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i Menuet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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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i Menuet SE
  • 김남
  • 승인 2021.12.09 16:39
  • 2021년 12월호 (59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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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하게 가슴을 채워 주는 소리를 들려주는 자그마한 스피커

아름답다, 달리. 달리 스피커를 생각하면 그런 감동이 맨 먼저 떠오른다. 진한 와인의 컬러를 가진 미드·우퍼를 거론하는 것이 아니다. 소리를 얘기하는 것이다. 기분이 허허롭고 적막할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따스한 애정이나 우정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것이 달리 사운드에는 있는 것이다. 고급 라테 커피의 맛과 가장 유사한 소리, 언젠가 대전에 갔을 때 충북대학교 인근의 야외 커피숍에서 마셨던 한 잔의 라테 커피 맛을 잊지 못해 그 때문에 대전에 다시 가려는 생각을 한 지 오래됐지만 가지는 못했다. 그것이 달리 사운드이다. 그래서 듣고 있으면 가벼운 탄성과 안도감 같은 것, 그때의 그 커피 맛 같은 그리움이 떠오른다. 그 원천은 아무래도 독창적인 노하우의 와인 컬러를 가진 독특한 미드·우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청기는 달리 미니 스피커 중에서도 다소 고가이며 고급기로 꼽히는 달리 미뉴엣의 최신 버전으로, SE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달리의 이 콤팩트 스피커는 초기에는 로열, 멘토 시리즈의 최소형 스피커로 발매되다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미뉴엣은 이제 독립적인 라인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작은 스피커에서 이렇게 당차고 이름다운 소리가! 그런 찬사가 세계 도처에서 쏟아졌는데, 객관적으로 우리네 보통 아파트에서 가장 적절한 음량을 지닌 기종이라고 판단한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깜찍한 스피커에 역시 질 좋고 자그마한 인티앰프, 그러면 우리네 오디오 생활은 완성된다. 이 이상은 오직 고뇌의 나날들이 이어지기 십상이다. 물론 훌륭한 소리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37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덴마크의 스피커 전문 브랜드 DALI(Danish Audiophile Loudspeaker Industries)는 유닛부터 완제품까지 스피커의 모든 것을 자체 생산하는 거대 회사이다. 저가부터 고가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미뉴엣(Menuet)의 포지션은 조금 독특하다. 사이즈와 가격을 고려할 때 브랜드 전체 라인업에서 무척 높은 위치에 포지셔닝 되어 있다. 미뉴엣 한 제품만으로 라인업을 구성한 점이나 콤팩트 스피커라는 한계를 고려해 보면 이 사이즈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모두 투입했다는 것을 과시하는 기종인 셈이다.

2웨이 저음 반사형으로 설계된 미뉴엣의 구성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미뉴엣의 특별한 매력은 그 사이즈에 있는데, 소형 스피커인 오베론 1보다 작고 초소형인 젠서 피코보다 약간 큰 사이즈이다. 보통 청음 공간이라면 가장 매력적인 사이즈인 것이다. 그리고 미뉴엣의 더욱 특별한 매력은 이렇게 작은 사이즈이면서 크기를 초월하는 놀라운 사운드를 구현했다는 점에 있다. 물리적으로 대역폭이 작은 것은 당연하지만 청감상 부족한 점은 거의 없다시피 하는 것이다. 보통의 콤팩트 스피커는 AV용 리어 스피커나 엔트리급 제품에만 머물렀지만, 미뉴엣은 초소형 스피커에서도 음악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최초의 제품이라고 평가하는 전문가가 많다.

시청기는 미뉴엣 시리즈의 차세대 제품. 큰 틀은 변함없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상당한 업그레이드가 들어가 있다. 우선 마감이 와일드 월넛 한가지로 통일되었으며, 천연 호두나무 베니어를 이용한 고광택 마감으로 고급 승용차의 대시보드처럼 우아하다. 후면에는 황동 명판이 부착되어 있고, 미뉴엣 특유의 대각선 아래쪽으로 설계된 포트가 있다. 이번 SE 버전에서는 바인딩 포스트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는데, 달리의 최상급 시리즈인 에피콘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바인딩 포스트를 장착. 이 바인딩 포스트는 2중 조임식 단자로 튼튼하고 결속력이 매우 뛰어나다.

내부적으로도 업그레이드가 있는데, 기존 미뉴엣보다 한 단계 향상된 유닛을 채용했고,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역시 문도르프의 프리미엄급 커패시터로 새롭게 설계했다. 기존 미뉴엣과 미뉴엣 SE는 스펙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지만 확연한 소리 차이가 있는 것도 이런 업그레이드 때문일 것이다.

네트워크 인티앰프로 울려 봤는데도 뛰어난 해상력을 기반으로 매끄럽기 짝이 없고 미려한 음감, 거침없는 음장감, 사이즈를 뛰어넘는 입체감이 실로 괄목할 만하다. 이보다 더 좋은 스피커는 많지만 이를 월등하게 뛰어넘는 스피커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가격의 고하를 막론하고.

대형 시스템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따스하게 가슴을 채워 주는 소리를 찾는 분들, 작은 방에서 행복을 찾는 분들에게 이 제품은 더할 나위 없는 해답을 줄 것이다. 감탄과 감동을 한꺼번에 만난 것 같다. 


가격 229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1.4cm, 트위터 2.8cm   
재생주파수대역 59Hz-2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kHz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임피던스 4Ω   
권장앰프출력 20-100W   
크기(WHD) 15×25×23cm   
무게 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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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12월호 - 5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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