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 IN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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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INT-25
  • 김남
  • 승인 2021.04.09 17:48
  • 2021년 04월호 (58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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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엔디드 클래스A 앰프의 아름다우며 사실적인 사운드

INT-25는 클래스A 앰프의 명가 패스에서 내놓은 주목할 만한 신형 인티앰프로, 패스는 이외에도 현재 INT-60과 INT-250 2기종의 인티앰프 제품이 있다. 시청기는 출력을 낮추면서도 성능 만점의 신기종이며, 전작의 다운 사이즈가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설계라는 것을 천명하고 있다. 이만하면 패스의 정통 사운드를 보다 낮아진 가격대로 즐기시길 바란다는 그런 목적일 것이다.

넬슨 패스는 사진으로 보면 백발에 뒤덮인 노인장인데, 현재도 꾸준히 새로운 설계에 도전하고 있는 것은 그가 타고난 앰프의 장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장인이 몇 분 있다. 우리나라 피아노 조율 명장 1호는 현재 예술의 전당에 근무하고 있는데, 80대 중반의 나이로 그 분의 한마디가 오디오 애호가로서 가슴에 새겨둘 만하다. ‘조율이란 단지 몇 개의 화음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다른 음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다. 서로 똑같이 양보해서 음을 결정하는 것.’ 모름지기 오디오 기기 제작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경구이다. 마치 평탄한 주파수라는 의미일 것이다.

넬슨 패스가 좀 특이한 장인이라는 것은 그의 초기 제품의 회로를 일찌감치 공개해서 세계적으로 아마추어들이 복각품을 만드는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고, 다양한 DIY 제품을 인터넷에 공개한 괴짜이기 때문이다.

가끔 제작사를 방문, 엔지니어를 만나고 온 경험담 중에 장본인의 한마디에 몹시 감복해 인터넷에 크게 자랑하는 리뷰어도 있지만, 세계적으로도 학구적으로 대접하고 싶은 엔지니어는 사실 그렇게 많지가 않다. 신개발이라고 주장한 제품도 10여 년 지나고 보면 허점투성이가 많은 것이다. 물론 패스의 제품도 모두 훌륭한 것은 아니다. 그중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도 있고 실패한 제품도 있다. 그러나 그의 제품 수준은 확실히 어딘지 모르게 남다르며, 40년 가까이 앰프 한 종목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그 자세는 우리 세대의 진정한 오디오 장인으로 아껴야 할 유산일 것이다.

그의 제품 중 퍼스트와트의 경우, 일맥상통하고 있는 것은 싱글엔디드 3극관 진공관 앰프 같은 콘셉트를 여러 종류의 FET 기반 반도체들로 설계, 클래스A에 출력은 낮지만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사실적인 음을 추구해왔다는 점을 우선 거론할 수 있겠다. 특히 진공관이나 다름없는 동작 특성을 자랑하는 VFET로 설계해 새로운 사운드의 영역을 개척한 장본인인 것이다.

시청기는 지난 2018년 발표한 25W 출력의 XA-25라는 새로운 파워 앰프를 기반으로, 여기에 INT-60의 프리앰프 회로를 통합한 것으로, XA-25와 크기와 무게는 거의 동일하다. 그리고 INT-25는 INT-60보다 출력이 낮지만(25W/60W) 댐핑 팩터는 훨씬 높다(150/500). 또한 상위 모델보다도 더 효율적이며 간결해진 증폭 단계, 스피디하며 대역폭의 확장 등에서 훨씬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작지만 더 고성능이 된 스포츠카 같은 셈이다. INT-25는 싱글엔디드로 설계된 출력단에 맞춰 입력부터 출력까지 모든 회로는 싱글엔디드 구성. 정통 오리지널 앰프답게 XLR 입력 같은 것은 없으며 RCA로 된 입력 단자가 3개 있는 것이 전부이다. 볼륨 컨트롤도 마찬가지. 기존의 볼륨 부품이나 볼륨 IC 같은 소자를 쓰지 않고 순수 저항으로 만든 자체 볼륨 회로를 썼다.

INT-25는 생김새도 몹시 단아하다. 브러시드 알루미늄 섀시의 묵직한 촉감, 볼륨 레벨의 위치만 알려 주는 작은 디스플레이, 파워 온 버튼, 3개의 입력 선택 버튼, 음소거 버튼 및 리모컨용 IR 창뿐이다. 뒷면도 단출하기 짝이 없다. 매우 깨끗하고 최소한의 장치만 구비하고 있어서 아날로그 기기의 향취가 만점이다.

최근 들어 스트리밍 뮤직 서비스에 반기를 드는 듯한 정통 앰프들이 여기저기서 등장하고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편의성만 추구하는 현상에 반기를 드는 것인지 모르겠다. 크고 작은 몇 기종의 스피커와 연결해서 소리를 울려 본다. 아무래도 출력이 낮은 만큼 감도는 다소 높을수록 유리할 것이라는 것은 상식. 사운드의 특징은 확실히 우아하고 미려하기 짝이 없다. 클래스A의 장점이 그대로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섬세하고 상냥해서 마음까지 포근하게 가라앉는다. 전형적인 고급 기기의 소리인 것이다. 패스의 오랜 전통과 신뢰도가 있어서 더욱 호감이 가는 그야말로 A급 인티앰프.


가격 1,100만원  
실효 출력 25W, 클래스A  
아날로그 입력 RCA×3  
게인 29/35dB  
볼륨 컨트롤 63dB(1dB Steps)  
크기(WHD) 43.1×15.2×44.1cm  
무게 22.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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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4월호 - 5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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