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O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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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O Live
  • 장현태
  • 승인 2012.05.01 00:00
  • 2012년 5월호 (47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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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비참함과 평화에 대한 갈망을 노래하다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 음악가인 벤자민 브리튼은 20세기 최고의 작곡가로 인정받는다. 브리튼의 곡들은 명확한 목적과 주제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곡을 접하더라도 그의 개성을 잘 느낄 수가 있으며, 지휘와 연주 활동에도 참여함으로써 그의 음악성은 높이 평가되었다. 그의 곡 중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은 학창 시절 음악 시간에 한 번쯤은 접했을 정도로 우리에겐 익숙한 곡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어떤 다른 곡보다 돋보이는 음악이 바로 '전쟁 레퀴엠'일 것이다. 음악사적으로 레퀴엠은 장례곡으로 분류되어 종교적인 성스러움을 담은 곡이지만, 브리튼이 작곡한 전쟁 레퀴엠은 사뭇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이 곡을 통해 영원히 세상에서 전쟁이 없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곡을 만들었으며, 그만큼 주문을 외우듯 장대한 메시지와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는 의식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 이 곡은 2차 세계 대전으로 파괴되었던 영국 코벤트리의 성 미카엘 대교회당의 재건을 기념하기 위해 작곡된 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초연은 1962년 5월 30일에 성 미카엘 대교회 헌당식에서 이루어졌다. 곡의 가사 역시 종교적인 의식보다는 W. 오언의 시를 인용해 작곡이 이루어졌으며, 이후 이 곡은 세상에서 전쟁을 거부하고 영원히 세상에서 날려버리는 진정한 레퀴엠으로 기억되고 있다. 또한 이 곡은 오라토리오에 가까운 대규모 곡인데, 우리나라에서도 6.25 전쟁 기념 행사에 이 곡이 연주가 되곤 한다.1악장인 레퀴엠 에테르담(영원한 안식)을 시작으로 제6악장 리베라 메(풀어 놓아 주옵소서)까지 총 6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는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전쟁의 비참함을 느낄 수 있으며, 반전으로 평화에 대한 갈망들이 표현되는데, 모든 곡의 중심은 합창과 성악곡이기 때문에 관현악의 움직임은 최대한 절제되어 있다. 이 음반은 LSO 라이브 녹음으로 2011년 10월 9일과 11일 런던의 바비칸에서의 연주를 담고 있는데, 이곳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폐허가 된 곳이지만, 문화와 예술의 지역으로 재개발된 곳이기도 하기에 의미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LSO와 합창단의 지휘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의 자난드레아 노세다가 맡았는데, 그는 현재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을 역임하고 있으며, 대지휘자인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제자이기도 하다. 총 2장의 SACD로 제작되었으며, 다소 무대와의 거리를 느낄 수 있는 녹음이지만, 성악가들과 합창단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집중된 녹음이기 때문에 명확한 가사 전달과 곡의 분위기 연출은 연주와 잘 매칭되어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_글 장현태

 브리튼 <전쟁 레퀴엠>이안 보스트리지(테너) 외자난드레아 노세다(지휘)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런던 심포니 코러스엘섬 칼리지 합창단LSO0719연주 ★★★★★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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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5월호 - 4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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