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n Klimax LP12
상태바
Linn Klimax LP12
  • 장현태
  • 승인 2021.05.10 16:02
  • 2021년 05월호 (586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어링 업그레이드를 통해 LP12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다

요즈음 디지털 시대에 오디오를 시작한 오디오 마니아들이 린 브랜드를 떠올리면 클라이맥스 DSM, 매직 DSM과 같은 디지털 스트리밍 플레이어에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동사의 역사를 살펴보면 영국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아날로그 플레이어 전문 브랜드인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동사의 손덱 LP12 턴테이블은 아날로그 플레이어들 중 가장 인기를 얻으며 꾸준히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는 대표 모델이다. 손덱 LP12는 1972년에 첫 모델이 출시되었고 40년 넘게 변함없이 동 모델이 출시되고 있으며, 어떤 아날로그 플레이어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80년대를 기억해 보면 LP12는 가장 가지고 싶은 턴테이블 모델에 항상 손꼽힐 정도였고, 턴테이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기도 하다. 그만큼 현재 린 브랜드의 존재 가치를 만들어 준 핵심 모델이다. 그리고 LP12는 오랜 역사를 이어 온 만큼 모듈 방식으로 개발된 업그레이드 부품들이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워낙 다양한 모듈 옵션이 있는데, 크게 나누면 베이스를 시작으로 내장 또는 외장형 전원부, 서브 섀시, 포노 앰프, 하판의 선택과 함께 톤암과 카트리지 그레이드에 따라 완전한 커스텀 스타일의 LP12로 완성할 수 있다. 현재 라인업에서는 옵션의 조합과 구성을 통해 3가지 모델을 소개하고 있는데, 플래그십인 최고급 사양의 클라이맥스 LP12를 시작으로 미들 클래스의 아큐레이트 LP12와 보급형 매직 LP12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번 리뷰에서 사용된 모델은 플래그십 모델인 클라이맥스 LP12를 기본으로 Keel 서브 섀시와 전원부는 외장형의 Machined Radikal(클라이맥스 인클로저), 포노 앰프는 바닥 섀시와 일체형 구조의 Urika로 구성된 조합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톤암은 Ekos SE, 카트리지는 Kandid로 세팅된 버전으로, 손덱 LP12의 최고급 사양으로 생각하면 된다.

무엇보다 이번 리뷰의 핵심은 새롭게 출시된 카로우셀(Karousel) 베어링을 장착했다는 점이다. 린으로는 거의 40년 만에 베어링 축을 변경했고, 기존 올드 제품까지도 모두 교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리뷰를 위해 필자가 베어링 킷을 전달받아 직접 업그레이드와 다시 세팅을 진행했고, 단순히 듣는 리뷰가 아닌 카로우셀 베어링 사용 전·후 비교를 통해 LP12의 업그레이드된 사운드 성향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카로우셀 베어링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겠다. 이 베어링은 싱글 포인트 베어링 방식으로 공학적인 해석을 통해 더욱 정밀하고 안정적인 회전을 위해 탄생되었다. 외관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되었고, 내부는 스핀들 팁과 베어링 베이스 마찰 감소를 위해 다이아몬드와 같은 탄소 코팅을 해 노이즈 플로어를 감소시켰다. 베어링 하단은 축 베어링을 받쳐 주는 스러스트 패드를 적용했으며, 전체적으로 견고함과 안정감을 강조한 구조를 통해 플래터의 회전을 개선시켰다. 또한 베어링을 서브 섀시에 장착하는 방식도 변경되었다. 구형 베어링은 3개의 볼트 체결 방식이었지만, 신형은 베어링과 서브 섀시를 너트 타입의 탑 캡으로 완전히 견고하게 밀착시켜 고정할 수 있다.

가장 궁금한 점은 바로 축을 잡아 주는 베어링의 변경이 얼마나 소리를 바꾸겠느냐는 것. 카로우셀 베어링의 적용은 턴테이블의 핵심 부품이 변경된 만큼 사운드의 변화가 상당히 컸는데, 무엇보다 LP12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상당히 개선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변화를 준 포인트들을 요약해 보겠다. 동일한 음반을 카로우셀 베어링 장착 전·후로 사운드를 비교했는데, 크게 3가지 포인트에서 변화를 파악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중·저역의 분리도가 바뀌었다. 둔탁하고 중·저역의 구분이 쉽지 않았던 부분들에 개선 효과가 있었는데, 수잔 웡이 부른 ‘You've Got a Friend’를 들어 보면 이 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세션 악기 중에서 베이스와 드럼 영역이 특히 아쉬웠는데, 상당히 깔끔하게 분리되어 곡의 리듬감이 더욱 잘 표현되었고, 수잔 웡의 목소리의 투명도 역시 좋아졌다.

두 번째로 회전 시 발생되는 소음이 줄었다. 사실 가장 힘든 변화이기에 큰 기대를 안 했던 부분이었는데, 의외의 정숙함을 만날 수 있었다. 잔잔한 독주곡으로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 연주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프렐류드를 들어 보면 잔잔한 첼로 선율의 배경에서 들렸던 회전 소음이 상당히 정숙해졌고, 덕분에 첼로 질감이 더욱 부각되었다. 이 부분은 싱글 포인트 베어링의 완성도가 높아졌음을 바로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세 번째로 에너지가 부가되면서 스테이지가 넓어졌다. 누구든지 LP12에 넓은 스테이지나 다이내믹을 크게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신 녹음의 LP들이 많이 등장하는 최근 트렌드에서는 이 부분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바로 대편성 곡에서 확실한 업그레이드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를 야쿱 흐루샤가 지휘하는 밤베르크 심포니의 연주로, 최신 퓨어 아날로그 레코딩의 다이렉트 컷으로 제작된 45회전 LP를 통해 비교해 보았다. 주제 테마에서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엄청난 에너지가 동시에 울려 퍼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금관의 울림에서 빠른 속도감과 에너지 넘치는 과감한 재생으로 넓은 스테이지와 다이내믹을 만날 수 있었다.

정리해 보면, 하이파이 오디오 중에서도 아날로그 플레이어는 조금의 변화에도 사운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떤 것보다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특히 턴테이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베어링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영역이다. 그만큼 LP12에 새로운 카로우셀 베어링의 적용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변화다. 특히 30-4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던 올드 모델 사용자들의 경우 이번 베어링 업그레이드는 관심을 가지게 되는 핵심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스테디셀러로 지난 반세기 가까운 시간을 책임졌던 LP12는 다시 한번 핵심 부품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부흥과 함께 다음 반세기를 다시 한번 책임질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 3,800만원(Machined Radikal, Urika)  
속도 듀얼 스피드 33, 45RPM  
크기(WHD) 44.5×14×35.6cm

Radikal   가격 1,100만원(Machined)
Urika   가격 580만원
Ekos SE   가격 800만원
Kandid   가격 590만원
Karousel Bearing   가격 150만원

58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5월호 - 586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