커인 X 시리즈를 발표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IT 강국이 아니라면 착상도 하지 못했을 현란한 조각품과도 같은 아름다운 스피커였다. 그리고 마치 고급 와인이나 위스키 병과 흡사한 디자인의 스피커에서 놀랍도록 단단하고 미려하며 광대역의 소리가 흘러나오는, 생김새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사운드인 것이다.
세계 오디오 시장을 강타한 이 스피커는 그해 세계의 오디오 전문지에서 다투어 가며 표지를 장식했고, A급 제품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동양에는 다소 알려짐이 늦었다. 오디오의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이런 파격적인 디자인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에 조금씩 진화해 X 시리즈의 모델은 크기에 따라 X 다이아몬드, XA, XB, XC 등으로 제품이 다양화되었다. 그리고 X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새롭게 더욱 진일보한 것이 Y 시리즈인데, 이 시리즈에는 본 시청기가 유일한 모델이다. 아마 앞으로 X 시리즈처럼 사이즈가 줄어든 모델들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시청기를 보고 있노라면 무도회에 초청을 받은 두 사람의 미녀가 흑의로 단장을 하고 찾아와 있는 느낌이 든다. 기묘하다. 또한 이 스피커를 바라보면 갑자기 한 번 안아 보고 싶은 충동도 느껴지는데, 그러면 옆으로 살짝 몸을 비틀어 사양하는 그런 아가씨의 자태인 것이다. 무기질이 아니라 마치 생물과도 같은 이런 스피커는 좀체 만나기 어려운 것이다.
X 시리즈에서는 드라이버가 모두 독일의 아큐톤에서 에스텔론의 사양으로 만든 도자기(세라믹) 유닛이었다(X 다이아몬드는 제외). 그러던 것이 Y 시리즈가 되면서 유닛이 세라믹이 아니라 시어스의 알루미늄 콘 우퍼와 스캔스픽의 미드레인지, 1인치 베릴륨 트위터로 바뀌었다. 당연히 종전의 소리와는 색채 면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차이는 미미하다는 것이 동사의 소개다. 그리고 드라이버들이 절묘한 인클로저에 최적의 음향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배치되어 있는데, 유닛의 배치 역시 X 시리즈와는 다르다. 트위터, 미드레인지와는 다르게 우퍼는 각도를 비틀어 배치하는 절묘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독창적이고 마치 예술적 조각품과도 같은 에스텔론의 인클로저는 30여 년의 엔지니어링 및 스피커 설계 경력을 가진 알프레드 바실코프라는 장인의 창작품이다. 인클로저의 재료는 단순 합성수지 같은 것이 아니고 특수 주조 공정으로 만든 인조 대리석 기반 합성물로, 특허를 받았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절묘한 악기를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특수 가공을 했다고 하는데, 이런 피니싱 기술 역시 최종 사운드에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인클로저를 주조한 다음 다시 내부에 다층 공명 화합물을 도포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하며, 다시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가 수작업으로 캐비닛 표면 작업을 하고, 그것이 끝나면 래커 마감의 다중 코팅을 하고, 그 다음에는 최종 연마 작업을 한다고 하며, 이와 같은 인클로저 기술 소개만 해도 지면이 모자랄 정도다.
이 스피커는 고역이 40kHz까지 올라가며, 당연히 고역의 뻗침은 최고다. 그리고 소리에 끈기가 있는데, 끈기가 있다는 것은 모든 음이 도망가지 않고 묵직하게 가라앉는다는 것이며, 그러면서도 이 스피커는 해상력도 뛰어나다. 저역의 단단하고 정확함도 특필할 만하며, 피아노의 저역 연타에서도 결코 음이 포개지지 않는다. 감싸는 듯한 자연미, 광대역, 무자극성도 괄목할 만하다. 그리고 작년 전반기 뮌헨 오디오 쇼에서 최고의 스피커 상을 받았다는 것도 부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2,50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20.3cm, 미드레인지 13.3cm,
트위터 2.5cm 베릴륨
주파수 응답 30Hz-40kHz
임피던스
출력음압레벨 86dB/2.83V
내부 배선 쿠발라 소스나
크기(WHD) 36.5×128.5×43cm
무게 40kg

53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7년 1월호 - 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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