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nics SL-120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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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ics SL-1200G
  • 장현태
  • 승인 2022.08.12 04:14
  • 2022년 08월호 (60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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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닉스를 상징하는 SL-1200의 품격을 높이다

아날로그 플레이어 시장은 다시 전성기를 향하듯 점점 성장하고 있다. 레트로 열풍과 함께 디지털 음원에 지친 이들에게 아날로그 감성이 전달하는 매력은 다시 한 번 아날로그 플레이어인 턴테이블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턴테이블을 이야기할 때 테크닉스 SL-1200은 지난 반세기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언급된 모델이다. 하이파이 입문자들과 서브용으로 손색이 없는 턴테이블이 바로 SL-1200 시리즈인데, 잠시 테크닉스 SL-1200 턴테이블의 역사 중 꼭 기억할 만한 부분을 살펴보겠다. 1970년 세계 최초의 다이렉트 드라이브 턴테이블 베이스인 SP-10을 시작으로 테크닉스는 성장하게 된다. 1972년 SL-1200 톤암 일체형 턴테이블을 통해 큰 인기를 얻었고, 본격적으로 턴테이블 대중화에 앞장섰다. 그리고 1979년 SL-1200MK2를 통해 본격적으로 피치를 슬라이딩 방식으로 조정이 가능해졌고, 지금의 디자인이 굳혀졌다. 또한 1997년 SL-1200MK4를 통해 78rpm 속도를 지원했고, 오디오 케이블도 분리형으로 변경되었다. 2008년 SL-1200MK6, 2019년 MK7까지 발매되었으며, 총 350만 대 이상을 판매한 턴테이블 분야에서는 가장 롱런하고 있는 히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벨트나 아이들러 타입과는 다른 다이렉트 드라이브만의 정숙함과 정확성, 빠른 속도 반응은 가장 큰 매력이다. 그 덕분에 클럽과 DJ 분야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얻었고, 카페, 음악 감상실, DJ 등 어떠한 장소에서도 SL-1200은 변함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 잔고장이 없어 액세서리 교체가 필요 없는 장점도 인기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SL-1200 시리즈의 첫 모델을 출시한 지도 벌써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번 리뷰에서 살펴볼 SL-1200G는 스페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SL-1200 시리즈와는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부품들로 이루어진 모델이다. 사용된 부품 퀄러티와 성능은 SL-1200 시리즈라기보다는 오히려 레퍼런스 모델인 SL-1000R의 후속에 가깝다. 그만큼 SL-1200G부터는 모든 부분에 새로운 금형과 생산 설비들이 적용되었고, 핵심 부품들도 모두 업그레이드되어 SL-1200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플래그십 모델로 자리 잡았다.

본격적으로 진면목을 살펴보겠다. 첫 번째로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다. 가장 큰 변화를 준 것이 바로 모터 내부에 코어 없이 코일만으로 설계해 코어리스 구조를 만들었다.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의 턴테이블은 회전 시 발생되는 미세한 진동과 마그네틱 및 코어 전자기장의 반대 극성으로 일으키는 회전으로 발생되는 불규칙적인 회전 문제인 코깅이 발생한다. 이를 위해 SL-1200G는 코어가 없는 방식인 코어리스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를 채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이중 로터 구조로 안정적으로 회전체를 잡아 주고 있으며, 회전 감지를 위한 클록도 기존 SL-1200MK6 대비 3배 정도 높은 클록 적용해 정교한 회전 속도로 완성시켰으며, 하이엔드 모델인 SP-10MKⅡ 부럽지 않은 정확한 회전과 정숙함이 돋보였다.

두 번째로 플래터의 개선이다. G 모델답게 플래터 상단은 골드 컬러의 황동으로 제작되었으며, 3중 구조로 합금 주물과 황동을 결합하고 플래터 하단에 방음 고무를 장착해 플래터의 공진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플래터 표면의 밸런스를 관리하기 위해 아주 정교하게 표면 가공을 했으며, 표면의 균형 확인 공정 후 ‘BALANCED’ 확인 스티커를 부착해 관리하고 있다. 이 플래터는 중량이 약 3.6kg으로 기존 모델들보다 2배 이상 무겁다.

