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banears Lot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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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11.01 00:00
  • 2018년 11월호 (55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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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아의 디자인과 음을 담아

가끔 시내에 나가면, 아무래도 1시간 이상 좌석 버스에 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다. 의자에 몸을 파묻고 조는 때도 있지만, 작심하고 음악을 들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당연히 헤드폰이 제일 친한 친구다. 한데 그간 여러 종류를 사용해보니, 제각각 장단점이 있다. 일단 작은 녀석은 휴대가 편하지만, 버스에서 혹은 지하철에서 나오는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한다. 대신 큰 녀석은 음질이 좋지만, 아무래도 갖고 다니기 불편하다. 그 와중에 헤드폰의 제일 덕목이 무엇인가 따져봤다. 바로 착용감이다.
그렇다. 한 시간 이상 음악을 듣고 있자면, 일단 귀가 아프지 않아야 한다. 그것은 무겁고 가볍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인체 구조에 맞게, 적당한 압력을 가하면서,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또 빼어난 음질도 들려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어반이어스는, 짧은 기간 내에 승승장구한 브랜드가 되었는데, 바로 이런 여러 애로 사항을 적절하게 해결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심플하면서 멋진 외관도 빼놓을 수 없으리라.

사실 동사의 홈페이지에 가면, 젊고 생기발랄한 아이디어가 가득한 브랜드라는 느낌을 받는다. 단순히 젊은 층이 소비한다는 뜻이 아니다. 제품 철학 자체가 타사보다 진보적이고, 또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바로 이 전제를 철저히 답습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동사의 제품들은 헤드폰, 이어폰을 넘어 이제는 네트워크·블루투스 스피커에 이르고 있다. 사이즈별로 차등을 둔 세 개의 제품이 런칭되어 있는데, 이번에 만난 것은 막내 롯센(Lotsen)이다. 비록 영한사전 크기만큼 작고, 심플한 외관이지만, 헤드폰을 마치 옷처럼 자연스럽게 디자인한 전통이 여기서도 잘 살아 있다. 무엇보다 이미 갈고닦은 기술을 기반으로, 쓸데없는 기능을 모조리 삭제하면서, 소비자 친화적인 직관적 구성이 눈길을 끈다. 과연 스칸디나비아 출신답다.
본 기의 최대 강점은 멀티 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기종 아무거나 여러 개 사서 방 사이즈에 맞게 설치한 후, 휴대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다. 음원 자체를 통일시켜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각 기기마다 음향 모드를 다양하게 설정해서, 그 환경에 맞게 작동하게 했다.

조작 또한 간단하다. 직접 손으로 만질 경우, 동그란 버튼을 돌려서 원하는 위치에 멈춘 다음 꾹 누르면 된다. 트위스트 & 푸시 방식인 셈이다. 한편 이 실렉터를 보면, 와이파이, 블루투스와 아날로그 3.5mm Aux단이 제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와이파이·블루투스를 통하면, 휴대폰에 저장된 음원뿐 아니라, 타이달, 스포티파이 등 각종 스트리밍 오디오 관련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Aux단의 경우, 유선으로 다양하게 소스기기를 활용할 수도 있다. 또 7개의 숫자가 보이는데, 이것은 인터넷 라디오 같은 것을 이용, 일종의 프리셋으로 쓰라는 의미다. 수천 개 이상의 인터넷 라디오가 있는 현황을 생각하면, 그중 자신에 맞는 방송을 찾아 이렇게 미리 설정해두면 여러 모로 편리할 것 같다.
무려 6개의 컬러 옵션도 흥미롭다. 기존의 블랙, 그레이와 같은 색깔에 블루, 오렌지, 그린이 더해지더니 최근에는 핑크도 가미되었다. 핑크? 다소 유치한 듯하지만, 실물을 보면 꽤 존재감이 대단하다. 아마도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싶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필자의 휴대폰을 이용해서 내장된 음원과 유튜브 등을 적극 활용했다.
첫 곡은 오지 오스본의 ‘Mr. Crowley’. 진한 오르간 반주 위에 탄력 넘치는 베이스, 그리고 강력한 기타 리프와 보컬의 등장. 마치 폭풍우처럼 몰아친다. 이 작은 녀석에 이런 에너지가 숨어 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특히, 우려했던 저역의 표정이 무척 당당하다. 보컬의 카리스마는 충분히 이쪽을 납득시킨다. 여러 모로 내공이 깊은 음이다.

이어서 안네 소피 무터의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 A단조 1악장을 들어본다. 심지가 곧고, 살집이 적절하며,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바이올린이 일단 귀를 즐겁게 한다. 배후의 오케스트라도 명료하게 포착이 되며, 바이올린과 멋진 앙상블을 들려준다. 스케일도 결코 작지 않고, 밸런스도 양호하다. 잘 만든 헤드폰이 진화되어 이런 음으로 나오는구나 싶다.
마지막으로 마일즈 데이비스의 ‘So What’. 깊고 진중한 베이스 라인 위로 반복되는 혼 섹션의 리프가 나온다. 이후, 쾌속 질주하는 트럼펫 솔로. 에너지가 풍부하고, 카리스마도 대단하다. 심벌즈의 타격감이 시원시원하며, 피아노의 낭랑한 컴핑도 무척 리드미컬하다. 특히, 휴대용으로도 좋은 사이즈가 계속 눈길을 잡아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표현력도 빼놓을 수 없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22만원   실효 출력 20W, 클래스D   사용 유닛 우퍼 10.1cm, 트위터 2.5cm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Ver4.2)   아날로그 입력 Aux(3.5mm)×1   크기(WHD) 17.2×19.3×11.5cm   무게 1.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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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11월호 - 5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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