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eth Monitor 40.3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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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beth Monitor 40.3 XD
  • 김남
  • 승인 2021.05.11 11:16
  • 2021년 05월호 (58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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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거대한 하베스의 세계, 그 문을 열다

지금 하베스 포럼 사이트가 좀 시끄럽다. 바로 시청기 때문이다. 하베스는 1998년에 모니터 40을 처음 발표했다. 그 뒤로 2008년에 모니터 40.1이라는 새 버전을 내놓았는데,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모니터 40을 적절하게 구동하려면 상당한 앰프가 필요하고 구동이 다소 어려웠다는 불만이 있었고, 그 때문에 감도를 84dB/W/m(4Ω)에서 85dB/W/m(6Ω)으로 올렸고, 유닛도 새로 만들어 개량품 40.1을 내놓은 것이다. 또 몇 해 지나 모니터 40.2로 버전업했는데, 그때도 논란이 있었다. 완전히 재설계된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를 채용, 위상 및 전환 주파수에서 최적화되었다는 다소 어려운 명목을 내걸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약간이긴 하지만 전작보다 상세해졌고 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이제 그것으로 완성되었는가 싶었더니 예상을 깨고 모니터 40.2 40주년 기념 모델이 나오고, 또다시 40.3 XD이라는 새 버전이 나온 터이니 포럼의 주요 논쟁은 대체 40.2와 40.3의 차이가 뭔가라는 것으로 이어진다.

엔지니어의 개발 명목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발 쪽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는 것은 좀 바보스러운 일이다. 악수하고 덕담 몇 마디 듣고 와서 단독 인터뷰, 그 제작사를 방문해서 엔지니어를 직접 면담했다, 훌륭하다, 해 봐도 나중에 보면 무책임한 제품이 하나둘 아닌가.

설명서에 의하면 이 새 버전은 뛰어난 사실감, 저음 대역의 확대감, 투명도의 증가 등이 뚜렷하며 듣는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청취 환경의 적응성 확대는 물론 전체적으로 정확도가 높아졌고 감정적으로 더 친근해졌고 구동도 더 쉬워졌다는 것이다. 사실 오랫동안 모니터 40을 써 오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이런 설명의 진위를 구별하기는 불가능한 수준인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개발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없다. 분명히 뭔가 더 달라진 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내놨을 터이다.

포럼의 글 하나에 의하면 중음역이 좀더 세밀해졌고 트위터가 좀더 아래쪽으로 재생되며 역동적인 부문의 향상, 약간 작은 방에서도 사용하기 적절하다는 것이 그나마 정답으로 나와 있다. 가장 훌륭한 명답은 새로 하베스를 구입하려면 당연히 새 버전을 구입하라는 것이다.

사실 이런 식으로 리뷰기가 많은 것도 상대가 하베스일 경우 가능한 것이다. 하베스의 최상위 기종이자 BBC 모니터 LS5/8을 잇는 유일한 혈통, 방송용 대형 모니터의 왕좌, 그런 수식이 모니터 40에 걸려 있은 지 오래된다.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이 이 모니터 40에 걸려 있는 것이니 하베스 당원도 아닌 주제에 공연히 왈가불가 아는 체도 안 되고 비판은 더더욱 안 될 것이다.

‘하베스는 엔지니어링 회사이지 마케팅 회사가 아니다.’ 1977년에 창립된 하베스를 1986년에 앨런 쇼(Alan Shaw)가 인수하면서 이런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그 전통과 자부심을 그대로 유지해서 현재의 하베스 신화라는 것을 이룬 셈이다.

하베스는 래디얼이라는 폴리프로필렌 콘을 능가하는 폴리머 복합체 재질의 콘을 개발해서 유명세를 얻었는데, 이 스피커에는 더 성능이 진화된 20cm 크기의 래디얼2 미드레인지가 사용되었다. 우퍼는 30cm 크기의 자사제 폴리프로필렌 콘 우퍼이고, 즐겨 사용하던 시어스의 소프트 돔 트위터도 개선되었고 능률도 올렸다.

하베스의 또 하나 범접할 수 없는 특징은 인클로저의 독창성이다. 사면과 상·하면이 모두 두께를 달리해 통 울림을 적절하게 제거하거나 활용하는 스피커는 하베스밖에 없다. 그냥 간단히 보이는 통이 아니며 그 맑고 우아한 컬러도 다른 스피커에서는 쉽게 볼 수가 없는 수준인 것이다.

소리 역시 맑으면서도 온화하고, 깊이감과 웅대함이 서려 있다. 예전 빈티지 시절 탄노이 스피커처럼 분명히 하베스 사운드라는 것이 있어서 나는 웬일인지 하베스 스피커를 사용하는 사람을 보면 다소의 존중심을 금할 수가 없다.

처음 연결해 본 앰프는 체코에서 온 고급기로, 블록 오디오의 라인 & 파워 블록 SE 프리앰프와 모노 블록 SE 파워 앰프. 양쪽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맑으면서도 밀도가 짙고 실키한 음색이 환상적. 음장감 등도 나무랄 데가 없어서 다소 얄미울 정도의 수준을 보여 준다. 그보다 훨씬 저가 제품인 트라이곤의 인티앰프 엑스액트로 바꿔 본다. 몇 십 분의 1 수준이라 언밸런스 매칭이지만 결과는 놀랍다.

원래 처음의 하베스 모니터 40은 대출력 앰프를 써야 하는 태생적 결함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이제 시청기는 잘 만든 소출력 앰프로도 잘 울린다. 투명도, 해상도, 선명도, 개방성, 이미징, 낮은 채색, 그런 개별적 항목을 들이대도 어느 항목에서도 약점을 찾기 힘든, 매우 높은 A클래스의 세계가 열린다. 실로 거대한 하베스의 세계, 그 문을 열고 있는 제품이다


가격 2,00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0cm, 미드레인지 20cm RADIAL2,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0kHz(±3dB)  
임피던스 6-8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파워핸들링 650W  
크기(WHD) 43.2×75×38.8cm  
무게 3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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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5월호 - 5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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