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BAT(Balanced Audio Technology)의 REX Ⅱ 파워 앰프는 3극 진공관 6C33C-B를 채널당 2개씩 패러럴 싱글로 구동, 클래스AB 증폭으로 80W를 내는 스테레오 파워 앰프다. ‘밸런스’가 들어간 사명 그대로 전원부까지 풀 밸런스, 듀얼 모노 구성에 고전류 증폭(250mA), 노 피드백 설계를 갖췄다.
6C33C-B는 구 소련의 대표 진공관으로 무엇보다 덩치가 큰 데다 머리에 3개의 꼭지가 달려 눈길을 끈다. 다른 3극관과는 달리 히터 2개가 캐소드 1개를 달궈, 1개의 플레이트로 전자를 넘겨보내는 구조도 독특하다. 지난 1976년 일본으로 망명한 구 소련 전투기 MIG-25의 통신장비에서 발견돼 일약 주목을 받은 진공관이다. 그리고 이 진공관을 서방 세계 오디오에 처음 도입한 주인공이 바로 BAT였다.
6C33C의 매력은 내부 저항이 80Ω에 그칠 정도로 낮다는 점. 진공관의 내부 저항이 높으면 저음이 잘 안 나오는 데다 나오더라도 물러터지기 일쑤다. 내부 저항이 낮으면, 또한 더 많은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같은 3극관인 300B가 700Ω, 5극관인 EL34가 15㏀인 점을 떠올리면, 6C33C의 80Ω은 그야말로 최저 수준이다.
REX Ⅱ 파워 앰프는 출력관을 포함해 신호 증폭 전단에 3극관을 투입했다. 프리앰프에서 들어온 음악 신호를 채널당 3개씩 투입된 쌍3극관 6SN7이 1차 전압 증폭한 후, 채널당 2개씩 투입된 쌍3극관 6H30이 출력관 6C33C-B를 드라이빙한다. 게인은 26dB, 입력 임피던스는 215㏀, 주파수 응답 특성은 5Hz-200kHz를 보인다. 무게는 45kg.
흥미로운 것은 채널당 1개씩 마련된 빔관 6V6의 존재. BAT에 따르면 6V6은 입력단과 드라이브단에 정전류를 공급하는 커런트 소스 역할을 함으로써 증폭단의 선형성을 개선시켰다. 오리지널 REX(2005년 출시) 때는 고전류를 필요로 하는 6H30 드라이브단에만 정전류를 공급했으나, REX Ⅱ(2015년 출시)가 되면서, 앞단인 6SN7도 그 수혜를 받게 됐다.
프랑스 토탈DAC의 DAC 겸 프리앰프 d1-tube-mk2에 물려 들어본 인상은 다이내믹스의 헤드룸이 충분하다는 것. 평소 300B 싱글에서 아쉬웠던 다이내믹스의 여유가 이 앰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진다. 3극관 특유의 진한 소릿결과 풍성한 배음도 특징. 이는 오스카 모텟 합창단의 ‘Christmas Song’을 들어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여기에 노이즈가 박멸된 적막한 배경도 두드러진다. 참으로 온기 있고 정감 넘치는 소리다.
안드리스 넬슨스 지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의 쇼스타코비치 5번 4악장에서는 이 곡 특유의 기세와 강건함이 거침없이 터져나온다. 그러면서도 평소 듣던 때보다 훨씬 가뿐하다. 아주 섬세하거나 ‘쿨 & 클리어’한 성향은 아니지만 대신 자연스럽고 구석구석 잘 직조된 사운드다. 일체의 준비동작 없이 그냥 ‘팍’ 하고 첫음을 내뱉어낸 ‘봄의 제전’도 기억에 남는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2,000만원 사용 진공관 6H30×4, 6SN7×6, 6V6×2, 6C33C-B×4 실효 출력 80W, 160W(Mono) 주파수 응답 5Hz-200kHz 게인 26dB 입력 임피던스 215㏀(Stereo), 108㏀(Mono) THD 3%(Full Power) 크기(WHD) 43.1×22.9×61cm 무게 45.3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