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 QⅡ Classic Integrated
상태바
Quad QⅡ Classic Integrated
  • 김남
  • 승인 2021.08.11 16:24
  • 2021년 08월호 (589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쿼드의 오랜 역사가 한 몸에 담긴 명작

오디오 역사상 불후의 명기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명 제품들이 있다. 주로 매킨토시, 마란츠, 탄노이, 바이타복스 등에서 한두 기종이 그런 명기로 남았다. 젊은 세대는 이런 표현을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불후의 명기라니?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뛰어난 성능의 고가 제품이 얼마나 많고 확실히 옛 명기를 뛰어넘었다는 제품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그런 제품은 가격이 천문학적이다. 그에 비하면 당시의 그 제품들은 보통 가격대에서 조금 더 비싼 수준이었다.

쿼드에서도 그런 기종이 있다. 쿼드 Ⅱ 파워 앰프가 대표적이다. 1을 개량한 자그마한 제품인데, 이 파워 앰프가 먼저 나오고 같은 시리즈로 22 프리앰프도 나왔다. 1936년부터 프로용 장비를 만들어 오다 가정용 앰프를 생산하기로 결정한 쿼드가 1953년에 내놓은 이 모노럴 파워 앰프 쿼드 Ⅱ는 쿼드 특유의 캐소드 회로 방식이 적용되었으며 출력이 15W에 불과했지만 이 제품이 아직까지도 쿼드의 대표 모델로 군림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뛰어난 성능 때문이다. 지금 들어도 소리가 좋고 소장하고 있는 애호가도 상당히 많아 중고 시장에서 찾기도 어렵다.

근래 들어 쿼드가 진공관 붐에 기인한 듯 리바이벌을 시도하면서 그 추억의 명기가 재탄생했다. 쿼드는 QⅡ 라인업을 통해 과거의 명기의 재현이라는 콘셉트로 여러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유명한 진공관 앰프 설계자 팀 드 파라비치니가 제작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이 시리즈에는 파워 앰프로 KT88 출력관을 사용한 40W 출력의 QⅡ-Forty, 80W 출력의 QⅡ-Eighty가 있으며, 오리지널과 같은 회로 구성을 채택한 KT66 사용의 QⅡ-Classic이 있고, 프리앰프 QC Twenty Four, 포노 앰프 QC Twenty Four P도 있으며, 시청기인 인티앰프도 있다.

시청기는 오리지널 쿼드 Ⅱ와는 약간 다르다. 우선 옛 제품이 모노럴 파워 앰프였던 것과 달리 한 덩어리의 인티앰프로 태어났다. 이 인티앰프는 KT66의 전통적인 중·저역 질감과 윤기를 강조한 아름다운 사운드를 표방하고 있으며, 컨트롤 부분은 고전적인 쿼드 22 프리앰프의 혈통을 이어받아 똑같이 크고 아름다운 볼륨 노브를 사용한다. 이렇게 쿼드 2 파워 앰프와 22 프리앰프를 결합한 콘셉트이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시청기는 오히려 쿼드의 초기 명기였던(1949년 제작) QA12/P와 유사점이 많은데, 이 QA12/P는 쿼드가 내놓은 최초의 인티앰프로 KT66을 사용한 것이다. 앞에 QA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Quality Unit Amplifier’의 약자인데, 이 제품의 설계 방식은 이후 쿼드 앰프의 기본으로 남았다. 그래서 이 제품은 쿼드의 옛 고향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사운드는 미국 앰프의 호쾌함과 달리 검소함, 조용함을 자랑하며 자연스러운 영국 사운드의 귀감이 되었고 브리티시 사운드라는 명칭이 이때로부터 시작되었다.

80-90년대까지 ‘당신은 아메리카 사운드 파인가, 브리티시 사운드 파인가’라는 그런 질문이 성행했는데, 시청기를 들어 보면 이해가 된다. 이들 국가의 분위기나 취향이 그대로 묻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앰프로 클래식 음악을 듣고 불만이 있으면 알려 주시오.’ 이것이 그 당시 쿼드 앰프의 광고 문구였다.

새롭게 설계된 부분은 본질적으로 진공관 정류가 아닌 실리콘으로 정류를 택했고, 출력은 순수한 클래스A로 실행된다. 회로 설계자들에게는 잘 알려진 ‘Walker's Acoustical’ 회로를 모델로 한 것이며, 특징은 출력 트랜스포머 1차 권선이 5극 출력관인 KT66의 캐소드에 연결된다는 것이다(요즘 제품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스크린 그리드와 다름). 또한 자동 바이어스이며, 포노단이 포함되어 있고 이 포노단은 ‘채널당 5개의 트랜지스터가 있는 간단하고 우아한 회로’라고 소개되어 있다. 게인은 MM 모드에서 42dB이고 MC 모드로 전환하면 62dB이다. 부품은 4개의 PCB에 내장되어 있는데, 하나는 입력 스위칭 릴레이용이고, 다른 하나는 작은 신호용 진공관 및 다양한 전원 공급 장치용 부품이 부착된 메인 보드이며, 나머지는 2쌍의 출력 진공관용이다.

처음에 이 제품을 들었을 때에는 다소 소극적인 맛이 있어서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에이징이 좀 된 상태로 재시청한 것인데 놀랍다. 에이징의 효과라는 것은 반도체보다는 진공관 제품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나며, 에이징이 될수록 오히려 소리가 나빠지는 기기도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들을수록 좋아진다! 이 제품에 대한 소감이다.

같은 영국 명문의 제품인 와피데일의 다이아몬드 12.2(이번 호 시청기) 스피커로 울렸는데 평상시 시청 곡 중 어느 곡을 들어도 맑고 매끄러우며 감미로웠다(동 스피커 리뷰기 참조). 마음에 드는 시청기를 만나면 애호가의 버릇대로 가격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기자에게 가격을 물었다. 이 가격대의 제품으로 이 수준을 넘어서는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가격 650만원   
사용 진공관 KT66×4, 12AX7×4, 6922EH×2   
실효 출력 25W(8Ω)   
주파수 응답 20Hz-20kHz(+0dB/-1dB)   
입력 감도 275mV, 2mV(MM), 200㎶(MC)   
THD 0.06% 
험 & 노이즈 -98dB 이상   
크로스토크 75dB 이상   
전압 게인 34dB   
크기(WHD) 31×20×38cm

58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8월호 - 589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