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ben CS10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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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n CS1000P
  • 장현태
  • 승인 2020.05.17 02:25
  • 2020년 05월호 (57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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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디자인 안에 담긴 빛나는 음악성

전통적인 일본 진공관 앰프 브랜드 중에서 레벤은 한국에서 제법 많은 마니아 층을 형성했고, 이제는 주요 제품들이 종종 눈에 띈다. 동사의 제품 중 주목할 대표 모델은 뭐니 뭐니 해도 인티앰프인 CS300, CS600으로 사운드의 완성도가 높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동사 제품 콘셉트는 우드가 접목된 고풍스러운 디자인이 중심이 되어 편안한 아날로그적인 향수를 자아내며, 올드 스타일 진공관 앰프의 로망을 느끼게 한다. 특히 동사의 사운드를 접해 보면 타 일본 브랜드와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적인 사운드 정서와도 잘 어울려 인기가 더욱 높은 편이다. 레벤의 중심에 효도 씨가 있는데, 그는 오랜 엔지니어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혼을 레벤 제품에 담았으며, 전통적인 일본 진공관 앰프 명인의 계보를 이어받은 앰프 장인이기도 하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CS1000P는 레벤 제품 중에는 가장 출력이 높은 파워 앰프라고 할 수 있는데, 본격적으로 CS1000P의 면모를 살펴보겠다. 디자인은 고풍스러운 스타일로 전면과 후면은 사선으로 벤딩이 이루어져 각종 버튼과 단자들의 조작이 손쉽다. 측면은 우드 데코가 부착되어 기존 레벤 제품의 우드를 접목한 디자인과 통일성이 강조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진공관 앰프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고풍스럽고 군더더기 없는 정갈함이 돋보인다.

사용한 출력관은 KT120으로 채널당 2개씩 푸시풀 구동하고 있는데, 이 출력관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KT88의 부족한 출력을 채워 주면서 최근 유행하는 KT150보다는 음악성이 돋보이는 출력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KT120 이외에도 호환 가능한 출력관이 많은데, KT88, KT66, 6550, KT77, EL34 등 다양한 출력관으로 변경해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고정 바이어스 방식을 채택했으며, 좌측에 바이어스 조정부를 별도로 만들어 두었고, 바이어스 미터를 장착해 바이어스 값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부가 기능으로 후면에 있는 출력 모드 실렉터 스위치를 통해 출력관 결선을 5결 또는 3결 방식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펜토드 모드는 5결 방식으로 100W의 출력이며, 트라이오드 모드는 3결 방식으로 3극관 같은 음색을 경험할 수 있고 70W 출력이다.

CS1000P는 파워 앰프지만 입력부에 알프스 사의 41스텝 디텐트 타입 볼륨이 장착되어 게인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프리앰프 게인이 높은 경우 적정 레벨로 줄여서 사용 가능하며, 소스 기기와 직접 연결해 프리앰프 없이도 간단히 사용 가능하다. 또한 후면 스피커 바인딩포스트 사이에는 출력 임피던스 실렉터가 장착되어 있어 4, 6, 8, 16Ω을 선택할 수 있다.

이 파워 앰프는 기본기에 충실한 만듦새가 일품인데, 적용한 회로의 경우 초단에는 쌍3극관인 6922(6DJ8)로 증폭도가 뛰어난 SRPP 회로를 구성했고, 여기에 피드백 회로가 추가 적용되어 있다. 드라이버용은 쌍3극관인 6CG7(6FQ7)을 사용해 KT120 출력관을 여유 있게 통제하고 있다. 주파수 응답은 10Hz에서 150kHz로 대역이 상당히 넓은데, 이는 출력 트랜스포머의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부분이며, 레벤은 이를 위해 오리엔트 코어를 사용하고 있다. 내부 배선은 하드와이어링 배선을 통해 범접할 수 없는 장인 정신이 빛나는 배선을 보여 주고 있다.

이번 리뷰는 Jopus Audio 시청실에서 윌슨 오디오 이베트와 매칭해 진행했다. 보컬 곡으로 ‘Green Song’을 안네 소피 폰 오터와 엘비스 코스텔로의 목소리로 들어 보았다. 첼로의 깊고 중후한 선율을 시작으로 폰 오터의 중·저역 톤이 돋보이며 목소리 전달력이 명료하고 뚜렷하다. 특히 그녀 목소리 뒤로 들리는 리버브 잔향은 지연 타이밍까지 놓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표현이며, 코스텔로의 정감 있는 목소리는 배음 전달력이 뛰어나 더욱 정겹다. 제법 여유 있는 파워와 에너지를 통해 이 듀오 보컬을 리스닝 공간을 가득 채워 주었으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 돋보였다.

재즈 곡은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연주로 바흐 이탈리안 콘체르토 중 알레그로를 선곡해 보았는데, 피아노는 의외로 두께감을 느끼게 하고, 건반의 터치는 명료하다. 베이스는 과하지 않고, 적당한 잔향과 울림으로 곡 전체의 뒤 배경과 저역대를 정확히 표현해 주었다. 드럼은 짧은 심벌의 잔향을 중심으로 한 경쾌한 연주로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충분했고, 대역 밸런스가 뛰어나기 때문에 재즈 트리오의 경쾌함과 조화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게 했다.

대편성 곡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중 1악장을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지휘하는 무지카 에테르나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이 곡에서는 음장감과 개방감이 기대 이상이었는데, 순발력 있는 재생 능력을 통해 쿠렌치스 특유의 완급 조절을 제대로 표현해 주었고, 스테이지도 제법 넓게 가져왔다. 금관은 제법 화려한 울림이며, 현악기들의 세련미가 느껴졌다. 이 음반 특유의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템포를 CS1000P가 이해라도 한 듯 간결한 임팩트와 빈틈없는 스테이지로 전개시켰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일본 브랜드 중 음악성이 상당히 돋보인다고 할 수 있는데, 고전적인 일본 사운드를 추구하기보다는 개방감을 중심으로 스케일을 제법 넓게 가져왔다. 한마디로 현대적인 고음질 소스 재생에서도 탁월한 성능으로 넓은 대역 재생 능력의 본질을 느끼게 한다. KT120을 채용한 파워 앰프에서 이 정도의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레벤의 진공관 앰프 중에서도 CS1000P는 가장 돋보이는 성능과 만족도 높은 사운드를 지닌 모델로 기억할 만하다.


가격 1,200만원
사용 진공관 KT120×4, 6922/6DJ8(ECC88)×2, 6CG7/6FQ7×2
실효 출력 100W
아날로그 입력 RCA×1
주파수 응답 10Hz-150kHz(-3dB)
입력 감도 0.4V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 6, 8, 16Ω
크기(WHD) 45.5×20×33.5cm
무게 23.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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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5월호 - 5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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