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audio MOON 26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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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audio MOON 260D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7.07 17:34
  • 2021년 07월호 (58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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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에 가장 모범적인 CD 플레이어

아직도 CD가 주류인 내게, 새로운 CD 플레이어는 항상 주목의 대상이 된다. 단, 아쉽게도 중급대 제품이 보기 힘들어서, 이 부분이 아쉽기만 하다. 그런 가운데 만난 심오디오(Simaudio)의 역작 MOON 260D는 여러모로 모범적이다. 심오디오 특유의 질감과 음질이 배경이 된 가운데, 여러 기능을 탑재한 부분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으며, 가격마저도 좋다. 적극 추천하고 싶다.

현행 CD 플레이어의 상황을 보면, 오로지 CD만 처리하는 계열이 있고, 여러 부가 기능을 더한 계열이 있다. 전자는 일체의 디지털 인/아웃이 없다. 오로지 아날로그 출력만 제공한다. 심지어 복사판 CD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쯤 되면 CD 순수주의자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기능이 더 풍부한 쪽에 시선을 돌린 것은, 아무래도 시장에서 제대로 된 단품 CDT를 구하기 힘들어진 상황 때문이다. 사실 양질의 DAC는 많다. 입력단도 풍부해서, PC라든가, 스마트 TV 등과 연결해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또 볼륨단까지 장착된 모델도 있어서 여기에 파워 앰프만 붙여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만일 마음에 드는 CDT만 발견되면, 이쪽 계열로 가볼 생각이었다. 그러다 이번에 260D를 만났다.

솔직한 심정을 말한다면, 정말 내가 찾던 콘셉트이다. 기본적으로 CDP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다양한 디지털 입력단을 제공한다. 심지어 디지털 출력단도 있다. 그만큼 CDT의 성능에 확신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심오디오는 단품 CDT도 판매한 바 있다. 평이 무척 좋았다. 그 기술이 어디 가겠는가?

일단 디지털 입력단을 보자. 무려 4개나 제공한다. 코액셜이 2개나 되고, USB B도 1개 제공한다. 내가 주목한 것은 옵티컬이다. 당연히 요즘 TV나 셋탑박스에 연결할 수 있다. 사실 요즘 4K가 기본인 스마트 TV는 가격대도 상당히 저렴해져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냥 드라마나 뉴스만 본다면 상관이 없지만, 만일 영화나 콘서트를 감상한다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미 스마트 TV 자체에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내장되어 있다. 특히, 유튜브의 다양한 콘서트 영상들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 그러자면 사운드가 따라와야 하지 않은가?

다시 말해, 기존의 CD 플레이어에다가 옵티컬 단자만 활용한다고 해도 내게는 감지덕지다. 구태여 분리형 CDT와 DAC를 꾸밀 필요도 없고,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이번 시청 시 확인한 것인데, 기기 자체도 묵직하고, 음에도 심지가 있다. 기본적으로 심오디오의 제품들이 주는 사운드 퀄러티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제품이다.

본 기의 중요한 덕목은 프로세싱 부분이다. 32비트 사양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샘플링이 중요하긴 하지만, 디지털 정보를 어떻게 전송하느냐 그 과정도 중요하다. 사양 자체를 높여서 처리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이 부분에 충실하게 설계된 것이다.

또 아날로그 출력단은 워낙 정평이 있어서, 굳이 언급이 필요 없을 정도다. 현재 동사는 2개의 CD 플레이어를 만들고 있는데, 650D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동사의 라인업을 보면 200대로 시작해서, 400대, 500대 등을 거쳐서 600대로 올라간다. 즉, 중간에 아무런 브리지 상품이 없이 곧장 하이엔드 제품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중간대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CD 플레이어가 바로 본 기 260D인 것이다. 하지만 그 선택은 절대로 틀리지 않다는 것을 직접 사용하면 알게 될 것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다인오디오의 컨투어 20i, 앰프는 아큐페이즈의 E-800을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1악장. 확실히 좋은 CD 플레이어로 들으면, CD 자체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음에 힘이 붙고, 심지가 있다. 골격이 확실하다. 묵직하면서 강력하게 때리는 맛이 있다. 왜 비싼 돈을 주고 계속 CD를 사 모으는지, 또 구태여 CD 플레이어를 사는지, 그 이유를 알게 해준다. 기본적으로 정보량이 많고, 처리 스피드가 빠르다. CD 안에 담긴 정보를 구석구석 일체 놓치지 않는 듯하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I Remember You’. 묵직한 베이스에 강력한 드럼의 타격감. 확실히 저역이 단단하다. 반면 보컬은 천사 같다. 온화하면서 유혹적이다. 배후에 흐르는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선율은 절로 마음을 들뜨게 한다. 보사노바 리듬 특유의 경쾌함에 어쿠스틱 기타의 신묘한 플레이가 엮여 전체적으로 대편성이면서 전혀 디테일을 잃지 않는다.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끌린다.

마지막으로 소니 롤린스의 ‘St. Thomas’. 가운데 뒤쪽 깊숙하게 드럼이 포진해 있다. 연주자의 거친 숨소리도 포착된다. 그 앞에 위치한 테너 색소폰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완전히 이쪽을 장악한다. 베이스는 매우 깊고 선명해서 깜짝 놀랐다. 녹음 공간의 홀 톤까지 재현된다. 드럼 솔로에 이르면 불꽃이 튀는 에너지가 무척 뜨겁다. 얼굴이 후끈 달아오를 정도다. 확실하게 CD에 담긴 정보를 처리하면서, 가격적인 메리트까지 갖고 있어서, 롱 타임 베스트셀러가 될 전망이다.


가격 390만원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2, USB B×1  
디지털 출력 AES/EBU×1,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SimLink 입·출력 지원  
주파수 응답 2Hz-100kHz(+0, -3dB)  
THD 0.005%
다이내믹 레인지 120dB  
S/N비 120dB  
채널 분리도 116dB  
아날로그 출력 2V  
출력 임피던스 75Ω
크기(WHD) 42.9×8.6×33.3cm  
무게 7.5kg(Ship)

588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7월호 - 5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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