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oll IN80 Sig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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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ll IN80 Signature
  • 김남
  • 승인 2020.12.09 14:30
  • 2020년 12월호 (58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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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진솔하게 만든 듬직한 인티앰프

코로나 전쟁에 나라 안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의 전 국민이 처음부터 마스크를 솔선해서 써 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을 보면 하루 수만 명씩의 환자가 발생해도 끄떡하지 않고 거리나 실내에 온통 ‘노 마스크’가 넘친다. 기이한 일이다. 국민성이 이토록 다른 것이다. 그런 시각은 오디오에서도 더 간단하게 나타난다. 유럽은 음악이나 오디오 기기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스피커라고 하면 자그마한 소형기, 앰프는 당연히 인티앰프가 보편적이다. 미국도 할리우드 지역, 뉴욕 등을 제외하면 마찬가지라는 것이고, 일부 호사가들이야 어느 지역에나 소량 존재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세계의 명연주자들도 서구에 몰려 있고 음악의 생활화 지수도 대단히 높다. 빈의 신년 음악회는 몇 해 전 예약이 마감된다. 우리나라도 오디오 팬이 굉장히 많지만 정작 각 지역 음악회장마다 거의 무료에 가까운 연주들이 많이 있지만 썰렁함에 가깝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현상이다. 근래에는 트롯 열풍이 거세기 짝이 없다. 음악의 본질이 굳건한 터전 위에서 그런 유행 음악이 성행한들 이상할 것도 없지만 허약하기 짝이 없는 본격 음악의 터전에서 그런 현상이 일고 있는 것이니 달갑지만은 않다. 그런 인구는 결국 본격 음악이나 오디오 발달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데 지나친 우려일까?

프랑스에서 들여온 이 시청기를 보면서 새삼 종잡을 수 없는 국내 오디오 시장에 대해 연말의 단상이 떠오른다. 잘 만든 인티앰프나 소형 스피커를 마주 대할 때마다 느끼는 소회 같은 것이다.

아톨은 1997년 프랑스에서 창립, 별로 연혁이 길지 않다. 그리고 우리가 알 만한 대단한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고가의 하이엔드를 추종할 수밖에 없는 애호가의 속절없는 표현이지만, 이런저런 분위기상 프랑스의 그저 그런 저가의 오디오를 만드는 생산업체라고만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많은 자료를 찾아보니 저가격으로 최상의 음질에 도전한다는 것이 이 메이커의 소신이고, 그와 함께 절대 해외에 생산을 맡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프랑스 안에서 만든다는 것을 공언하고 있어서 평범한 리뷰어의 한 사람으로서 다소 부끄러워진다.

프랑스에 유학을 와 있는 한 공학박사의 짧은 글이다. ‘프랑스 언론은 민족주의 성향이 다분하기 때문에 별로 믿지 않는다. 한 언론에서 이 제품에 대한 근사한 리뷰기가 있어 읽었지만 믿지 않았다. 내가 써 보니 중역 이상은 괜찮은 편인데 저역은 신통찮고 전체적으로 만듦새도 약점이 많다. 그런데 사용하다 보니 놀랍게 소리가 변해서 다시 설명서를 뒤적여 본즉, 필수 에이징 타임이 100-200시간이라고 적혀 있어 깜짝 놀랐다. 지금은 저역도 만족스럽고 사운드의 품질로 따진다면 이보다 2배 비싸다고 해도 기꺼이 구입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에이징 타임을 지키지 않은 상태로 시청기를 울렸다는 것을 밝힌다.

외부로 보면 사실 평범하다. 아톨의 종전 모델보다는 섀시가 아름답고 마감이 잘 되어 있어 상당히 세련되어 보인다는 정도의 변화가 있을 뿐이다. 내부에는 MOSFET 기반 위에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회로가 구성되어 있으며, 340VA의 큼지막한 토로이달 트랜스가 장착되어 있고, 알프스의 고품위 전동 볼륨, 위마 MKP 커패시터가 적용되어 있다. 그밖에 헤드폰 단자, 테이프의 인·아웃 단자도 마련되어 있다. 프리 아웃 단자가 2계통으로 이 경우 2대의 파워 앰프, 혹은 서브우퍼를 연결할 수도 있다. 포노 앰프와 DAC는 선택 사항이다. 그 외에는 별로 두드러진 장점이 없는 보통의 제품으로 보인다.

시청기를 상당히 강력한 앰프를 필요로 하는 이번 호 시청기인 어셔의 댄서 미니-X 다이아몬드와 미션의 LX-1 MKⅡ로 연결해 본다. 감도는 각각 87, 86dB로 모두 소형 스피커이지만 다소 낮은 편이다. 시청기는 80W 출력에 일반적인 가격대의 제품인데,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소리를 울렸을 때 우선 맑고 섬세한 음감이 첫 번째이고, 그러면서도 맑은 구름처럼 자연스러웠다. ‘고급 프랑스 와인처럼 따뜻하고 풍성하면서도 베이스는 단단, 그런 것 때문에 저음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그런 외지의 평가와 함께 ‘음성은 최고의 하이엔드에 필적하며 특히 여성 보컬이 뛰어나다. 정확성도 뛰어나며 악기와 연주자의 윤곽이 깨끗해서 3D 홀로그래픽도 맛볼 수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상당한 제품인 것이 확실하다. 좀더 들어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굴뚝같다.


가격 148만원  
실효 출력 80W(8Ω), 120W(4Ω)  
아날로그 입력 RCA×4  
프리 아웃 지원(2)  
바이패스 지원  
테이프 입·출력 지원  
주파수 대역 5Hz-100kHz  
S/N비 100dB  
입력 임피던스 357㏀  
감도 100mV  
토탈 커패시터 31,474㎌  
파워 서플라이 340VA  
헤드폰 출력 지원(6.35mm)  
크기(WHD) 44×9×30cm  
무게 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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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12월호 - 5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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