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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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Review
  • 신우진
  • 승인 2016.12.01 00:00
  • 2016년 12월호 (53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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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노들강변>, 핑크 마티니, 홉스탑반다

김용우가 시조음반 십이 난간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들강변을 발표했다. 슬기둥 멤버로, 국악을 편안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소리꾼으로 익히 들어 온 어린 시절 할머니가 중얼거리던 그 노래들을 들려준다. 물론 김용우가 순순히 뻔한 음악을 들려줄 리가 없다. 나는 이 음반을 올리고 다시 플레이어에서 꺼내 보았다. 잘못 넣은 줄 알았다. 트럼펫이 울려 퍼지면서 메인스트림 재즈가 흘러나온다. 피아노에 진수영을 비롯한 국내·외 재즈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네덜란드 출신인 윱반라인의 트럼펫에 색소폰과 트롬본이 깔리지만 너무 튀지는 않아 민요의 느낌을 훼손하지는 않고, 김용우의 목소리 역시 특유의 담백함을 살리고 있고 너무 걸걸하지 않아서 재즈의 느낌을 훼손하지는 않는다. 이런 접점 속에서 <노들강변>은 민요로 듣기에도 재즈로 듣기에도 참 딱 맞는 그런 음악을 만들어 낸다.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8곡의 짧은 플레이 시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SACD로 출시되었으며 강한 다이내믹보다는 절제된 공간감의, 수준급의 음질을 들려준다. 병신년을 맞이해 혼란과 민족정신의 훼손이 심각한 요즘 김용우의 전통을 위한 행보가 참 소중히 느껴진다.   글 | 신우진

김용우
<노들강변>
AGSACD0089|JEC-0164
연주 ★★★★☆
녹음 ★★★★★

항상 감미롭고도 밝은 음악을 들려주는 핑크 마티니. 결성되어 첫 음반이 나온 지가 벌써 22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Je Dis Oui!>는 아홉 번째 정규 음반이라고 한다. 재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가볍게 연주되어 들려주고, 각계의 객원 보컬이 참여한다. 그야말로 ‘믿고 듣는’ 그런 음반이다. 이번 음반에도 잘 알려진 아니면 또는 생소한 제3세계 음악을 카바레풍으로 들려준다. 타이틀곡은 ‘Joli Garcon (예쁜 소년)’이며 가장 핑크 마티니다운 노래이지만, 개인적으로 아주 귀에 익은 재즈곡인 ‘Blue Moon’을 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인 루퍼스 웨인라이트가 부른 곡이 좋다. 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 워낙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기에 15곡 중에 분명 여러분의 취향에 딱 맞는, 이른바 꽂히는 그런 곡은 한둘쯤은 들어 있을 듯하다. 고결한 음악만을 듣는 깐깐한 분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핑크 마티니 음반 대부분을 가지고 있지만, 요즘 자주 인용되는 광고 어투로 말하자면, 한 번도 못 들어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들어 본 사람은 없고, 음반 한 장도 없는 사람은 있어도 한 장만 산 사람은 없는 그런 강한 중독성과 흡입력을 가진 음악이다.  글 | 신우진

핑크 마티니
<Je Dis Oui!>
ALES6031
연주 ★★★★
녹음 ★★★★☆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여러 가지 감정 중에서 신나고 재미있는 요소, 다시 말해 오락적인 요소를 가진 음악이 의외로 저평가되어 있는 것 같다. 주관적으로 ‘아! 이 음악 참 재미있고 좋구나’ 싶은 것 중에 내 생각과는 정반대로 흘러가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 이런 부류이고, 때론 들려주는 나를 향해 뭐 이런 음악을 듣고 앉아 있냐는 물음과 곁눈질을 받은 경험도 한두 번이 아니다. 음악을 듣고 재미있으면 안 되는 것인가? 따분함과 졸음을 견뎌 내며 오묘한 음악적인 희열을 쟁취해 내야만 올바른 음악 감상일까? 아무튼 홉스탑반다라는 생소한 그룹의 이 음반이 올해 9월 말 처용음악제 참가를 앞두고 우리에게 소개되었다. 경박한 수준은 아니지만, 심오하지 않은 오락적인 요소가 많은 집시풍의 음악에 다양한 국적의 멤버답게 여러 요소가 혼합·산재되어 있다. 이게 어디 지역 음악이고, 어떤 음악적인 장르에 속하며, 어떤 메시지를 전해 주는지 꼭 알아야겠다고 내게 물어보면, 나는 그냥 격에 맞지 않으시니 다른 격조 있는 음악을 들으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그냥 재미있게 들으면 된다. 여기에 무슨 발칸 반도의 지정학적 요소, 집시 음악의 뿌리 같은 이런 말은 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냥 재미있게 들어 보면 된다. 그리고 나는 참 재미있게 들었다.   글 | 신우진

홉스탑반다
<Dali, Dali!>
리브켓 다우케이브(보컬, 기타)
레오니드 뢰팅(아코디언)
세르지오 테란(플루트, 색소폰)
사바 프로이덴펠트(드럼, 보컬)
미샤 두보프(베이스)
GOOD3181
연주 ★★★★☆
녹음 ★★★☆

533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12월호 -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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