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a Flight FLS9 D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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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a Flight FLS9 DAC
  • 김남
  • 승인 2021.12.09 16:59
  • 2021년 12월호 (59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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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나라에서 날아 온 꼼꼼한 만듦새와 신선한 소리

이탈리아에 이름난 스피커는 많지만 특이하게도 앰프, 소스기기 쪽에서는 유명 제품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성악의 나라인 만큼 우선 스피커에 주력하자는 것이 국민 취향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성능이 좋고 빼어나게 아름다우면서도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은 스피커가 많은 만큼 이제 앰프 쪽에서도 그런 괄목할 만한 제품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1996년에 등장한 아우디아 플라이트는 로마 외곽에 자리 잡고 수작업으로 앰프들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왔는데, 그 대표 기종이 초기의 파워 앰프 플라이트 100이다. 굉장히 꼼꼼한 만듦새와 신선한 소리로 이 제작사의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치 비 영업적인 제작사로 생각될 만큼 후속작 발표가 더뎠다. 사실 이런 생각이 잘못된 것이다. 한 제품을 내놓고 조금 인정을 받는다 싶으면 무수한 가지치기를 해서 얼른 보면 활발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런 것은 기술과는 상관이 없다. 상업적 정책으로 의미 없는 잔기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무수한 신 버전, MK2를 남발하는 제품치고 좋은 제품은 별로 눈에 뜨이지 않는다. 고만고만하고 가격대 차이만 보이고 슬금슬금 가격 인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잘 만든 초기 제품은 손대지 말고 롱런시키며 사소한 개선 같은 것은 그대로 설명서에 발표하면 된다. 귀 얇은 애호가들이 상술에 넘어가 MK2가 나오면 득달같이 신기종으로 웃돈 내고 교체하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소리의 상승 효과는 전혀 없다는 것을 발견할 때의 억울함,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것이다.

이 제작사의 제품은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단출하다. 소수 정예 몇 사람이 수공예 제품을 만들 듯 쉬엄쉬엄 제작한다는데, 그 때문에 시리즈 분류도 단출하다. 스투르멘토, FLS, FL Three S, 클래식 시리즈가 전부이며 각 시리즈에 속한 기종도 서넛으로 단출하기 짝이 없다. 

FLS의 인티앰프 라인이 동사의 주력기. 현재로서는 본 시청기와 상위 버전 FLS 10이 대표 기종인 셈이며, 두 기종의 차이도 별로 없다. 출력을 다소 줄여(200W에서 150W로) 별 까다로운 스피커가 아닌 이상 이 정도 제품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시청기를 출시한 셈이다. 파워가 줄어든 만큼 트랜스류의 무게감도 줄어 전체적으로 슬림화가 이뤄져 보통 가정용으로 친화력이 훨씬 높아졌다. 오디오 랙에 올려놓은 파워 앰프는 그 무게와 음악 감상 시간이 반비례한다. 모두 치우고 질 좋은 인티앰프 하나로 돌아가려는 것은 모든 오디오 마니아들의 본성인 것이며 ‘현명’이기도 할 것이다.

시청기의 기술적 배경은 프리단이 풀 밸런스 회로라는 점, 로컬 전류 피드백이 있는 트랜스임피던스 회로를 사용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전류 피드백 방식이라는 것은 기존 많은 기기들이 전압 피드백 방식을 사용해 스피드가 느리고 주파수 대역이 비좁아졌는데, 그걸 개선하기 위해 입력 시그널 자체는 일체 건드리지 않고 오로지 증폭 회로만 충실하게 구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개발된 것이다.

시청기는 앰프 내부에 공간이 비어 있다. 추가 보드 장착으로 준비해 놨기 때문이다. 특히 DAC를 추가 보드 장착으로 준비해 놨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대부분 중견 오디오 애호가들은 이미 D/A 컨버터를 가지고 있는 터에 D/A 컨버터가 내장되어 가격이 비싸기만 한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포노 모듈도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섀시가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하고 우직해 오래 곁에 두어도 싫증이 나지 않을 장점이 객관적 장점의 우선이다. 그리고 내부의 신뢰성은 외부에서 어느 정도 짐작이 가기 마련인데, 부품이나 설계 역시 이미 20년 이상 검증이 되었다는 것도 큰 장점. 특이하게 유명 부품은 아니지만 이 정도 만듦새에 이 가격대라면 아마 현명한 애호가라면 눈여겨볼 만한 것이다.

몇 스피커와 매칭해 봤는데, 출력의 부족이라는 것은 전혀 있을 수가 없고, 싱그럽고 해상도가 뛰어나며 현 독주 시에는 배경이 일시에 싹 사라져 버리는 정숙감을 보여 줘서 놀랐다. 저역 컨트롤도 뛰어나다. 아마 이 정도 가격대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우량한 인티앰프 제품이며 내구성, 확장성 등에서도 든든해 보이는 우량기로 판단한다.


가격 1,100만원(FLS9 : 960만원)   
실효 출력 150W(8Ω), 290W(4Ω), 500W(2Ω)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2, Coaxial×1,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3, XLR×2   
아날로그 출력 RCA×1, REC×1, XLR×1   
주파수 응답 0.3Hz-500kHz(-3dB)   
S/N비 110dB   
THD 0.05% 이하
입력 임피던스 47㏀   
댐핑 팩터 500 이상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5×15×44cm   
무게 25.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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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2월호 - 5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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