세 번째는 테크닉스의 S형 톤암이다. 지난 역사가 말해 주듯이 굳이 설계 변경이 필요 없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최고의 가성비를 지닌 톤암이다. SL-1200G의 톤암은 가벼운 마그네슘 재질을 사용해 제작되었으며, 톤암의 수직과 수평 움직임을 이루는 축에는 정밀 볼 베어링을 적용해 매끄러운 움직임이 되도록 했고, 안정적인 서스펜션 구조로 이루어졌다. 톤암의 높이 조절도 암 높이 조절 링으로 정교하고 손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높이에 대한 제약이 없어 다양한 카트리지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마지막으로 RCA 출력 단자는 황동을 밀링으로 제작했고 금도금 처리되었다. AC 코드까지 모두 분리형 타입으로, 단자들을 제품 후면이 아닌 하단에 배치되어 있어 케이블 연결 시 집중이 필요하다.

이 턴테이블이 시청실에 도착해 필자가 직접 조립 및 세팅해 보았는데, 역시 SL-1200 시리즈답게 세팅이 어렵지 않다. 플래터 3곳에 볼트로 고정하고, 카트리지 장착은 분리형 헤드셸로 인해 손쉽게 장착된다. 카트리지 침압 무게와 스타일러스 포인트 위치, 안티 스케이팅의 조절, 톤암 높이 조절까지 어느 턴테이블과도 비교되지 않는 손쉬운 세팅이다. 이런 세팅의 편리함 덕분에 자주 카트리지를 교체해야 하는 환경에는 독보적이고, 편리성과 유지 보수 면에서도 한 번 써 보면 그 장점에 반하게 되는 턴테이블이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서는 카트리지를 오토폰 2M Red를 장착해 리뷰를 진행했다.

필자가 성능 확인에 욕심이 생겨 보컬 곡으로 저역 재생에서 가장 악명 높다고 알려진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를 재생해 보았다. 역시 DJ용으로의 정평이 말해 주듯이 저역의 빠른 반응과 단단하고 안정적인 음의 전달이 가장 돋보였다.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울림도 더욱 정교하고, 무게감이 더해진 플래터의 성능을 대변하듯이 동적이고, 역동적인 음의 전개를 안정감 있게 재생했다.

재즈 곡은 조지 거슈윈의 ‘I Got Rhythm’을 다니엘 호프의 바이올린과 취리히 캄머오케스트라, 마커스 로버츠 재즈 트리오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바이올린의 질감은 불필요한 두께감 없이 직설적인 전달이 매력적이며, 신나는 곡 분위기를 주도했다. 다니엘 호프의 바이올린과 뒤 배경을 책임지는 재즈 트리오의 거리감과 밸런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탐, 스네어, 심벌로 간단히 구성된 재즈 드럼은 과대하지 않고 포지션과 적당한 사이즈를 유지해 단정한 스타일을 만들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생각보다는 묵직함이 느껴지고, 안정감이 돋보이는 사운드 성향으로, 기존 SL-1200 시리즈와는 완전 차별화되었다. 음의 깊이도 제법 표현되어 SL-1200G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러움을 전달해 주었다. 보급형 2M Red 카트리지만으로도 수준급의 사운드를 재생했고, 역시 팝과 재즈에서 확실히 안정적인 동작과 함께 발군의 성능을 발휘했다. 깊은 저역과 큰 울림일수록 안정적인 동작의 매력이 느껴졌으며, 저역의 둔탁함이 개선된 명료함도 갖추었다. 이는 단순히 SL-1200의 후속이나 스페셜 모델의 존재감을 뛰어넘는 SL-1200G만의 강점이 음악으로 표현되는 듯했다.

실제 사운드를 경험해 보면 천만원 이하라는 것이 오히려 고마운 생각이 들었고, 요즈음 하이엔드 턴테이블들의 가격과 비교한다면 여전히 SL-1200G는 가격적인 매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SL-1200G은 특별한 모델로 SL-1200 시리즈로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디자인만 같지 SL-1200 라인업의 성향과는 다르다. 오히려 성능과 탑재된 업그레이드된 기술들은 레퍼런스 모델인 SL-1000R에 비견될 만큼 뛰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SL-1200G는 독보적인 모델의 가치를 지녔다. 그만큼 브랜드의 명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용할수록 만족도가 높은 턴테이블이다. 


가격 629만9천원   
구동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   
속도 33-1/3, 45, 78RPM
조절 범위 ±8%, ±16%   
기동 토크 3.3kg·cm   
와우 & 플러터 0.025%   
럼블 78dB   
턴테이블 플래터 황동 및 알루미늄 다이캐스트(33.2cm/3.6kg)
톤암 범용 스태틱 밸런스(유효 길이 23cm/오버행 1.5cm)   
크기(WHD) 45.3×17.3×37.2cm   
무게 1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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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8월호 - 6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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