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pason Karis Ⅲ·Cayin CS-55A·CS-55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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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pason Karis Ⅲ·Cayin CS-55A·CS-55CD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12.01 00:00
  • 2018년 12월호 (55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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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으로 만나는 카리스 Ⅲ의 눈부신 매력

 

해외의 어느 수입상과 연이 있어서, 휴식도 취하고 또 오디오 관련 일도 하는 등, 여러모로 내겐 친숙한 곳이 되었다. 이 수입상이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브랜드가 바로 디아파송이다. 커다란 전시장에 제대로 진열된 디아파송의 제품들을 보면, 마치 보석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손으로 인클로저를 만져보면 그 단단하면서 매끄러운 질감이 기분 좋고, 음 또한 만족스럽다. 왜 이런 악기와 같은 스피커가 한국에 널리 퍼지지 않았을까 의문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사실 많은 스피커 메이커들은 MDF를 즐겨 쓴다. 강도가 좋고, 절삭 가공이 용이하지만, 기본적으로 합판의 성격을 갖고 있다. 원목 그 자체를 가공해서, 일일이 손으로 붙여서 보석을 세공하듯 만드는 디아파송은 그런 면에서 무척 이례적인 존재다. 하지만 음을 들어보면 MDF보다 원목이 더 매력적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한데 그 제조 기법이 저 멀리 르네상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아는가? 현재 디아파송이 위치한 브레시아라는 곳은, 인구 20만 정도의 소도시지만, 그 내력이 만만치 않다. 특히, 가스파로 다 살로라는 분이 현대적인 바이올린을 처음 제조하고, 그 기법을 널리 전파시킨 곳으로도 유명하다. 크레모나의 아마티, 과르네리 같은 공방도 다 그 영향권에 속한다. 한편 살로는 새 현악기를 만들 때마다, 도시 중심에 위치한 광장에서 늘 시연을 했다고 한다. 그 음을 들은 시민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함이다. 참 대단하구나 싶다.

바로 그런 기법을 스피커 제조에 도입했지만, 이번에 만난 카리스 Ⅲ는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우선 언급할 것이 로우 패스 필터의 제거. 무슨 말인가 하면, 2웨이 이상의 스피커를 제조할 때, 어쩔 수 없이 고역과 중·저역의 대역을 나눠야 하고, 그 과정에 크로스오버가 도입이 된다. 이 크로스오버는 일종의 필요악. 따라서 부품 수가 적을 수록, 음이 순수해지고, 드라이버의 개성이나 장점이 부각되는 것은 불문가지. 이 부분에서 카리스 Ⅲ는, 그냥 고역으로 가는 통로만 처리할 뿐, 중·저역 드라이버는 앰프에 바로 직결이 된다. 즉, 대부분의 음성 신호가 몰려 있는 중·저역에 일체 필터링 작업을 삭제함으로써, 마치 풀레인지와 같은 형태의 음을 구축한 것이다. 여기에 부족한 고역을 약간 첨가한 정도?
그렇다면 당연히 드라이버의 퀄러티 자체가 문제가 된다. 동사는 오랜 기간 시어스(Seas) 사와 협력 관계에 있다. 창업 초기부터 중·저역 드라이버는 시어스로 했고, 트위터는 스캔스픽을 쓰다가 최근에 시어스로 바꿨다. 아무튼 초창기부터 설계자이자 동사를 주재하는 스키에이비 씨(본인을 스키아비가 아닌 스키에이비라 불러달라고 함)는 음의 순도를 추구하면서 이 부분에 관심이 많았는데, 시어스에서 새롭게 발매한 드라이버에 그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으로 이런 기법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그때가 바로 1989년. 동사는 이를 DDD라고 부른다.

한편 본 기에 쓰이는 원목은 월넛인데, 무려 25년간 숙성된 것을 쓴다. 그 오랜 세월 습기와 추위를 견디면서 물기가 빠지고, 단단해진 것을, 숙련된 장인의 손길을 거쳐 하나하나 꼼꼼하게 제작된다. 따라서 동사의 제품은 대량 생산 자체가 힘들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어내는 물건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동사의 제품을 공업 생산품이 아닌, 하나의 악기로 대접하는 것은 비단 제작자에 대한 예우 차원만은 아닐 것이다. 또 그런 태도는 소유의 기쁨을 더욱 배가시킬 것이라 본다.
또 하나 언급할 것은 내부 배선재. 놀랍게도 반덴헐 사의 제품을 쓰고 있다. 심플하게 설계된 크로스오버를 거의 드라이버에 직결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선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 부분에서 본 기에 대한 신뢰감은 더욱 증폭되는 것이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케인의 세트도 흥미롭다. CS-55A 인티앰프와 CS-55CD가 그 주인공인데, 앰프의 경우 KT88을 소재로 하면서 강력한 구동력이 돋보이고, CDP는 12AU7이라는 진공관을 삽입해, 디지털 기기 특유의 기계적인 딱딱함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약간 강성인 앰프를 연성인 CDP가 보완하는 콘셉트이며, 이 세트 자체의 완성도도 무척 높다. 이렇게 해서 카리스 Ⅲ와 연결한 음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일단 Ⅲ 버전으로 진화한 카리스는 중·저역의 질감과 묵직함을 유지하는 가운데, 고역이 한층 더 개방적으로 되었다. 그냥 오픈만 된 것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감촉을 유지한 고역이라 보면 된다. 전통적으로 디아파송의 제품은 여성 보컬과 현에 강점을 갖지만, 본 기의 경우, 재즈와 록, 팝 등에서도 더욱 생기발랄하고, 멋진 표정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영화로도 공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퀸을 들어보면, 보컬 자체의 아름다움에 묵직한 저역, 공격적인 기타 솔로 등이 멋지게 재현되고 있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매력을 갖고 있는 조합이라 본다. 이 정도면 메인 시스템으로 활용해도 좋을 정도의 퀄러티라 하겠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Cayin CS-55A   가격 218만원(KT88)   실효 출력 40W(Ultralinear, KT88), 38W(Ultralinear, EL34), 22W(Triode, KT88), 20W(Triode, EL34),   사용 진공관 EL34/KT88×4, 12AU7×2, 12AX7×2   디지털 입력 USB B×1(32비트/384kHz)   주파수 응답 5Hz-44kHz(-3dB, KT88), 5Hz-48kHz(-3dB, EL34)   S/N비 92dB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Ω, 8Ω   입력 감도 270mV(KT88), 280mV(EL34)   포노 지원   크기(WHD) 36×18×33.4cm   무게 17kg 

Cayin CS-55CD   가격 98만원   아날로그 출력 RCA×1   디지털 출력 Coaxial×1, Optical×1   디지털 입력 USB B×1   출력 레벨 2V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디스토션 & 노이즈 -60dB 이하    S/N비 90dB 이상   다이내믹 레인지 90dB 이상   크기(WHD) 36×9×32.5cm    무게 6kg

문의 TDL-하츠필드 (010)6832-3083 
Diapason Karis Ⅲ   가격 32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11cm, 트위터 1.9cm   재생주파수 특성 60Hz-2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30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7dB/W/m   크기(WHD) 19×28.5×26cm   무게 4.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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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12월호 - 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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