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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현태
  • 승인 2012.04.01 00:00
  • 2012년 4월호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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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화질과 음향으로 땀에 흠뻑 젖을 정도의 열정을 느끼다
 유로아트에서 의미 있는 2장의 블루레이 타이틀이 선보였는데, 첫 번째 타이틀은 일본인 지휘자인 유타카 사도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데뷔 음반이고, 두 번째는 미국을 대표하는 쇼팽 전문 피아니스트인 게릭 올슨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 2번의 실황 연주다. 앨범의 표지와 연주자만 보면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공연 내용과 블루레이 타이틀의 기획 의도에 관심을 가져본다면 두 편의 영상물은 의미 있는 실황 공연들이라고 할 수 있다.먼저 유타카 사도의 음반을 살펴보겠다. 그는 1961년 일본 생으로 1995년 레너드 번스타인 콩쿠르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는데, 지금까지 유명 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많이 가지지 못한 지휘자이기에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호흡은 의외의 작업처럼 보인다. 이 공연 실황은 유타카 사도 개인에게는 베를린 필의 데뷔 무대이기도 하지만, 베를린 필이 2011년 3월 동일본 후쿠시마 현의 대지진 구호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콘서트의 일환으로 준비한 베를린 필하모닉 홀에서의 공연이기에 일본인 지휘자에겐 더욱 의미가 있는 공연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5월 20일 베를린 필 홀 실황으로 가장 최근의 베를린 필하모닉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유타카 사도는 언뜻 보기엔 평범한 외모이지만, 영상을 통해 접한 그의 음악에 접근한 이미지는 마치 오자와 세이지를 떠올릴 수도 있을 만큼 그의 표정과 음악에 몰입하는 모습, 동작이 큰 지휘 모습은 많이 닮아 있다. 첫 번째 연주곡은 일본 작곡가인 도루 타케미츠의 'From Me Flows What You Call Time'인데, 다양한 일본의 전통 악기와 동양 악기들의 협연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리고 메인 연주곡은 일본에서 유난히 인기 있는 레퍼토리인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D단조'가 연주되고 있는데, 유타카 사도의 쇼스타코비치 5번 연주는 짜릿한 감동을 전해준다. 3악장의 애절함과 비장한 분위기는 마치 대지진을 겪은 고통을 전달하듯 사도의 지휘는 절규하듯 다가 왔으며, 4악장은 다시 한 번 이겨내고자 하는 기운처럼 온 힘을 다해 쉴 새 없이 이어졌는데, 리듬을 타는 모습과 최대한 곡에 집중하는 모습은 그의 열정을 보여 주고 있다. 가장 핵심 파트인 팀파니의 연주는 이 곡에서 가장 돋보이는데, 기대 이상의 완벽한 연주와 임팩트 있게 마무리하고 있으며, 클라이맥스에 다다를수록 마지막 큰북에 카메라의 포커스가 집중되어 마무리하고 있다. 유타카 사도는 베를린 필의 데뷔 무대인만큼 많이 긴장한 모습도 보이며, 연주하는 동안 사우나를 하듯 온몸은 땀에 흠뻑 젖었으며, 그의 얼굴은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한 연주다. 공연을 마친 뒤 카메라 앵글에는 청중들 사이에 기모노를 입은 일본 팬의 모습들도 보이는데, 특별한 의미를 둔 공연인 만큼 별도의 앙코르 곡은 없었지만, 유타카 사도는 단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단원들이 모두 나가고 다시 한 번 홀로 무대에 나와 인사하는 모습에서 소박함도 엿보인다. 다음으로 게릭 올슨이 지난 2009년 8월 29일에 바르샤바 필하모닉 홀에서 안토니 비트 지휘로 연주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의 연주 실황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인 게릭 올슨은 1970년도 9회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 우승자이기에, 그는 항상 쇼팽 전문 연주자로 인식되어 있다. 쇼팽의 전문 연주자로는 아르헤리치, 폴리니, 아쉬케나지. 루빈스타인, 부닌 등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전문 연주자로 거론되곤 하는데,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은 '쇼팽 곡은 쇼팽 전문 연주자가 연주해야 한다'는 말을 할 만큼 연주자들에겐 쇼팽의 피아노 곡은 남다른 의미를 준다. 그만큼 전문 연주자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데뷔 40년이 넘은 게릭 올슨은 그의 과거 명성에 비해 현재의 연주 활동은 그리 왕성한 편은 아닌데, 간혹 쇼팽의 전집 등 제법 비중 있는 작업을 중심으로 녹음이 이루어지고 있다. 젊은 시절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무대에서 40년이 지나 다시 한 번 바르샤바에서 이루어진 그의 쇼팽 연주에서는 완숙미와 여유, 그리고 평온함이 묻어나고 있으며, 좀처럼 흐트러짐 없이 쇼팽 음악에 몰입하는 모습은 변함없고, 누구 못지않은 자신감도 그의 손끝 건반의 울림으로 전달된다. 그리고 안토니 비트가 지휘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의 연주도 게릭 올슨의 연주 스타일과 밸런스가 잘 맞고, 안정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 블루레이 타이틀에 포함되어 있는 쇼팽 탄생 20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는 우선 그가 쇼팽 콩쿠르 당시 연주와 우승했을 때의 영상을 회상처럼 담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쇼팽의 주요 음악 일대기와 함께 쇼팽 전문 연주자들의 기록 영상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예브게니 키신, 짐머만, 루빈스타인 등 쇼팽 연주에서 호평 받는 피아니스트의 공연 실황과 인터뷰도 함께 실려 있어 흥미롭다. _글 장현태 

 타케미츠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라파엘 헤이거(퍼커션) 외유타카 사도(지휘)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미카엘 베이어(디렉터)그레테 리퍼스(프로듀서)2058744연주 ★★★★★음질 ★★★★★화질 ★★★★★  
쇼팽 <피아노 협주곡 1, 2번 & 마주르카 C# 단조>스타니스와프 모뉴시코 <바이카흐(동화)>게릭 올슨(피아노)안토니 비트(지휘)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세바스찬 그라스(디렉터)3078944연주 ★★★★★음질 ★★★★☆화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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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4월호 -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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