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ga Coax 511
상태바
Piega Coax 511
  • 김남
  • 승인 2021.08.11 17:49
  • 2021년 08월호 (589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축 리본 드라이버를 통해 우아한 품격을 들려주다

피에가의 대형 스피커 시스템이면서도 가격이 그다지 높지 않은 기종으로, 상당히 비싼 최상위 기종보다는 한결 소비자 친화적인 가격이 매력적이다. 또한 피에가 특유의 당당한 외모와 독창적인 리본 트위터는 그대로다. 

아무래도 메이커의 연륜이 쌓이다 보면 가격적인 면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가격대를 낮추는 제품이 필연적으로 등장하기 마련인데, 대부분 스피커 업체서 마찬가지로 벌어지는 일이다. 

이 제품의 가격을 보고 새삼 그런 회오가 떠오른다. 그 당시 몹시 갖고 싶었지만 가격대가 너무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단념해 버린 사람들이 어디 하나둘이랴. 왜 이제야 이런 기종이 등장하는지 안타까워하는 당시 사람들의 기분을 새삼스럽게 생각나게 하는 제품이다. 

피에가의 상징은 사각형의 리본 트위터, 그리고 알루미늄 인클로저이다. 국내 첫 도입되었던 피에가의 모습과 소리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당시만 해도 알루미늄 인클로저가 없었던 때였는데, 검정색이거나 월넛, 장미목 컬러가 스피커 컬러의 대세였을 때 갑자기 등장한 알루미늄 인클로저는 신선하다기보다는 너무 이질적이었다. 친화적이라기보다는 다소 오만하고 냉정한 분위기 탓으로 소리를 들어 보기도 전에 겉모습만으로도 매우 적대적인 평가를 내리는 평론가도 있었다. 초가집만 즐비하던 거리에 갑자기 등장한 양옥 주택, 아마 그런 시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까마득한 기억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피에가에 대해 그런 평가를 내릴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긴 세월 동안 이제 피에가는 오디오 세계에서 당당히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런 세계를 확보한 오디오 제품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당당한 자신감과 소리의 우월함, 인클로저의 아름다움…

피에가에 대한 소개나 리뷰는 너무도 넘쳐나고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피에가는 스위스 취리히 호반의 자그마한 도시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메이커… 운운을 되풀이하기에는 조금 낯간지럽다. 호수와 산악이 많은 동질감 때문인지 일본에서 굉장히 인기를 끌었고, 일본에 들른 피에가 제작진들의 제작에 관련된 에피소드, 현지 공장 취재기 같은 것들도 상당히 많이 읽었다. 그중 놀랍게 생각한 것은 이 라운드 스타일의 인클로저를 제작하기 위한 절차가 너무도 복잡하다는 점. 그냥 알루미늄을 절삭 가공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고열을 가한 뒤 수백 톤의 압력으로 알루미늄을 가공하는 능력을 지닌 특수 기계를 동원함은 물론이고, 열처리하고 가공한 뒤 아노다이징까지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는 것. 알루미늄 인클로저를 이렇게 윤기 넘치게 가공하는 것도 굉장한 장비 없이는 어렵다고 한다. 리본 트위터의 제작 과정도 마치 초정밀 반도체 못지않게 복잡다단하며,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장인도 세계적으로 몇 명 없다는 설명, 그런 데에 감복을 했다. 

피에가 리본 트위터는 가벼운 초박막의 알루미늄 포일을 접착시켜 만든다. 초기에는 20년쯤 지나면 그 접착제가 풀려 버려 내구연한이 짧았는데 지금은 대폭 향상되었다고 한다. 소리 역시 초기 제품은 사운드가 다소(?) 아름다웠는데, 지금은 그에 비하면 상당히 중립적이 되었다. 당시 업계 관계자에게 어떻게 이리도 소리가 아름다운가 했더니 자신은 이런 소리가 싫다 중립적인 소리가 더 좋다 하여 약간 논쟁을 벌였던 기억도 새롭다. 

피에가의 가장 독특한 점은 동축 드라이버라고 할 수 있다. 중앙에 리본 트위터가 배치되고 그 주변에 리본 미드레인지 유닛이 감싸듯 배치된 동축 구조의 드라이버는 다른 제조사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함이다. 중역을 리본으로 울리다니 대단하다. 피에가의 동축 리본 드라이버는 C211, C111이 있는데, 더 고가의 제품에 C211이 사용되며, 둘의 차이점은 그 면적의 크기이다. 물론 중심에 있는 트위터의 면적은 동일하다. 미드레인지 면적이 다르며 커버하고 있는 대역도 차이 난다. 물론 네오디뮴 마그넷과 능률에서도 차이 난다. 이 최고의 리본 유닛은 숙련된 전문가가 수작업으로 만드는데, 1조 만들기에도 거의 하루 종일 걸린다고 한다. 그런 작업의 난이도 때문에 가격이 고가인 것으로 보인다. 

코액스 511 스피커에는 이 특별한 C111 동축 리본 드라이버가 장착되어 있으며, 하단의 유닛은 UHQD라 불리는 알루미늄 콘 우퍼로 4개가 장착되어 있는데, 두 개는 정통적인 우퍼 역할을 하고, 나머지 두 개는 패시브 라디에이터 타입. 모두 16cm 구경으로 사이즈는 크지 않다. UHQD에는 티타늄 보이스 코일 포머가 장착되어 있으며, 빠른 반응과 정확하고 강력한 저역을 추구한다. 

소리는 그야말로 품격이 무엇인지, 우아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유감없이 보여 준다. 해상력과 밀도감, 매끄러움, 고저역의 사라지는 부분의 섬세함, 입체감 모두 훌륭하기 짝이 없다. 리본 유닛의 극치라고 할 만하다. 


가격 1,580만원   
구성 3웨이   
사용유닛 우퍼(2) 16cm UHQD, 패시브 멤브레인(2) 16cm UHQD, 트위터 C111 코액셜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32Hz-50kHz   
출력음압레벨 90dB/W/m   
임피던스 4Ω   
권장앰프출력 20-250W   
크기(WHD) 22×115×25cm   
무게 32kg

58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8월호 - 589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