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listen Audio R5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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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listen Audio R5t
  • 김남
  • 승인 2022.07.11 13:55
  • 2022년 07월호 (60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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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설계 사상으로 완성한 새로움의 시작

시청기를 울려 보고 두어 곡도 되지 않아 메모지에 적어놓은 첫 마디가 ‘우와!’였다. 이런 소리가 나오다니… 발음의 시작부터 저역의 미세한 여음까지 청량하기 그지없고, 정확·미려하게 음의 전모가 나타나는데, 모든 소리를 마치 맑은 물로 헹궈 낸 듯하다. 놀라운 스피커를 만났다. 이 스피커는 그야말로 단숨에 스피커의 이상향이 된 셈인가?

이 스피커는 미국의 퍼리슨 오디오(Perlisten Audio)의 제품으로, 스피커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제품이며 각별히 주목의 대상이 된 것 같다. 퍼리슨 오디오는 2016년에 회사를 설립하고,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스피커를 내놓고 있는데, 그들의 S(시그니처) 시리즈는 세계 최초로 THX 인증 단계 중 최고 등급인 도미너스를 받아 주목받았다. 물론 THX 인증은 프로의 세계이기 때문에 보통 제품과는 좀 다를 수가 있다. 그래서 홈 시장에서는 차후 어떠한 반응이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어떻든 대단한 신예 기기의 등장이다.

최정상이라는 것의 의미는 복합적이다. 내 고등학교 시절 음악 시간은 주로 노래를 배우는 것이 일과였다. 그중 헨델의 ‘라르고’를 배웠을 때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첫 음의 박자가 길어서 그걸 길게 내뽑아야 하는데 대부분 그 박자를 맞추지 못했다. 길거나 짧게 부르는 바람에 그럴 때마다 예외 없이 30cm 막대자로 손바닥을 맞았다. 수업 시간의 노래 부르기를 성적으로 평가하던 시절이다. 한 친구는 슬그머니 시계를 들고 불러서 정확하게 박자를 맞췄다. 그러나 선생님의 강평은 90점! ‘왜 100점 아닙니까?’ 따진 즉 ‘인마, 예술에 100점이 어디 있어? 모차르트도 베토벤도 100점은 아니야.’ 웃으며 무심코 들었던 그 한마디가 나이 들어 인생의 잊히지 않은 한마디로 보존되어 있다. 맞는 표현이다. 어떤 음악도 100점은 없다. 문학이나 영화 같은 것도 당연하다. 당연히 오디오도 100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전문가들이 별 5개를 매긴다고 해도 그 의미는 81점부터 100점 사이라는 평가이다. 100점짜리라는 것은 오디오의 세계에서는 애당초 불가능한 영역이고 보니 80점만 넘으면 자신의 취향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들의 플래그십인 S 시리즈의 뒤를 이어 등장한 것이 본 시청기가 포함되어 있는 R 시리즈. S 시리즈보다는 체구도 좀 작고 가격도 낮아졌으며, 소형기부터 플로어스탠딩, 센터, 서라운드 등 홈시어터용 전 품목이 출시되었다. 시청기 R5t는 R 시리즈의 플래그십인 R7t의 바로 아래 모델이며, 홈시어터뿐만 아니라 일반적 스테레오 시스템으로도 만족하게 사용할 수 있고, 예상처럼 크게 고가가 아니면서도 보통 방에서 최상의 존재감을 낼 수 있는 사이즈로 제작되었다.  이 돌연 등장한 신예기는 이미 국제적으로 평가가 다채롭다. 별 4개에서 5개까지 골고루 포진되어 있다.

제작자들의 면모가 대단하다. 카오디오로 유명한 MTX 오디오의 R&D 센터 책임자였고, 항공우주 산업에도 관여했으며, 유명 브랜드의 헤드폰 앰프도 설계한 분과 하만 인터내셔널과 데니쉬 사운드 테크놀로지스를 거쳐 현재 M&K사운드 회장으로 재직 중인 두 사람의 공동 개발이다. 젊은이들이 호기롭게 만들어 낸 제품이 아니고, 오랫동안 동종 업계에서 산전수전을 겪어 온 노장들이 합심, 그 결과물인 것이다.

R5t의 트위터는 좀 특이하다. 얼른 보면 한 개의 26mm 실크 돔 트위터가 혼 스타일의 웨이브 가이드 중앙에 장착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트위터 웨이브 가이드 상·하에 구멍이 촘촘히 뚫린 작은 그릴이 있고 그 안에는 추가로 26mm 실크 돔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2개가 숨겨져 있다. 동사에서는 이 드라이버 구조를 DPC(Directivity Pattern Control)-Array / 지향성 패턴 제어-배열이라고 부른다. S7t 같은 상위 모델의 경우 2.8cm 베릴륨 트위터, 2.8cm Textreme TPCD(Thin Ply Carbon Diaphragms) 돔 미드레인지 구성이며, DPC-Array의 숨겨진 2개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가 1.4kHz와 4.5kHz 사이에서 작동하며, 귀가 가장 민감한 범위에서 수직 수평 방향으로 응답 및 분산을 최적화한다. 동사에서는 이 드라이버가 매우 균일하고 투명한 사운드의 핵심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165mm 우퍼는 2년 동안 개발된 그들의 독점적인 HPF 펄프로 만들어졌는데, 이 우퍼는 취향에 따라 베이스 리플렉스 또는 밀폐형(어쿠스틱 서스펜션)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으며, 풍부하고 다이내믹한 저음 특성을 지닌다.

그런 설명을 죄다 이해한다고 쳐도 이렇게 깨끗하고 착색되지 않은 사운드는 경이롭다. 마치 금속이나 유리로 된 인클로저 같은 음감이며 기묘한 끈기, 깊이감이 창끝처럼 몸 안으로 파고든다. 강력한 저음도 인상적이며 전체적인 만듦새도 어디 하나 빠짐이 없다. 이 음색은 실로 잊을 수가 없다. 명품이다. 


가격 970만원(High Gloss Black)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어쿠스틱 서스펜션   
사용유닛 우퍼(2) 16.5cm HPF, DPC-어레이 2.6cm 실크 돔(3)   
재생주파수대역 24Hz-32kHz(베이스 리플렉스), 38Hz-32kHz(어쿠스틱 서스펜션)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임피던스 4Ω   
권장앰프출력 100-250W   
인증 THX Dominus, THX Ultra   
크기(WHD) 23×110×35cm   
무게 26.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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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7월호 - 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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