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M New Series
상태바
ECM New Series
  • 신우진
  • 승인 2014.02.01 00:00
  • 2014년 2월호 (499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CM의 뛰어난 기술로 녹음된 아름답고 투명한 선율
ECM이 우리에게 성음의 라이선스로 소개된 지 삼십 년이 다 되어 간다. 나는 외국 오디오 잡지에 테스트 음반란에서 자주 보던 상표이고 앨범이어서 무언지도 모르고 그냥 샀다. 첫 번째가 팻 매스니의 'Offramp', 그리고 며칠 뒤 키스 자렛의 'My Song'이 나왔다. 'Offramp'도 수작이지만 'My Song'은 이례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재즈곡이다. 라이선스임에도 전에 없는 고음질과 수준 높은 연주로 매우 충격적이었던 음반이다. 점차 키스 자렛은 바흐에 심취를 했는지, 재즈 연주자라기보다 마치 글렌 굴드를 보는 듯하다. 'My Song'의 간주부의 그 찰진 색소폰을 불던 얀 가바렉도 성가곡 음반이 자주 나오고, 뜨문뜨문 나오던 ECM의 클래식 음반이 요즘은 자주 보인다. 이번에 소개할 신보 두 장 역시 그러하다.
바이올린 연주자 미쉘 마카르스키는 ECM에서 여러 차례 음반을 발표했고, 키스 자렛과 전에도 한 번 음반을 낸 적이 있다. 이 둘의 연주는 정통 클래식이다. 마치 원래 클래식을 연주하던 것처럼 키스 자렛은 마카르스키와 함께 서정적이고 자연스럽게 바흐를 연주한다. '까치 담배'를 사 피우면서, 꼬깃한 돈으로 판을 사 듣던 그 시절의 키스 자렛의 모습은 없었다. 요사이 뜸하던 활동 중 새롭게 나온 이 바흐의 연주는 더욱 성숙되고 정통 클래식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애초에 클래식을 전공하다 손이 작아서 재즈 피아니스트로 전향했다고 알고 있는데, 키스 자렛의 바흐 피아노 연주는 재즈 연주자라는 감점 요인과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라는 후광을 모두 제하고 그냥 음악만 들어 보아도 요즘 나오는 연주자로는 수작이라 생각되는 연주이다. ECM 특유의 깔끔한 피아노 녹음과 바이올린이 잘 조화를 이룬다.
오히려 체헤트마이어의 연주가 더 이단이다. 널리 알려진 비발디 사계의 독특한 연주에서처럼 워낙 드라마틱하고 격정적인 연주를 선보이는 파격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인데, 이번에도 격정적인 베토벤을 시작으로 브루크너, 그리고 하인츠 홀리거가 체헤트마이어 사중주단을 위해 작곡한 작품을 초연한다. 하르트만의 작품은 2002년 녹음으로, 이전에 미출시 연주를 묶어 놓았다. 한 장의 클래식과 한 장의 연대음악의 더블 앨범 구성이다. 빠른 템포, 다이내믹한 구성, 그리고 ECM의 뛰어난 녹음 기술이 만나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현의 소리를 즐겨볼 수 있는 앨범이다.
마이너로 보긴 이제 너무 커지고, 퓨전 재즈 음반사로 보기에는 이젠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어떤 연주든 투명하고 시원하게 뻗어주는 고음의 매력이 독특한 ECM 사운드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
 


바흐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1-6번>
미쉘 마카르스키(바이올린)
키스 자렛(피아노)
ECM New Series 2230_31
연주 ★★★★☆
녹음 ★★★★☆



체헤트마이어 사중주단
<베토벤, 브루크너, 하르트만, 홀리거>
토마스 체헤트마이어(바이올린)
쿠바 야코비츠(바이올린)
루트 킬리우스(비올라)
우르술라 스미스(첼로)
마티아스 메츠거(바이올린)
프랑수아즈 그로벤(첼로)
ECM New Series 2195_96
연주 ★★★★☆
녹음 ★★★★☆

49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2월호 - 499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