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MA-80 Phono & Swans 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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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MA-80 Phono & Swans M1
  • 김남
  • 승인 2020.04.12 03:19
  • 2020년 04월호 (57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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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가장 합리적인 오디오 명기를 만나는 시간

케인의 진공관 인티앰프가 국내에 들어온 지 벌써 10여 년이 넘는다. 처음에는 보급기라는 점에서 망설임이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케인의 이름은 성능이나 내구성, 그리고 그 가격대의 제품이라 할 수 없는 미려하고 안정된 마무리 등으로 인해 세계 오디오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히 진공관, 반도체 기종을 통틀어도 이만한 수준이면 레퍼런스로 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지 오래된다.

저가의 보급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기기의 생명력은 단순 저가 보급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길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술의 세계에서는 기술력이 떨어지면 형제간에도 거래가 끊어진다는 것이 상식이다. 기술력과 성능, 마무리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수명이 다 했을 터인데, 지금 케인은 저가 보급품이라는 편견을 오래전에 씻어 버리고 오히려 가성비 명기로 발돋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과연 명기란 무엇일까? 오디오에 국한해서 말이다. 그런 질문이 온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우선 두말할 것 없이 성능이 뛰어나야 한다. 명기의 첫 번째 조건이다. 그러나 단순히 성능만 좋아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아 봐야 기계적 완성도가 좋지 못해 트러블이 잦다면 그것은 제외해야 한다. 그럼 기계적 완성도가 좋고 성능이 좋다면 그것으로 명기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쉽다. 오디오란 사용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천문학적인 가격대의 제품이라면 아무리 여타 부분이 좋다 해도 굳이 명기라고 하기 어렵다. 그냥 비싼 제품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여러 가지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케인은 적어도 그 가격대에서 현재 취득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명기의 대열에 올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설계 원칙으로 20년 가까이 롱런하고 있는 것도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장점인데, 이미 처음부터 수준이 높은 각종 부품을 유감없이 사용해 왔기 때문이며, 사업 정책상 신 모델이 나오긴 해도 지엽적인 변화에 그친다. 사실 그것이야말로 오디오의 본분인 것이다.

시청기는 이미 케인의 대표 기종이라 할 수 있으며, MA-80 멀티 KT88 버전에 상당한 수준의 포노단을 투입한 것으로, 한눈팔지 않고 정통 아날로그 일변도의 외길을 걸어오고 있는 동사의 신 기종인 셈이며, 내용은 정통기의 수준 그대로이다.

점점 아날로그에 빠져드는 인구가 늘어나서 LP 시장은 이미 CD를 앞질렀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중고 사이트에서는 수십 년 전의 LP가 고가에 팔려 나가고 있고 30-40년 전의 빈티지 카트리지들에는 경매 인구가 우글거린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포노단이 내장되어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고가의 포노 앰프가 물론 성능이 좋겠지만, 사실 이 정도의 포노단으로도 얼마든지 LP를 즐길 수 있다.

그 밖에도 멀티 실렉터 모드 기능이 내장되어 스위치 조작만으로 간단히 EL34관으로 진공관을 교체할 수 있으며, 기본 장착되어 있는 것은 저역 구동성이 좋은 KT88. 그리고 바이어스 게이지도 장착되어 손쉽게 진공관 컨디션을 감시할 수 있으며 건실한 내부 부품도 변함이 없다.

모범 앰프라고 한다면 당연히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시청기를 스완(Swans)의 M1 스피커로 매칭해 본다. 이 스피커는 미국 캘리포니아가 고향으로, 연간 수십만 개에 달하는 유닛을 생산해 자사의 스피커는 물론, 다른 스피커 메이커에도 공급하는 대규모 유닛 전문 회사의 제품이다. 대기업의 제품답게 유닛과 인클로저, 네트워크 부품까지 모두 자사제를 사용해 신뢰성을 높이고 있으며, 처음 보면 이탈리아적인 체취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만듦새가 특징. 우아한 곡선을 살린 원목 인클로저와 가죽 전면 배플은 여지없는 이탈리안 감성이다. 고역을 담당하는 유닛은 고해상도의 시대를 대비한 리본 유닛으로 스완의 베스트셀러 트위터. 이 유닛의 진동판은 초경량의 캡톤 필름이며 타사의 리본 트위터를 들여와 조립한 것이 아니라 자사제의 독보적 기술력이 가미된 개발품이다. 미드·우퍼의 경우 케블라와 페이퍼를 합성한 재질로 양자의 장점만을 취합하기 위해 독자 개발된 것이다. 네트워크는 역시 4차 필터로 정교하게 제작되었다. 이 4차 필터의 효과는 소리에서 차이가 상당하다. 감도는 86dB로 음압이 조금 낮은 대신 임피던스가 표준적인 8Ω이라서 울리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재생 주파수 대역은 53Hz-40kHz.

이 스피커와 케인 앰프의 매칭은 듣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기 충분하다. 너무도 청량하고 생생해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고가의 하이엔드로 착각하기 쉬울 수준인데, 굉장하다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앰프와의 상성이 이렇게 뛰어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어느 곡을 울려도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고 상쾌하며 파워풀하다. 피아노, 현, 보컬, 대편성 모두 수준 이상. 이 가격대를 떠나서도 이렇게 깨끗하고 활달한 소리를 들어 보기란 어렵다. 오디오의 허상을 다시 한 번 절감시켜 주는 모범적인 기종의 매칭이다.


Cayin MA-80 Phono
가격 186만원(MA-80 Phono), 178만원(MA-80 Multi)   사용 진공관 KT88(EL34)×4, 12AX7×2, 12AU7×2    실효 출력 40W(KT88)   포노 입력 지원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39.5×18.5×29.5cm   무게 16.5kg

Swans M1
가격 135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2.7cm, 트위터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53Hz-40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파워 핸들링 10-100W   크기(WHD) 21×33×27.9cm   무게 7.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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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4월호 - 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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