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Technica AT1000 MC & AT1000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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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Technica AT1000 MC & AT1000T
  • 김기인
  • 승인 2018.11.01 00:00
  • 2018년 11월호 (55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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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토폰 T-2000 MC 트랜스포머는 동사 MC-2000 카트리지에 적격화되어 판매된 세트 트랜스포머다. MC-2000이 출력 0.05mV(5cm/sec)로 초저 출력인 관계로 T-2000의 승압비는 35dB(8-150,000Hz +0.5/-1dB)로 매우 높았다. MC-2000과 T-2000이 조합되었을 때 최상의 매칭으로 MC-2000의 모든 역량이 부족함 없이 발휘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와 같이 오디오 테크니카에서 AT1000 MC 카트리지와 세트 트랜스포머로 발매된 것이 AT1000T MC 스텝업 트랜스포머다. AT1000 MC는 1981년 오디오 테크니카의 플래그십 모델로, 천연 다이아몬드 캔틸레버에 0.2×0.7mil 초 타원 누드 다이아몬드 팁을 부착한 고가 카트리지인데, 출력 0.1mV(5cm/sec)의 저 출력 카트리지였다. 비교적 적은 출력이어서 MC 스텝업 트랜스를 사용해야 한다면 역시 승압비가 높아야만 하겠기에 결과적으로 세트 트랜스로 승압비 34dB의 AT1000T를 개발, 동시 발매한다.

AT1000 MC는 완전 독립된 듀얼 MC 코일을 다이아몬드 캔틸레버 후단에 평형으로 장착해 주파수 특성 10-50,000Hz(±1dB)에 채널 분리도 30dB(1kHz)의 막강한 특성을 보유한 코일 임피던스 2.5Ω/ch의 로우타입 카트리지로, 헤드 앰프보다는 스텝업 트랜스에 최적화되어 있다. AT1000 MC의 버티컬 트래킹 앵글은 일반 카트리지보다 10° 내외 높은 23°로 캔틸레버의 선형 추종 능력을 극대화시켜 놓았고, 특히 듀얼 무빙 코일은 채널 분리도를 확장시키는 동시에 스타일러스 선단의 진동을 거의 리니어하게 캐치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진동계 저항을 최소화시키고 무게를 감쇄시켜 더욱 정밀한 선형성 강조 진동계가 되었는데, 부작용으로 뒤따른 것이 바로 낮은 출력이었다. 그러나 출력을 희생시켜서라도 가장 적확한 발전 구조를 유지하자는 게 엔지니어들의 결론이어서 결과적으로 저 출력, 저 임피던스 MC 카트리지로 출시되었다.

이에 밸런스를 맞춰 AT1000T를 개발하는데, 내부에는 저 임피던스용 토로이달 트랜스 2개와 중·고 임피던스용 토로이달 트랜스 2개, 도합 4개의 코어리스 트랜스를 내장한 막강한 트랜스로 설계되었다. 대부분의 트랜스는 잘 알다시피 내부에 철심 코어를 설계해 그 외부에 승압 코일을 감게 된다. 그러나 이 코어(규소 강판이든, 니켈 코어든, 페라이트 코어든)는 어쩔 수 없이 왜곡을 초래한다. 만약 이 코어를 제거할 수 있다면 코어에 의한 왜곡 현상을 줄일 수 있는데, 미세 전류를 다루는 MC 스텝업 트랜스에서는 그 효과가 더욱 크다. 이에 완전 독립된 4 코어리스 코일의 AT1000T가 발표된다.

AT1000T는 현재까지 오디오 테크니카 최강 레퍼런스 MC 스텝업 트랜스로 1차 임피던스 3Ω(승압비 34dB), 20Ω(승압비 26dB), 40Ω(승압비 23dB)에 2차 출력을 로우와 미들·하이 임피던스 두 계통의 출력단을 갖추고 있어 로우와 미들·하이 임피던스 카트리지 2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말하자면 2개의 승압 트랜스를 1개의 하우징 안에 내장시켜 놓은 셈이다.

AT1000T의 외장 실드는 순동재로 전체 무게가 8kg에 이르는 육중한 구조로 설계되었다. 작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앰프 무게에 가까운데, 차폐 능력도 막강해 어디에 놓아도 노이즈를 타지 않는다. 특히 코어가 없는 데서 오는 투명하고 왜곡 없는 승압이 호쾌한 디테일과 다이내믹을 제공한다. 승압비가 높은 관계로 일반 카트리지와 연결하면 다소 강한 듯한 뻗침이 있지만 적은 출력의 오토폰 MC-2000이나 오디오 테크니카 AT1000 MC와 같은 0.1mV 내외의 카트리지와는 상성이 대단히 좋다.
그렇다고 해서 0.2mV 출력의 오토폰 구형 SPU와의 상성도 무시할 수 없다. AT1000T에 연결해 SPU 구형 카트리지를 들어 보면 주위에 막혔던 음상들이 한꺼번에 제거되어 피어리스 트랜스와의 매칭에서 들었던 약간의 왜곡과 몽롱한 디테일이 상대적으로 답답하게 느껴진다.

1981년도 출시가가 AT1000 MC가 20만엔으로 15만엔인 오토폰 MC-2000보다 비싸며 AT1000T 역시 15만엔으로 오토폰 T-2000과 동일한 것을 보면 당시 오디오 테크니카가 그야말로 큰맘 먹고 개발한 레퍼런스 모델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에 와서 AT1000T는 희귀품이 되었고 찾는 사람도 많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트랜스는 아니며, 특히 AT1000 MC는 더욱 구하기 힘든 카트리지가 되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오디오 테크니카에서 AT-ART1000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MC 카트리지에 대한 개선 의욕은 생각보다 대단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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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11월호 - 5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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