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en Oscar D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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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en Oscar Duo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7.07 17:11
  • 2021년 07월호 (58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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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텐, 궁극의 북셀프를 향한 힘찬 도전

약 10년 전쯤, 모처에서 10개 이상의 북셀프 스피커를 한곳에서 들은 적이 있다. 조건을 평등하게 만들기 위해, 시청 내내 소스기와 앰프는 고정되었다. 물론 일부 기기는 매칭 문제로 손해를 봤을 수도 있다. 아무튼 그 결과를 보면, 적어도 내 취향으로는 당시 마르텐(Marten)에서 발매한 듀크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이번에 만난 오스카 듀오(Oscar Duo)가 바로 그 혈통을 계승하고 있다. 당연히 기대감이 증폭될 수밖에.

한때 나는 세라믹 드라이버를 신의 선물이라 표현한 적이 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물론 이것이 무조건 최고라고 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최상의 수준에 있는 몇 개의 드라이버에 포함된다고 본다. 그것은 확신할 수 있다. 이 드라이버의 강점은 내부 댐핑력이 뛰어나고, 가벼우면서 또 단단하다. 공진을 억제하는 부분에서 정말 탄복할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한때 난다긴다하는 회사들이 수도 없이 도전했지만, 그 최종 승자 중 하나가 마르텐임은 절대 부인하지 못한다. 그리고 듀크의 업적을 뛰어넘는 마스터피스를 이참에 내놨으니, 여러모로 탄성이 나온다.

본 기는 육안으로 봐도 그리 크지 않다. 폭이 겨우 20cm에 불과하고, 높이도 40cm 정도다. 전형적인 북셀프 타입이며, 그것도 소형기에 속한다. 하지만 북셀프에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가볍게 넘어서고 있다. 일단 주파수 대역. 아마 대부분의 북셀프가 50Hz-20kHz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이게 표준이다. 한데 이 7인치짜리 세라믹 드라이버는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놀랍게도 37Hz까지 내려간다.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당연히 대편성 오케스트라나 오페라도 무리가 없으며, 격렬한 헤비메탈도 가볍게 커버한다.

참고로 오스카와 파커 시리즈의 일부 신작 유닛은 스캔스픽, 비파 엔지니어 출신인 프랭크 닐슨이 설립한 덴마크 데니시안 오디오와 공동으로 디자인했다고 한다. 이 데니시안 오디오가 SB 어쿠스틱스 드라이버도 설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특주 드라이버 제작을 SB 어쿠스틱스에 의뢰하게 된 것이다.

또 놀란 것은 무지막지한 디테일 묘사 능력에 출중한 다이내믹스. 마치 엄청난 마력을 자랑하는 스포츠카가 시속 3-400km를 가볍게 주행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그것도 커브가 많은 도로에서 말이다. 미니멀한 외관을 갖춘 디자인에 담긴, 말도 못할 고성능 드라이빙 능력은 일단 들어보면 탄복하게 되어 있다. 북셀프에서 이 정도 사운드가 나온다는 면은 아무리 생각해도 놀랍기만 하다.

이를 위해 설계자 레이프 올로프슨은 크로스오버 설계 시 되도록 간단한 차수를 선택했다. 평탄한 특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차수를 높여 복잡한 설계를 지향하는데, 그럴 경우 디테일과 다이내믹스에서 손해를 본다. 과감히 세라믹 드라이버의 퍼포먼스를 믿고 되도록 간략한 오더를 선택한 것이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도 적극 동의한다. 계측으로 얻어진 그래프의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직접 음악을 듣고 거기서 받은 인상을 기반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참고로 레이프는 엄청난 음악광이며, 마케팅과 경영을 담당하고 있는 그의 형은 아마추어 밴드의 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 둘은 정기적으로 레코딩 세션을 주관하기도 한다. 이런 경험과 감각이 본 기에 충분히 담겨 있는 것이다.

본 기를 선택할 때 일종의 옵션으로 제공되는 스탠드가 있다. 그냥 옵션이 아니다. 필수다. 되도록 나는 북셀프의 경우, 제짝 스탠드를 권한다. 당연하지 않은가? 본 기의 감도는 6Ω에 86dB. 만만치 않은 감도지만, 스피커 자체가 어떤 신호에서도 3.1Ω 이하로 떨어지는 법이 없어서 실제 구동은 용이한 편이다. 메이커는 150W 정도를 제안하지만, 100W 정도면 무난하다고 본다. 싱글 와이어링이며, 단자는 WBT 넥스트젠. 가히 탁월한 선택이라 하겠다.

본 기의 시청은 신반포로에 위치한 하이탑AV에서 진행되었는데, 매칭 시스템으로 인티앰프는 매킨토시의 MA9000, CD 플레이어는 야마하의 CD-S3000을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치메르만 연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원곡이 갖고 있는 멜랑콜리한 느낌이 잘 살아 있다. 초반에 등장하는 피아노 타건의 강도가 멋진 계조 표현으로 나타나고, 배후의 오케스트라는 장대하며 우아하다. 무대 연출력도 상당하다. 그 넓은 공간을 음성 정보로 가득 채우고 있다. 단원 하나하나의 표정이 보일 정도로 극강의 해상력을 자랑한다.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S Wonderful’. 일단 더블 베이스의 움직임이 또렷하다. 정말로 깊고, 강력하다. 어디 구석에 서브우퍼를 숨겨놨나 싶을 정도다. 당연히 탄탄한 리듬 섹션이 나오고, 복잡한 악기 구성도 술술 풀어낸다. 다소 섹시하면서, 감촉이 좋은 보컬은 본 트랙의 백미. 여기에 간결한 피아노 음까지 더해지면, 지복의 경지에 다다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튼과 B.B. 킹이 함께 한 ‘Key To The Highway’. 기타의 달인 둘이서 어쿠스틱 기타로 배틀이 붙는다. 스트로킹과 솔로 등의 모습이 정교하게 포착된다. 중앙에 위치한 드럼과 베이스는 압도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정말 깊이 떨어진다. 북셀프의 한계를 가볍게 넘어선다. 확실히 최신의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하이 퀄러티의 스피커라 하겠다. 가격을 생각하면 절로 탄성이 나오는 제품이다.


가격 1,300만원(전용 스탠드 포함)  
구성 2웨이  
사용유닛 우퍼 17.7cm 세라믹, 트위터 2.5cm 세라믹  
재생주파수대역 37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500Hz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임피던스 6Ω  
크기(WHD) 20×40×32cm  
무게 1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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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7월호 - 5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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