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르고 3을 대하면 역시 명기로구나 하는 그런 감탄이 일었다. 출시된 지 꽤 오래되어 이 스피커의 사용자가 아닐지라도 아마 대부분 이 제품의 소리를 한 두어 번 들어 봤을 터이다. 덩치도 아담하고(정면에서 볼 때) 삐딱한 자세하며 수수한 인클로저로 인해서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쉬운 제품인데도 말 많고 시기, 질투 많은 오디오 시장에서 이 제품은 명기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그 성공에 힘입어 버전이 V, 25 등으로까지 진화했지만, 그리고 그 버전업된 제품들이 분명히 어딘가 더 우수한 점이 있겠지만, 생명력은 여전히 3에서 정점을 이룬다. 비르고라고 하면 바로 3이 레퍼런스인 것이다.
80년대 독일에서 태동한 이 제작사는 미니 모니터의 장점을 플로어스탠딩 스타일에 접목시켜 보려는 각고의 노력 끝에 비르고 3 제품을 선보였다. 4Ω에 90dB, 1인치 링 라디에이터 트위터와 4.5인치 알루미늄 콘 미드레인지, 그리고 사이드 패널 양쪽에 6.5인치 우퍼와 6.5인치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대칭으로 등짝을 마주보는 형상의 기묘한 설계 - 이것은 진동과 소멸의 시간 차이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아울러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낮게 잡아 중역대 주파수에 포인트를 두었으며, 네트워크는 거대하고 세로로 길게 배치되어 있는데, 아마 이보다 더 거대한 네트워크는 흔치 않을 것이다. 이 혁신적인 스피커가 출현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으면서 이처럼 음장감이 좋고 깊이와 밀도감이 충만한 스피커를 애호가들은 고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시청기는 그 버전에 New라는 이름을 걸고 새로 등장한 제품이다. 전작에 비해 많은 부분 업그레이드가 진행되었고, 사운드 역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 인클로저도 더 품위 있어졌다. 어디에 놓아도 좋지만 지식인의 서재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표현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런 스피커이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1,600만원 재생주파수대역 30Hz-4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9dB 권장 앰프 출력 30-180W 크기(WHD) 23×105.5×40cm 무게 29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