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오디오가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본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첫 번째 기기는 무엇일까? 기기에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통로인 파워 케이블이 아닐까? 오디오 기기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양질의 전원 공급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제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는 상식이 되었다. 이번에 시청한 마스터빌트의 파워 케이블 역시 그런 관점에서 제작되었다.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미국의 케이블 전문 브랜드인 마스터빌트 오디오 케이블스는 창립 6여 년 만에 수많은 상을 수상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 배경에는 케이블을 항공 우주 엔지니어가 설계한 독점적 방식으로 미국에서 제조한 사실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들의 케이블은 신호 순도를 최고로 높이고 왜곡을 최대한 줄이는 세계적으로 최첨단의 신호 전송 기술을 자랑한다. 즉, 케이블에서 발생하는 인덕턴스 및 커패시턴스 상호 작용을 피하기 위해 독창적인 카운터-헬릭스 권선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마스터빌트의 제품 라인은 퍼포먼스 라인, 레퍼런스 라인, 시그너처 라인, 울트라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시청한 울트라 라인 파워 케이블은 동사의 플래그십 케이블이다. 도체는 미국 실험실 등급의 귀금속 합금을 사용했다. 10AWG 굵기의 신호 도체와 12AWG 굵기의 그라운드 도체를 사용했고, 플루오르 중합체로 절연되어 있다. 단자의 경우 도체는 알파 퓨어 구리에 로듐 도금 처리되어 있고, 나노 크리스털 하우징과 그라운드 점퍼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울트라 라인 파워 케이블을 레가 오시리스 인티앰프에 연결했고 시청실에 비치된 다른 파워 케이블과 비교하면서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 둔다.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울트라 라인 파워 케이블이 투입되자 맑고 정숙한 배경에 피아노 음이 매우 명료하게 두 스피커 사이에 떠오른다. 배음이 풍부하게 표현될 뿐만 아니라 잔향까지도 깨끗하게 묘사한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소리가 훨씬 섬세하게 들려서 부드러운 첼로에 이어서 촉촉한 바이올린의 음색이 차이코프스키가 선배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표현한 느낌을 잘 살려 낸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반주 악기인 저음 현악기의 생생한 에너지가 깨끗하게 드러나고, 조수미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인상적으로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관현악의 타격감은 더 살아나며, 악기 소리와 솔로 가수의 목소리, 합창단의 목소리들도 명료하지만 순수하게 들린다.
마스터빌트의 최상위종 울트라 라인 파워 케이블을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하는 순간 오디오 시스템의 순수함과 섬세함이 더 느껴지는 것은, 엄선한 도체, 튼실한 연결 단자, 그리고 노이즈 제어 기술력 때문일 것이다. 오디오 시스템의 첫 번째 기기는 파워 케이블이라는 동사의 주장에 전적으로 수긍이 간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2,400만원(2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