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SR32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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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o SR325x
  • 김문부 기자
  • 승인 2023.02.11 21:12
  • 2023년 02월호 (60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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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찬사가 이어지는 SR325의 완결판

브랜드 로고만 봐도 대충 그 소리가 어떨지 짐작 가는 브랜드가 몇 있다. 인기에 편승하는 비슷비슷한 사운드나 디자인보다는, 확고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로 브랜드 이미지를 멋지게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남들처럼 화려하거나 현대적인 레이아웃은 없지만, 그 특유의 클래식한 디자인은 말 그대로 기기 자체의 매력을 변함없이 선사한다. 개인적으로도 브랜드적인 매력이 없는 트렌드에 편승한 비슷비슷한 양산품보다, 브랜드 자체의 낭만이 있는 이들 제품에 더 끌리는 것이 사실이다. 1953년 브루클린에서 첫 출발한 전통의 제작사이자, 가족 경영의 모범을 보여주는 곳, 바로 그라도(Grado)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라도는 그리 큰 변화를 보여주는 곳은 아니지만, 꾸준한 버전업 모델로 사운드 및 품질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i 버전, e 버전을 이어 이번에 x 버전으로 공식 리뉴얼되었는데, 그라도의 대표 라인업 프리스티지 시리즈가 그 혜택을 가장 먼저 받았다. 특히 이번 x 시리즈는 역대급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사운드 업그레이드를 보여주는데, 구형 유저라면 교체를 선택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아마 예전 e 버전처럼 전 제품이 새롭게 x 버전으로 출시될 듯한데, 프로페셔널 시리즈 정도만 아직 e 버전에 머물러 있고, 현재 레퍼런스 시리즈, 스테이트먼트 시리즈가 x 버전으로 소개되고 있다.

프리스티지 시리즈는 SR60x, SR80x, SR125x, SR225x, SR325x로 구성된 초 히트 라인업으로, 전 제품의 인기와 팬층이 그야말로 확고하다. 이번에 소개할 모델은 이들 라인업의 플래그십, 바로 SR325x 모델이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SR325인데, 이번 x 버전의 사운드 변화가 크게 기대되는 바이다.

디자인은 언제나 그렇듯 언뜻 보면 사실상 전작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특유의 합금 하우징에 e 대신 x 마크로 교체되었을 뿐이다. 물론 세세하게 보면 헤드 밴드의 화이트 스티치 처리가 인상적이고, Hemp부터 적용된 F 패드가 새롭게 채용되었다. 그 외에도 새롭게 설계된 특유의 두터운 8심 케이블이 패브릭 소재로 더 고급스럽게 변화했다. 역시 변화의 핵심은 이번 x 버전을 위해 새롭게 설계된 유닛의 적용인데, 44mm 사양으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튜닝한 것이 주요하다. 자기 회로, 보이스 코일, 다이어프램 등 핵심들이 모두 재구성될 만큼 큰 공사가 이루어졌다. 이를 통한 주파수 응답은 18Hz-24kHz의 광대역 특성을 보여주며, 감도는 99.8dB, 임피던스는 38Ω으로 마무리되었다.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자극성을 줄이고 좀더 밸런스를 찾아가는 모습인데, x 버전은 그런 기조의 완성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호 불호를 확실히 해소시키는 정답을 보여주고 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첫 음이 울리자마자 한성 풍성해진 그레이드 높은 저음이 밀려온다. 저음의 양감이 풍부해짐에 따라 마치 스피커를 듣는 듯한 기분도 드는데, 오픈형 구성이기에 이런 느낌은 더욱 강렬하다. 좌·우 벽이 사라진 듯한 넓은 입체감으로 터져 나오는 음의 홍수는 정말 오픈형만의 장관이다. 그라도 제품이 재미있는 점은 저음에 잠식되지 않고, 그에 지지 않게 중·고음이 밀려나온다는 것인데, 이 감각이 보컬이나 악기의 음색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특히 특유의 카랑카랑한 자극적인 소리는 많이 순화되어 피곤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며, 들으면 들을수록 대역 밸런스가 절묘하다는 생각이 계속 밀려온다. 록·메탈을 들어보면 특유의 음선 굵은 음들이 정말 최고의 매력과 박력으로 빛을 내며, 재즈로 넘어가면 그루브한 베이스의 리듬감에 흥얼거림을 멈출 수 없을 정도이다. 보컬의 능력도 훨씬 매력적으로 진화했는데, 칼로 베일 듯한 날카로움보다는 부드러운 선율을 만들어낼 줄 아는 여유도 생겼다. 클래식마저도 음색이나 분위기를 헤치지 않고, 웅장하게 유려하게 그려내는 힘이 생겼다. 특히 해상력에서 한층 더 진화한 느낌인데, 고음질 음원의 그 정교함과 세밀함을 잃지 않는 기본기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올라운드 성향의 베스트 컨디션을 보여주는데, 이번 x 버전에 얼마나 많은 튜닝과 노력을 거듭했는지 상상될 정도이다. 그라도 프리스티지 시리즈의 성공을 또 한 번 이어갈 SR325의 완벽한 진화, 꼭 한 번의 들어봐야 할 베스트 헤드폰이다. 


가격 54만원   
구성 오픈형   
주파수 응답 18Hz-24kHz   
감도 99.8dB   
임피던스 38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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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2월호 - 6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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