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Music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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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Music Entertainment
  • 신우진
  • 승인 2015.12.01 00:00
  • 2015년 12월호 (52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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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에 딱 맞게 어울리는 음악들

본지 독자의 경우 해당이 없을 것이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한 시간 가까이 협주곡이나 교향곡을 들려주게 되면 따분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가끔 우연히 들은 그 노래가 좋아 오페라 판을 사면 막상 듣는 것은 한 대목의 아리아뿐인 경우도 있고, 한 개의 악장 그것도 도입부인 경우가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중고 LP를 사 보면 대부분 잘 알려진 소절만 반복적으로 들은 티가 나는 LP가 많다. 아마 큰 맘 먹고 구입한 클래식 음반이 별 효용 가치 없이 처박힌 것 같다. 그리고 한 시간짜리 교향곡을 잘 버텨 내는 나도 가끔은 한 번에 유명한 곡이 모여 있는 음반을 그냥 라디오 틀 듯 틀어 놓고 있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컴필레이션 음반 4종은 이런 용도에 적합한 음반으로, 방대한 음원을 보유하고 있는 소니의 선곡을 경제적인 가격에 만날 수가 있다.
첫 번째 소개할 음반은 <클래식 테라피 :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클래식 가이드>란 부제가 붙어 있다. 시작은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로 시작된다. 소니의 간판스타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불렀다. 이 음반의 초반은 주로 오페라의 유명 아리아가 있고, 후반은 사티의 짐노페디, 드뷔시의 달빛 등 소품들이 호세 카레라스, 조슈아 벨, 아서 피들러, 키신 등 쟁쟁한 연주자의 연주로 채워져 있다. 소속 연주자가 쟁쟁한 만큼 구색을 맞추기 위해 수준 낮은 연주를 끼워 넣지는 않았다.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레너드 페나리오의 피아노 연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들어 있는 점이 이채롭다.
이 음반보다 더 가볍게 많은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싶다면 <스낵 클래식 100>이 적당하다. 개인적으로 사티의 곡 중 가장 좋아하는 ‘Je Te Veux(당신을 원해요)’로 시작이 된다. 사티가 수잔 발라동에 바친, 매 소절마다 사랑이 절절 넘치는 이 곡을 필두로, 총 100곡의 들으면 알만한 클래식 곡들이 꽉 차게 들어 있다. 각 곡의 해설 역시 초심자에 매우 유용한 정보이고, 나 역시 들어 보다가 다른 연주자의 곡들로 다시 찾아 듣게 되는 훌륭한 가이드 음반이다.
만약 재즈 음악, 특히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분위기 좋은 재즈에 매력적인 여성 보컬을 원한다면 <Jazz Cafe Her> 역시 좋은 선택이다. 린다 론스태드, 니나 시몬, 아레사 프랭클린 같은 전통적인 여성 보컬은 물론 로라 피지, 셀린 디온, 카산드라 윌슨, 실예 네가드 같이 여성 재즈 보컬을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 버린 거장의 곡이 담겨 있다.
<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 36곡>은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배려의 음악을 의미하는 것 같지만, 나는 음악 애호가를 위한 소니의 배려인 듯 보인다. 이 음반에는 피아노 가이즈부터 랑랑, 케니 지, 그리고 마일즈 데이비스 같은 다양한 음악이 섞여 있고, 간혹 귀에 익은 곡도 있지만, 이 음반의 백미는 유명 연주자의 묻혀 있는 발라드 명곡을 절묘하게 집어냈다는 것이다. 몇 곡은 정말 나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명곡도 있고, 몇 곡은 이 사람이 이런 연주도 했구나 하는 곡도 있다. 쳇 앳킨스의 ‘Sails’처럼 몇 년째 품절이라 구하기 힘들었던 곡도 이 음반에 들어 있다.
이 음반들은 모처럼 나로서도 매우 유용한 음반, 초심자는 물론 애호가에게도 소중한 선곡이 돋보이는 컴필레이션 음반의 가장 좋은 예이다. 대부분 모음 음반은 너무 유명한 곡만 들어 있어 초심자가 아니면 별 소용이 없거나, 반대로 너무 대중적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정말 우리가 흘려듣고 지나갔을 명곡을 이 음반들이 꼭꼭 집어내 주는 배려가 있다. 놀라운 것은 명연주로 50곡이든 100곡이든 어렵지 않게 채워 넣은 것. 소니라는 음반 그룹이 워낙 거대하다보니 웬만한 뮤지션은 잠시라도 거쳐 갔고, 그러면서 그들의 빼어난 연주를 어렵지 않게 골라낼 수 있었던 것이다. 거대 음반사의 장점을 살린 이들 음반은 저렴한 가격에 입문하려는 또는 저렴하고 가볍게 즐기고 싶어 하는 요구에 잘 맞는 음반으로, 쌀쌀해져 커피가 맛있어지는 계절에 딱 잘 어울리는 음악들이다.

<클래식 테라피 :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클래식 가이드>
S80171C
연주 ★★★★★
녹음 ★★★★☆

<Snack Classics 100>
S80166C
연주 ★★★★☆
녹음 ★★★★☆

<Jazz Cafe Her>
S40358C
연주 ★★★★☆
녹음 ★★★★☆

<배려 :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 36곡>
S80163C/88875144442
연주 ★★★★☆
녹음 ★★★★☆

521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12월호 - 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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