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Music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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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Music Entertainment
  • 신우진
  • 승인 2016.11.01 00:00
  • 2016년 11월호 (53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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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만큼이나 화려한 카메론 카펜터의 오르간 연주에 감탄하다

이전 음반에서 그의 모습을 보면 정장의 말쑥한 모습은 아니어도 헤어스타일이 이렇지는 않았던 듯한데, 점차 파격적인 모습으로 변해 나가는 것 같다(대신 신보에서는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다). 마치 나이젤 케네디가 등장할 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제 그다지 거부감이 안 드는지 이전에 나이젤 케네디가 욕먹은 것처럼 머리 모양 가지고 시비 거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카메론 카펜터는 그다지 많은 연주자가 포진해 있지 않은 오르간에 오랜만에 나타난 신예 연주가로, 건반을 쳐다보기만 해도 어지러운 이 악기를 빈틈없이 꽉 채워 나가 마치 여러 명이 연주하는 듯 복잡한 화음을 정교하게 만들어 낸다. 2008년에 <Revolutionary>로 데뷔해 몇 장의 음반이 국내에 소개되었고, 이번에 몇 년 전에 출시된 클래식 소품을 오르간으로 연주한 <If You Could Read My Mind>를 재발매하고 신규 앨범인 <All You Need is Bach>를 소개했다.
오르간은 오디오로 재생하기 만만치 않은 광대역의 악기로, 이들 녹음도 저역 양감이 상당해 식구들이 소리 좀 줄이라는 핀잔을 듣는다. <If You Could Read My Mind>의 경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나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피아졸라의 망각과 같이 전혀 오르간의 스케일과 맞지 않는 곡을 절묘하게 편곡해서 만들어 낸다. 잔잔히 시작하는 도입부에 음량을 맞추었다가는 나처럼 주변에서 소리 좀 줄이라는 한마디 듣기 딱 좋다. 특이하고 획기적인 편곡이지만 가볍고 장난스러운 전개가 아니라 진지하고 심오하게 오르간의 매력을 그려 낸다. 연주, 편곡자의 횡보와 상관없이 클래식이 맞고, 어느 오르간 주자보다 화려하고 정확한 테크닉을 구사해 낸다.

신보인 <All You Need is Bach>는 비틀즈 곡의 도입부를 차용한 마지막 곡의 제목에서 앨범 명을 따왔지만, 그 곡을 제외하고는 바흐의 작품들을 흠잡을 데 없이 표현해 낸다. 두 작품 모두 소니로 이적하고 발매한 음반이며, 오르간 역시 파이프 오르간이 아닌 투어용으로 제작된 디지털 오르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10월초에 내한해 그 실력을 선보였다.
어린 시절 나는 영화에서 가끔 보이는 멋진 파이프 오르간의 모습을 보고 레코드점에 가서 음반을 구입을 해 보았는데, 사실 연주가 그리 멋지지도 녹음이 그리 훌륭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클래식에서 오르간 연주자가 당장 두어 명 정도 생각나는 정도이다. 불모지에 가까운 이 악기를 이렇게 완벽하게 연주해 내는 테크니션은 카메론 카펜터가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전에 들어 보지 못한 화려한 오르간 연주를 담은 그의 CD를 걸고 독자들이 사용하는 스피커의 저음 한계를 건드려 보는 재미를 느껴 보시기 바란다. 글 | 신우진

카메론 카펜터
<If You Could Read My Mind>
카메론 카펜터(오르간)
S80264C/88883796892
연주 ★★★★
녹음 ★★★★

 

카메론 카펜터
<All You Need is Bach>
카메론 카펜터(오르간)
S80258C/88875178262
연주 ★★★★☆
녹음 ★★★★☆

53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11월호 - 5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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