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솔리스텐 서울 ,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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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솔리스텐 서울 ,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 외>
  • 신우진
  • 승인 2019.01.01 00:00
  • 2019년 1월호 (55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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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이전의 음악, 정확히 말하자면 태동기 때의 음악을 바흐솔리스텐 서울이 연주를 한다. 음악감독을 맡은 테너 박승희의 목소리가 가운데에서 울리고 간결한 쳄발로와 현악이 에워싸면서 극한으로 단정한 공간미를 정교하게 그려 낸다. 오디오가이 레이블 특유의 느낌, 종교적인 경건함마저 느껴지게 만드는 분위기의 녹음이다. 세속적인 상업성은 전혀 없는 중세의 금욕적인 잿빛의 노래이다. 이런 오디오적인 쾌감에도 불구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악은 아니다. 모두 낯선 곡, 들어 본 작곡가도 둘뿐이다. 한때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오해 받을 만큼 성가곡을 많이 들었지만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 곡이다. 더한 것은 이 음반에 수록된 상당수의 곡이 종교적인 내용도 아니라는 것이다. 말 그대로 바로크 직전의 음악으로 그레고리오 성가의 느낌을 가진 곡들이며 멜로디나 리듬이 강한 곡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말한 바와 같이, 우리 오디오 마니아들은 이런 극한의 절제미 속에서 공간감이나 한 악기 한 악기의 질감을 표출해 내는 재미는 쏠쏠하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음반이다. 미사곡을 들으면서 오디오를 취미로 삼기를 참 잘했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많은데, 본지 독자들도 이 음반을 통해 내가 느꼈던 그런 재미를 느껴 보셨으면 한다. 글 | 신우진

바흐솔리스텐 서울 <Fiori Musicali>
박승희(테너, 음악감독)
최윤정(바로크 바이올린)
강지연(비올라 다 감바)
아렌트 흐로스펠트(오르간, 쳄발로)
AGCD0111
녹음 ★★★★★
연주 ★★★★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의 정식 데뷔 음반이 발매됐다. 이번 앨범 녹음은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국내 투어가 결정된 이후 오케스트라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따라서 드보르작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인 바이올린 협주곡 A단조와 두 개의 소품 로망스, 유모레스크, 즉 레퍼토리 전체를 드보르작의 음악으로 채운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협주곡 1악장, 오케스트라의 강렬한 도입부에 이어 화려한 바이올린의 향연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선율이 악장 전반을 휘감고 중간중간 비르투오소적인 기교도 선보인다. 드보르작은 모든 악장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말에 ‘지나치지 않게’라는 단서를 붙여 놓았다. 김다미는 이 지시어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자신만의 개성과 해석을 드러내는 데에도 과감하다. 아타카로 이어지는 느린 2악장에서는 애잔한 보헤미아풍 주제 선율들을 노래하듯 호소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경쾌하고 빠른 3악장은 체코의 민속 무곡인 퓨리안트(Furiant)의 흥겨움과 쾌활함으로 마무리된다. 김다미는 기자 회견에서 앞으로는 콩쿠르용 연주 대신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연주, 구체적으로는 악보에 더 충실하고 학구적인 연주를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녹음을 위해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의 첫 번째 출판본을 구하고 모든 악상이나 보잉, 표현 등을 오리지널에 가깝게 구사하려 한 것도 그러한 자세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그녀의 연주는 거침없고 시원하다.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하고 흡인력이 있어서 기분 좋은 전율이, 생생한 기운이 음반 전체에 걸쳐 전달되고 있다. 단 하루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수록곡을 모두 녹음해야 하는 압박감을 이겨 내고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글 | 이익상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 외>
김다미(바이올린)
다미안 이오리오(지휘)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80420C/80358118420
녹음 ★★★★★
연주 ★★★★★

558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9년 1월호 - 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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