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en Mingus Quinte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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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en Mingus Quintet 2
  • 김편
  • 승인 2022.02.10 16:58
  • 2022년 02월호 (5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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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접하기 힘든 초 하이엔드 스피커의 궁극의 무대

새해 1월 중순, 서울 강남의 더 하이파이 시청실을 찾았다. 스웨덴의 프리미엄 스피커 브랜드 마르텐(Marten)의 신작 밍거스 퀸텟(Mingus Quintet) 2를 시청하기 위해서였다. 이 스피커는 마르텐이 지난해 12월에 발표를 한 뒤 국내에 막 들어온 따끈따끈한 신상. 외관만 놓고 보면 인클로저 상판과 하판이 원목으로 마감되고, 스테인리스 스틸 스탠드를 아이소어쿠스틱스의 아이솔레이터가 4점 지지하는 점이 기존 밍거스 퀸텟과 다르다.

각설하고 소리부터 들어봤다. 앰프는 필자가 애정해 마지않는 스위스 소울루션의 525 프리앰프와 511 파워 앰프. 여성보컬, 재즈, 클래식, 록을 쉼 없이 들었는데 결론은 ‘마르텐이 한껏 물이 올랐다’는 것이었다. 2019년의 밍거스 오케스트라와 2020년의 파커 시리즈에도 감탄했지만, 이번 밍거스 퀸텟 2는 제작자 레이프 올로프슨이 득음의 경지에 오르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결과물 같았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찬찬히 살펴본다. 엔지니어 레이프 올로프슨이 1998년에 설립한 마르텐의 첫 스피커는 2웨이 2유닛 밍거스였다. 재즈 마니아 제작자답게 재즈 베이시스트 찰스 밍거스에서 모델명을 따왔고, 유닛은 트위터와 미드·우퍼 모두 독일 틸앤파트너의 아큐톤 세라믹 유닛을 썼다. 이후 3웨이 5유닛 밍거스 퀸텟이 2016년에, 이 밍거스 퀸텟을 베이스로 한 20주년 한정 모델 밍거스 트웬티가 2018년에 나왔다.

따라서 밍거스 퀸텟 2는 6년 만에 나온 밍거스 퀸텟의 후속 모델. 0.75인치 다이아몬드 트위터, 5인치 세라믹 미드레인지, 7인치 알루미늄 샌드위치 콘 우퍼 3발 구성이며,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바닥면에, WBT 넥스트젠 싱글와이어링 커넥터는 후면 하단에 있다. 유닛은 모두 아큐톤 셀(Cell) 유닛. 7겹 피아노 래커 마감의 인클로저는 두께 25-40mm의 파이버 보드이며, 옆에서 보면 유닛 간 타임 얼라인먼트를 위해 약간 뒤로 경사가 졌다.

스펙 중에서는 역시 ±2dB 기준 24Hz-100kHz에 달하는 주파수 응답 특성이 가장 돋보인다. 이는 밍거스 퀸텟과 동일한 수치이지만, 내부 브레이싱 설계 변화와 새 아이솔레이터 장착으로 청감상 저음은 더 잘 내려가고 고음은 더 시원시원하게 뻗는다. 상판과 하판을 원목(지브라노, 월넛, 오크)으로 마감한 점도 공진 제거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공칭 임피던스는 6Ω(최저 3.4Ω), 감도는 전작(87dB)보다 올라간 88dB.

설계상으로는 370Hz와 4kHz에서 이뤄지는 크로스오버가 모두 1차 오더로 구성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3월 레이프 올로프슨과 이메일 인터뷰를 하면서 물어보니, 유닛 간 시간과 위상이 가장 잘 맞는 것이 크로스오버 구간에서 -6dB 감쇄되는 1차 오더였다고 한다. 하지만 1차 오더를 실전에서 활용하면 회로가 복잡해지고 드라이버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는데, 아큐톤 셀 유닛 덕분에 이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한다.

시청 모델은 더 비싼 스테이트먼트 에디션. 마르텐 스피커는 내부 배선으로 같은 스웨덴 제작사이자 2016년에 인수한 요르마의 케이블을 쓰는데, 스테이트먼트 에디션에는 최상위 요르마 스테이트먼트 케이블을 투입한다. 여기에 네트워크 회로 부품도 업그레이드되니 소리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배플 하단에 이를 알리는 명판이 훈장처럼 붙어 있다.

밍거스 퀸텟 2는 첫 음부터 달랐다. 샨탈 챔버랜드가 부른 ‘Beautiful Life’는 깨끗하고 맑은 음과 놀라운 S/N비, 그리고 안으로 쑥 들어간 무대에 놀랐고, 일부 밀폐형 스피커에서 느껴지는 갑갑한 맛도 없었다. 의외로 따뜻한 소리인 점도 특징. 킥드럼의 저역은 7인치 우퍼 3발 덕분에 아쉬움이 1도 없고, 피아노의 고음은 한겨울 산사의 고드름처럼 청명하기 짝이 없다. 범접하기 힘든 하이엔드의 세계가 맞다.

맥코이 타이너의 재즈 연주곡 ‘Passion Dance’는 피아노와 드럼 심벌즈의 경쾌한 스텝에 기분마저 좋아진다. 다이아몬드 트위터와 세라믹 미드레인지가 아니면 낼 수 없는 음의 스피드와 순도다. 또한 음의 표면이 아주 매끄러운데, 이는 밍거스 퀸텟 2 곳곳에 베풀어진 공진 제거 덕분이다. 어쨌든 이 스피커로 듣는 피아노 소리는 빼어나고 또 빼어나다. 좌우로 확 펼쳐진 무대와 갈수록 뜨거워진 드럼 솔로의 열기에도 크게 감탄했다.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Wake Up’에서는 일렉 기타가 선사하는 묵직한 저음이 아예 시청실 바닥을 기고, 이들이 자리잡은 무대는 밀물처럼 필자 쪽으로 자꾸만 밀려온다. 그 와중에 보컬의 딕션이 선명하게 들리는 것은 역시 아큐톤 셀 세라믹 미드레인지의 뛰어난 물성 덕이 아닐까 싶다. 스피커 덩치와 크기를 뛰어넘는 엄청난 스케일과 살가운 디테일에 거의 넋을 잃고 만 밍거스 퀸텟 2였다. 


가격 1억5백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3) 17.7cm 알루미늄 샌드위치, 미드레인지 12.7cm 세라믹, 트위터 1.9cm 다이아몬드   
재생주파수대역 24Hz-100kHz(±2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70Hz, 4000Hz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임피던스 6Ω, 3.4Ω(최소)   
파워 레이팅 300W   
터미널 싱글 와이어 WBT Nextgen   
내부 배선 Jorma   
크기(WHD) 28×109×38cm   
무게 6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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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2월호 - 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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