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rfedale D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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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rfedale D32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9.03.01 00:00
  • 2019년 3월호 (5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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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피데일의 새롭고 야심만만한 도전

지금부터 40년 전, 그러니까 1980년대에 와피데일은 회사의 사활을 건 모험을 단행한다. 그전에는 주로 고풍스럽고, 사이즈가 크며, 일부 애호가들만 상대하는 특별한 제품이 중심이었다면, 이 즈음에 이르러 더 많은 대중을 상대할 수 있는 염가판을 만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시도는 상당한 성공을 거둬,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그 와중에도 과거의 영광을 상징하는, 이를테면 에어데일과 같은 거창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하지만, 대표작 다이아몬드 시리즈로 상징되는 더 대중 친화적인 제품들의 런칭은 여러모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가성비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추천할 만한 모델이 많다. 갈수록 하이파이 유저들의 수가 줄어드는 요즘,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오디오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브랜드의 가치는 매우 귀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가운데, 40년 전의 영광을 기억하고, 이번에 과감하게 염가판 시리즈를 새롭게 런칭했다. D300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이전에 발표한 다이아몬드 시리즈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버짓 시리즈를 내놓은 것이다. 이번 리뷰에는 D320과 D310을 들었는데, 역시 와피데일이 추구하는 높은 가성비는 여전히 유효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두 제품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스펙을 보면, 담당하는 주파수 대역이나 드라이버의 구성 등이 동일하다. 사이즈에서 약간 차이만 날 뿐이다. 그러므로 오로지 선택은 애호가의 몫이다. 이번에는 주로 D320을 중심으로 설명할까 한다.
일단 전체적인 D300 시리즈를 일괄해보자. 우선 새로 디자인한 드라이버부터 설명해야 한다. 원래 이 회사는 캐비닛, 크로스오버뿐 아니라, 드라이버도 자체 생산한다. 그간 꾸준히 만들어온 데다가, 대량 생산의 이점을 살려서 동급 최강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상급기에서 쌓은 노하우와 보이싱 등을 적절히 활용해, 해당 가격대의 기준을 훨씬 초월하는 퍼포먼스를 들려준다. 이 미덕을 본 시리즈에서 톡톡히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Wharfedale D310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의 경우, 일단 케블라 진동판을 채용했다.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고 또 밀도감이 뛰어나서 많은 회사가 이 소재를 택하고 있다. 단, 서라운드를 아주 하이테크한 폴리에테르 소재를 채용한 점이 흥미롭다. 이로써 진동판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해서 빠른 반응과 깊은 음악성을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 한편 보이스 코일은 상당히 길게 설계한 바, 이로써 초 저역에 이르는 부분까지 평탄한 특성을 확보하고 있다. 마그넷은 동사가 1960년대부터 연구한 세라믹 소재를 활용하고 있는데, 아주 감도가 높고, 스무드한 반응을 보인다. 바스켓 뒤쪽을 넓게 개방해서, 뒤로 빠지는 음압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트위터는 WFR(Wide Frequency Response)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소프트 돔 타입이면서 광대역에 대응하며 어떤 대역에서도 피크나 딥이 없는 특성을 구현한 것이다. 또 독자적인 캐비닛에 따로 담긴 데다가, 뒤쪽을 파이버 소재로 채워서 댐핑력을 높였다. 전면에는 웨이브가이드를 설치, 일종의 혼과 같은 성격도 보여준다.
크로스오버는 최상의 소프트웨어를 동원해서 구성한 후, 숱한 리스닝 세션으로 미세 조정을 실시했다. 음악 장르 역시 다양하게 동원한 바, 클래식부터 록,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음악에 대응한다. 이 부분은 다양한 장르를 듣는 분들에게 낭보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덕트에도 독자적인 기술이 투입되어 있다. 이것을 P-EQ(Pressure Equalisation)이라고 부르는데, 본체 밑에 설치된 덕트를 통해 사방으로 균등하게 음압이 빠지도록 처리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저역이 더 명료해지고 또 탄력도 좋아진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쿼드의 VA-One 인티, CDP는 데논의 DCD-800NE로 했다.

첫 곡은 안네 소피 무터 연주의 카르멘 판타지. 전주 부분부터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음이 나온다. 스피커와 앰프 모두 작지만, 음은 결코 작지 않다. 스피커 사이의 공간을 음성 정보로 가득 채운다. 바이올린은 결코 날카롭지 않고, 적절한 볼륨으로 꿈틀거린다. 배후의 오케스트라는 중간중간 상당한 펀치력을 선사하며 돌진한다. ‘브라보~’ 소리가 절로 나오는 뜨겁고, 당찬 연주다.
이어서 정명훈 지휘,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중 행진. 저 안쪽 깊숙한 곳에서 서서히 큰북이 돌진하는 가운데, 휙휙 공간을 가르는 현악군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포착된다. 중간중간 하늘로 치솟는 관악기의 포효, 그리고 강력한 퍼커션. 특히, 저역의 펀치력이 일품이다. 요 사이즈의 스피커답지 않은 기백과 에너지가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멜로디 가르도의 ‘Warrisome Heart’. 일단 편성이 매우 복잡하다. 그런데 이 부분을 잘 분해하면서 악기의 위치까지 명확하게 그려낸다. 다분히 속삭이는 듯한 보컬은 조용히 마음을 사로잡고, 필름 누아르를 보는 듯한 긴장된 분위기도 잘 표현한다. 쉽지 않은 곡인데, 상당한 실력을 발휘한다. 역시 노포다운 저력이라 하겠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46만원(D310 : 4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2.7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6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4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크기(WHD) 18×31×25cm   무게 6kg

 

56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9년 3월호 - 5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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