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러운 케이스와 매력적인 그림으로 꾸며진 이 음반을 아무 생각 없이 넣었는데, 너무나 빼어난 바흐의 연주가 들어 있었다. 녹음은 오래 된 듯하지만 바흐의 대표적 피아노곡이 들어 있는데, 정말 교과서적인 흠잡을 데 없는 연주였다. 그래서 실베스트로 니콜라치가 대체 누구일까 궁금했다. 알고 보니 이 음반에 삽화를 넣은 이탈리아의 일러스트레이터였다. 이 음반에는 글렌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시작으로 칼 리히터의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레온하르트의 오르간, 피셔-디스카우의 칸타타, 푸르니에의 첼로, 아이작 스턴과 볼프강 슈나이더한의 바이올린, 그리고 로잘린 투렉의 피아노 연주까지 내가 다시 선곡한다 해도 이보다 더 잘 골라낼 수 있을까 싶은 명연 중에 명연이 담겨 있다. 말 그대로 바흐의 명곡 중에 레전드 급의 연주만 골라 놓은, 거기에 멋진 커버와 수준 높은 일러스트레이션이 더해져 있다. 본지 독자라면 당연 이들 수록곡 중 대부분을 가지고 있을 것도 같지만, 누군가에게 바흐를 소개하고 싶다면 이 음반처럼 엄선된 베스트 앨범도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나도 잘 보관했다가 바흐를 물어 오는 지인에게 선물한다면, 이 음반은 분명 좋아할 만한 선물이 될 것 같다. 녹음은 최신 녹음만 같지 않지만 고음질로도 표현해 내지 못하는 바흐를 거장들은 해 내고 있다.
J.S.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5번, 미사 b단조, 바이올린 협주곡 1번, 파르티타 3번 외>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바리톤)
글렌 굴드(피아노)
로잘린 투렉(피아노)
아이작 스턴(바이올린)
칼 리히터(지휘)
칼 리히터 챔버 오케스트라 외
MONOPOLY 2108
연주 ★★★★★
녹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