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o Em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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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o Emerald
  • 신우진
  • 승인 2021.05.10 13:37
  • 2021년 05월호 (58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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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eted Scenes from The Cutting Room Floor>
MVLP1003
녹음 ★★★★★
연주 ★★★★★

<The Shocking Miss Emerald>
MVLP1010
녹음 ★★★★★
연주 ★★★★★

<Acoustic Sessions Part 1 & 2>
GMCD092
녹음 ★★★★★
연주 ★★★★★

<Emerald Island EP>
GMCD093
녹음 ★★★★★
연주 ★★★★★

 

네덜란드 출신의 레트로 스윙이라는 비인기 장르(물론 나는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만)의 여성 보컬을 우리가 접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워낙 비주류 재즈에 속하는지라 마음에 드는 연주자를 발견해도 음반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지속적으로 음반을 낼 정도로, 아니면 우리나라에 꾸준히 소개될 정도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해 몇 장 발매하고는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오늘 소개하는 이 여성 보컬은 매우 특이한 케이스로 국내에 알려졌고, 이렇게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전 앨범을 재판매할 정도로 국내에서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2013년 당시 최고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가요제에 막 떠오르는 봉투를 뒤집어쓴 프로듀서 겸 작곡가가 나타났다. 보고 있던 나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국내에서 저렇게 어린 나이에 100년 전쯤의 감성을 가진 스윙 재즈를 저렇게 수준 높게 만들다니…. 게다가 이미 독특한 리듬을 가진 기존 곡들도 그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더더욱 놀라게 되었다. 하지만 나의 놀라움은 채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모두 표절이었다는 사실로 끝이 났다. 한 곡 한 곡 비교하면서 들어 보았는데 프로듀싱이나 녹음이 표절곡이 더 뛰어나긴 했지만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아무튼, 사과와 공동 저작권 등록이라는 애매한 결론이 났고, 대신 우리들은 카로 에메랄드라는 알려지지 않을 뻔한 가수를 알게 되었고,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레트로 재즈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시 카로 에메랄드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네덜란드 아버지와 카리브해에 위치한 네덜란드령 아루바 자치국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카로 에메랄드가 풍기는 묘한 이국적인 분위기는 이 같은 뿌리를 가진 점 때문으로 보인다. 2010년 데뷔 앨범인 <Deleted Scenes from The Cutting Room Floor>가 나오자마자 바로 네덜란드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고, 2집인 <The Shocking Miss Emerald>를 통해 미국, 영국 등 국외에도 인기를 얻게 되었다. 표절 논란이 된 곡은 거의 이 음반에 들어 있다. 음반 한 장으로 국내 가수의 몇 곡의 히트곡이 나올 만큼 이들 음반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 그 후 몇 년 전 발매한 EP 앨범인 <Emerald Island EP>와 기존 음반에 대한 어쿠스틱 버전이 있다. 어쿠스틱 버전은 최신 리메이크인 만큼 전작보다 오히려 더 뛰어난 녹음 상태와 자연스러움으로 진짜 레트로적인 느낌을 주며 높은 완성도를 가진다. 더욱 이번 발매 앨범은 파트 1, 2 통합 본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가성비도 매우 높다. 모두 이렇게 네 앨범이 재발매된다.

아쉽게도 지난 십 년간 레트로 스윙의 여왕이라는 호칭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작품 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카로 에메랄드의 개인적인 이유도 있고, 앞서 말했듯 비인기 장르라는 특수성도 있을 듯 보이고, 나로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 접해 보지 못한 본지 독자라면, 초기 가장 원초적인 재즈 리듬에 실려,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화려하게 펼쳐지는 레트로 스윙의 매력에 취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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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5월호 - 5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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