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 ESL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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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d ESL2812
  • 김남
  • 승인 2013.01.01 00:00
  • 2013년 1월호 (48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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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형 스피커의 음악성에 푹 빠지다
 소리가 굉장히 투명하고 섬세할 뿐만 아니라 음악성 역시 대단히 뛰어나다. 보컬은 직접 앞에서 부르는 것 같고, 막이 걷힌 듯 자연스럽게 들린다. 피아노 소리도 좋지만 무엇보다 어쿠스틱 기타의 표현이 최고다. 기타 현의 여운이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되며 현의 울림도 최상급이다.  이 스피커를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늑해진다. 마치 추억의 옛 성터를 보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1956년경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쿼드의 정전형 스피커는 당시만 해도 고급, 고가 스피커의 대명사였다. 정전형 스피커란 전도체를 코팅한 얇은 필름에 전기 신호를 줘 진동을 만들어 구동하는 스피커를 말한다. 어떻게 이런 필름에서 소리가 나온단 말인가 하는 호기심, 그리고 통을 지닌 스피커에서는 불가능했던 섬세함과 선열함, 공간을 뛰어 넘는 입체감, 그런 장점과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20세기 오디오의 10대 발명품으로 뽑히기도 했다.첫 제품 ESL57이 화제와 인기를 모았지만 초고역과 저역의 부족이라는 것이 핸디캡으로 거론되면서 2대의 진동판을 연결한 더블 제품을 만들기도 했고, 거치가 너무 번거롭다는 점에서 모양새가 다듬어진 후속 제품들도 그 뒤로 연달아 선을 보였다.ESL57은 1957년에 선보여 57이란 이름이 붙었고, 다음 모델인 ESL 63 역시 1963년 작이다. 63은 롱런을 거듭한 반세기 이상의 실력기로, 저역을 보강하고 트러블이 많았던 진동판도 손질을 했다. 63 프로가 되고 그 뒤로도 조금씩 개선한 제품이 나와 988 등을 이어 4자리 숫자 번호의 2805라는 모델이 근자에 선을 보여 정전형 스피커의 역사를 이어 가더니 본 시청기 2812가 그 제품을 업그레이드시키며 최신 기기로 등장했다. 이 제품의 상위 기기로 사이즈가 좀 큰 2912도 있는데 아직 국내 수입은 되지 않고 있다.


 이 정전형 스피커는 쿼드뿐 아니라 마틴로건 등 몇 개의 회사에서도 만들어 냈지만 이들은 대부분 부족한 저역을 보강하기 위해 저역용 우퍼를 함께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경우 저역은 다소 보강되지만 정전형 스피커 본연의 음색은 상당히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 쿼드에서도 연구를 거듭한 끝에 이제는 정전형 진동판만으로도 30Hz대까지 저역을 내는데 성공했다. 이만하면 어지간한 3웨이의 대형 시스템 수준이다. 본 시청기의 주파수 대역은 33Hz-23kHz.또 하나 그동안 이런 스피커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것이 낮은 임피던스이다. 본 시청기의 임피던스는 8Ω이지만 4Ω에서 15Ω까지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초기 제품들이 1Ω까지 하강했던 것과 대비하면 금석지감이다.수입상인 소비코AV에 의하면 ESL2812는 기존 제품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호 잡음, 전기 노이즈 등에 특히 신경 썼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부품들과 PCB 기판도 새롭게 교체하는 등 거의 모든 부분이 변경된 제품이라고 한다. 세팅이 다소 까다롭지만 그것은 사용자의 영역인 만큼 특별한 원칙이 없으며 다만 다소 넓은 환경은 필수적. 잘 세팅되었을 때의 매우 사실적이고 섬세한, 그리고 입력된 신호를 왜곡 없이 전달하는 능력은 뛰어나다. 소리가 굉장히 투명하고 섬세할 뿐만 아니라 음악성 역시 대단히 뛰어나다. 보컬은 직접 앞에서 부르는 것 같고, 막이 걷힌 듯 자연스럽게 들린다. 피아노 소리도 좋지만 무엇보다 어쿠스틱 기타의 표현이 최고다. 기타 현의 여운이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되며 현의 울림도 최상급이다. 


 사용 앰프도 다소 까다로워 그동안 쿼드에서는 자사제의 66 시리즈나 77, 99 시리즈 앰프들에 최적화를 시켜 놨다. 현재 이 스피커와 함께 엘리트 시리즈의 앰프가 판매되고 있는데, 다행히도 이 앰프들은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시청에는 쿼드 앰프가 마련되지 않아 이번 호 시청기인 서그덴 인티앰프 A21 시리즈 2와 역시 같은 메이커의 일체형 CD 플레이어를 사용했다. 모두 보급형 모델인데 인티앰프는 출력이 A급으로 25W밖에 안 된다. 쿼드의 최근 파워 앰프들은 80-150W선이기 때문에 이런 소출력으로 울릴 수 있을지 다소 염려가 되었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이 쿼드의 정전형 스피커가 그동안 얼마나 사용자 곁으로 다가왔는지는 그것 하나만으로서도 충분하다. 인티앰프는 기대 이상으로 이 스피커를 자유롭게 울리고 있으며, 까다롭게 세팅을 하지 않아도 정통적인 정전형 스피커가 무엇인가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세팅이 어렵다는 것은 다소 과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통적인 자세로 전면을 향하는 평범한 거치였지만 별다른 약점도 보이지 않는다.이런 정전형 스피커를 가지고 헤비메탈의 음악을 대음량으로 큰 홀에서 사용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사이즈의 제품은 홈용으로, 보통의 방에서 사용하는 것이고 보면 이 정도 규격의 진동판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것이 아닐까 싶다.정전형 스피커를 꺼리는 사람들은 강하게 구동시키면 클리핑이 일어나지 않느냐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보통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수준의 과도한 볼륨으로 재생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고, 자연스러운 재생 특성으로 인해 장시간 들어도 피곤하지 않아 거의 모든 장르에서 고급스러운 음을 들려준다. 맑디맑은 원음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찬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1,100만원  구성 정전형  재생주파수대역 33Hz-23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디스토션 0.15% 이하(1000Hz 이상)  크기(WHD) 69×107×38cm  무게 3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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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1월호 - 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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