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A-845 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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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A-845 MK2
  • 이정식
  • 승인 2019.04.01 00:00
  • 2019년 4월호 (56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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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음질을 위한 케인의 야심

 

콜트레인 특유의 마성과 박력이 필요한 시점. 여기서 그 요구 사항을 적절히 수용하는 모습이 보인다. 악마와 같이 뜨거운 드럼에 마성이 강한 테너 색소폰, 그리고 여러 악기들이 조합되어, 전체적으로 뜨겁고, 강력한 사운드가 나온다. 스피커를 충분히 쥐고 흔들면서 그 가능성을 활짝 열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본 기는 다분히 하이엔드 지향의 제품과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지금부터 4년 전쯤이다. 케인에서 아주 쇼킹한 제품이 하나 나왔다. 845 출력관을 테마로 한 M-845I라는 제품이다. 무려 51kg의 무게를 자랑할 만큼 덩치도 크고, 음질도 뛰어났다. 가격대도 상당해서 800만원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반적인 케인의 제품군을 생각하면, 정말로 마음 단단히 먹고 물량투입형으로 제대로 만든 셈이다.
하지만 저 높은 가격대는 늘 구입을 망설이게 되었고, 그냥 그런 상태로 속절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그러다 최근에 이 제품의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애호가들의 부담을 상당히 지워버린 본 기 A-845 MK2의 존재는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지난 몇 년간 쌓아올린 여러 기술과 노하우가 듬뿍 투입되어, 듣는 순간 강한 구매욕에 휩싸였다.
뭐,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최근에 낭보가 하나 날아왔다. 독일의 <스테레오플레이>지가 주는 골든 이어(Golden Ear) 2019 상을 수상한 것이다. 일종의 훈장을 받은 셈인데, 그만큼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요즘 진공관 앰프의 추세를 보면, 정통적인 강자부터 신생 업체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845를 쓰는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KT88, EL34 등 5극관이 주류를 이루던 시장에 약방의 감초처럼 300B가 가끔 등장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 포커스가 845로 옮겨간 듯하다. 이를테면 마스터 사운드, 트라이오드 등은 물론이고, 최근에 멜로디에서도 이런 제품이 나왔다. 여기에 케인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845 전쟁이 벌어질 판이다. 그러나 가격적인 면과 퍼포먼스를 생각할 때 본 기가 갖는 장점은 상당히 부각될 전망이다.

845는 3극관이지만, 가장 큰 강점은 스피커 드라이빙 능력이다. 뭐, 5극관에 필적할 정도는 아니지만 꽤 근접한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3극관 특유의 투명도와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 음색에 있어서도 약간 달콤한 300B에 비해 더 중립적이고, 약간 남성적이라고나 할까? 뭐 이런 부분도 845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845로 앰프를 만들 때 가끔 300B를 드라이브 관으로 쓰기도 한다. 남들은 애지중지 모시는 300B를 과감히 드라이브단에 쓴다? 이것은 마치 공주님 데려다가 하녀 일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물량 투입을 할 경우, 845의 힘과 기백에다 약간 스위트하다고 할까, 뭔가 감칠맛이 있는 음이 나온다. 즉, 단순히 드라이브하는 데 그치지 않고, 300B만의 개성과 음악성을 적절히 첨가하는 것이다. 노련한 위스키 블렌딩의 솜씨와 같다고나 할까? 본 기는 바로 이런 미덕을 갖추고 있다. 300B만 써도 가격이 올라가는데, 여기에 845까지 곁들이니 제작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초호화 사양이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
본 기의 구성을 보면, 6SN7을 초단관으로 2개 썼고, 300B를 드라이브관으로 2개 썼다. 그리고 845 두 개로 출력단을 구성했다. 이렇게 보면 오리지널 SET 방식이 된다. 3극관, 싱글 엔디드. 또 그 구성에 있어서 다소 출력을 희생하더라도 음질상의 메리트가 높은 클래스A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SET와 클래스A가 만나면, ‘대박!’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만큼, 하이 퀄러티한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본 기는 무게만 해도 37kg에 이른다.

여기서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트랜스 쪽도 과감한 물량 투입이 이뤄졌고, 섀시에 들인 공도 엄청난다. 바이어스 조정 장치가 있어서 일정 시간을 사용한 후 조정하면 마치 새 제품처럼 쓸 수 있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TDL 어쿠스틱스의 TDL-18CD를 소스기로 하고, 스피커는 포칼의 1008 Be를 사용했다.
첫 곡은 라파엘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1악장. 스케일이 크고, 변화가 심한 곡이라 재생이 쉽지 않다. 그러나 포칼과 좋은 매칭을 보여준다. 24W라는 출력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 저역의 에너지를 충실히 표현하는 가운데, 각 악기의 음색과 개성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여기서 3극관이 갖는 투명함과 매력을 엿볼 수 있다.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The Look of Love’는, 좌우 채널로 악기가 양분되어 오히려 중간이 빈 듯한 구성이다. 스테레오 녹음을 하면서 일종의 실험을 한 셈인데, 이런 특이한 구성이 오히려 재미있다. 약간 허스키하며 신비한 더스티의 보컬이 매혹적으로 다가오고, 다양한 악기들의 편성도 정확히 포착된다. 신기술 집합체의 포칼에 이런 3극관이 더해지니, 정말 각별한 맛이 나온다.
이제 존 콜트레인의 ‘Crescent’. 콜트레인 특유의 마성과 박력이 필요한 시점. 여기서 그 요구 사항을 적절히 수용하는 모습이 보인다. 악마와 같이 뜨거운 드럼에 마성이 강한 테너 색소폰, 그리고 여러 악기들이 조합되어, 전체적으로 뜨겁고, 강력한 사운드가 나온다. 스피커를 충분히 쥐고 흔들면서 그 가능성을 활짝 열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본 기는 다분히 하이엔드 지향의 제품과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진공관 앰프라고 무조건 빈티지 일변도로 하면 그 재미는 반감되는 것이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548만원   사용 진공관 845×2, 300B×2, 6SN7×2   실효 출력 24W   ㅠ 10Hz-26kHz(-3dB)   아날로그 입력 RCA×3, Pre-in×1   아날로그 출력 Tape Out×1   크기(WHD) 42×24×38.9cm   무게 3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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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4월호 - 5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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