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 Yoshino EAR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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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 Yoshino EAR 912
  • 장현태
  • 승인 2018.11.01 00:00
  • 2018년 11월호 (55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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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향기에 취하게 만들어 주는 새로운 프리앰프

 

아날로그 성향이 잘 반영된 충실한 사운드이며, 불필요한 과장도 없이 무대의 깊이를 제대로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912는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지녔다.

영국을 대표하는 전통 진공관 앰프 브랜드인 EAR 요시노는 오디오 분야의 거장으로 불리는 팀 드 파라비치니가 1976년에 설립해 40년 넘게 진공관 앰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동사는 하이파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에 못지않게 오랫동안 레코딩 스튜디오 장비들의 개발과 자문에도 명성이 높은 브랜드다. 동사는 그동안 보여 주었던 감각적인 디자인과 브리티시와 북유럽 스타일을 동시에 겸비한 개성 넘치는 사운드를 통해 브랜드의 존재 가치를 높였다. 또한 전통과 기술력이 바탕이 된 아날로그 오디오 개발에 대한 노하우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프리앰프인 EAR 912는 아날로그 감각이 가득하며, 하이파이용으로는 기대 이상의 성능이 보장된 파격적인 모델이다. 필자의 경우도 첫눈에 반할 정도로 외관에서부터 풍겨 오는 레코딩 스튜디오 장비와 같은 고전적인 스타일은 철저히 아날로그 향기에 취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912의 매력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LP를 위한 성능에 집중해 포노 앰프의 가치를 제시해 주고 있다. 최근에 쉽게 추천할 만한 포노 앰프가 많지 않다. 물론 오래된 빈티지 명기들도 있지만, 최근 고해상도를 고려한다면 부족함이 많다. 또한 제대로 된 포노단을 내장하고 성능이 입증된 모델들은 가격이 너무 높다. 이런 점에서 천만원대에 포노단에 강점을 둔 912 프리앰프에 관심이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 완전한 RIAA 커브가 적용된 포노단을 기반으로 MM, MC 선택과 임피던스 조정, 입력 게인 조정, 모노 전환 등 포노단에서 꼭 필요한 요소들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특히 MC 카트리지를 위해 새롭게 설계된 승압 트랜스가 채널당 1개씩 총 2개가 내장되어 있어 별도의 승압 트랜스를 사용하지 않고 간편하게 사용 가능하다.

두 번째로 시각적인 감성을 한 번에 자극하는 디자인을 빼놓을 수 없다. 외관에서 보이는 스타일부터 아날로그 취향 저격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노란 불빛의 VU 미터, 레코딩 스튜디오 장식장용 랙 마운트와 핸들이 적용된 전면 패널은 레코딩 장비의 이미지를 매력적으로 담아낸 콘셉트이다. 그리고 올드한 이미지의 파워 푸시 스위치에 라이팅을 적용했고,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노브들은 빈티지 장비의 이미지도 겸비했으며 조작감도 매력적이다.
세 번째로 아날로그에 최적화된 설계가 반영되었다. 사용 진공관은 PCC88(7DJ8)으로, 포노 스테이지용으로 3개, 라인단에 2개의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다. 이 진공관은 프리앰프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ECC88과 증폭도와 성향은 유사하지만, 히터 전압을 높인 타입으로, 대체관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쌍3극관이다. 또한 밸런스 입력과 출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밸런스 입·출력용으로 매칭 트랜스포머를 각 채널당 2개씩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사용된 매칭 트랜스포머는 자사의 노하우를 반영해 개성 넘치는 EAR만의 사운드를 이끌어 내고 있다.
네 번째로 다양한 입·출력을 통해 하이파이와 레코딩 스튜디오용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입력단은 2개의 XLR 입력과 4개의 RCA 입력, 2개의 포노 입력이 가능하다. 특히 출력의 경우는 밸런스 XLR과 언밸런스 RCA 단자를 각각 2계통씩 적용해 총 4개의 출력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파워 앰프 연결뿐 아니라 외부에서 별도의 장비와 연동이 가능하다. 이는 하이파이뿐 아니라 레코딩 스튜디오용으로 함께 사용하기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사운드 성향은, 라인단의 경우 과도한 색채를 반영하지 않은 스튜디오 기준의 표준 모니터적 성향이다. 반면 포노단은 지금까지 EAR의 포노 앰프와 차별화된 해상력과 투명도가 돋보이고, 올드한 아날로그 사운드라기보다는 현대적인 하이파이 성향에 가깝다.
이번 시청에서는 특별히 EAR 912가 포노부가 중심인 프리앰프인 만큼 LP 음반을 중심으로 청음이 이루어졌다. 남성 보컬 곡으로 샘 스미스의 ‘Too Good At Goodbyes’를 선곡해 보았다. 단정하고 맑은 목소리 톤과 반주로 연주되는 피아노의 투명도, 킥 드럼과 베이스의 저역은 과장되지 않고 적당한 밸런스로 쉽게 다가왔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중·고역의 성향은 기존의 EAR 성향을 벗어나 상당히 밝아졌으며, 고역은 명료도와 함께 질감이 더욱 잘 다듬어져 있다.

실내악은 모노 모드를 통해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제1번을 파블로 카잘스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특히 최근 리이슈된 2011년 애비로드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청취해 보았다. 1938년 녹음은 중역대의 명료함을 중심으로 한 번씩 깊게 파고드는 카잘스 특유의 저역 재생까지 고스란히 전달해 줌으로써 카잘스만의 첼로 모음곡의 매력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대편성은 말러 교향곡 1번을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뉴욕 필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대편성곡에서 어렵지 않게 스테이지를 표현해 주고 있으며, 각 악기들의 분별력을 잘 만들어 주었다. 번스타인 지휘에서 만날 수 있는 조밀함과 디테일 표현이 좋으며, 팀파니의 간결하고 짧은 잔향의 임팩트가 돋보였다. 전체적으로 화려함보다 중후함을 바탕으로 오케스트라의 스테이지를 표현해 줌으로써 서서히 말러 음악에 빠져들게 만들어 주었다.
정리해 보면 아날로그 성향이 잘 반영된 충실한 사운드이며, 불필요한 과장도 없이 무대의 깊이를 제대로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912는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지녔다. 그만큼 912는 새로운 포노가 강조된 프리앰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명기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EAR 제품들이 왜 오랫동안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사랑받아 왔는지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만큼 제품 곳곳에서 EAR의 노하우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포노의 가치와 중요성을 되새겨 주는 의미 있는 프리앰프로 기억된다.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가격 1,550만원   사용 진공관 PCC88(7DJ8)×5   S/N비 90dB, 68dB(Phono)   디스토션 0.1% 이상   MC 임피던스 40Ω, 12Ω, 6Ω, 3Ω   MM 임피던스 47㏀   RIAA Accuracy 0.2dB, 30Hz-20kHz   크기(WHD) 49×13.5×27cm   무게 1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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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11월호 - 5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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