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li Zensor 1
상태바
Dali Zensor 1
  • 김남
  • 승인 2018.09.01 00:00
  • 2018년 9월호 (554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음색과 치고 올라가는 다이내믹함으로 귀를 사로잡다

 

스피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사운드 스테이지 개방성에서 다소 불안감이 들었지만 소리가 울리자마자 그것은 기우였다. 조금도 스테이지가 좁혀 들지 않는다. 자연스러우며 균형 감각도 훌륭하다. 소릿결은 두텁지도 가늘지도 않다. 중·고역에 강점이 있고 약간 드세게 치고 올라가는 맛도 있어서 하이파이 및 AV 시스템에서 왜 그렇게 인기가 좋았는지를 알 수 있겠다.

시청기는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인기가 좋아 한때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던 달리의 젠서 시리즈 제품이다. 이 시리즈는 달리의 엔트리 기종인데, 인터넷에서도 어떤 사이트에서는 시청기가 품절로 표기가 되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AV 시스템용으로도 한때 국제적인 베스트셀러였다.
젠서 시리즈는 모두 9개 기종으로 되어 있으며, 초미니인 피코부터 1, 3, 5, 7의 패시브 스피커가 있고 1 AX, 5 AX의 액티브 스피커도 있으며, 센터 스피커도 2종이나 있다. 시청기인 젠서 1은 이 시리즈 중 피코 다음으로 작은 북셀프 스피커다.
현재 리본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는 스피커 브랜드는 사실상 3가지로 분화가 되어 있다. 스위스의 피에가, 덴마크의 달리, 그리고 독일의 엘락인데, 이들은 리본의 형태가 조금씩 다르며 따라서 소리도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 그중에서도 달리의 소리는 아마 가장 화사하며 잘 익은 미국제 와인의 맛과도 유사하다.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렵지만, 다소 미려하며 그다지 까다롭지 않고 처음 대하는 사람에게도 친근감이 있는 맛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리 취향과도 닮았다. 무색무취를 순수한 소리라고 한다면 달리의 소리는 가벼운 인스턴트 커피와도 가까운 약간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있다.
육식을 하는 민족, 일본처럼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민족, 김치처럼 진한 양념의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각기 입맛뿐 아니라 귀맛도 당연히 다르다. 일본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오디오 기기가 무조건 세계 최고라는 평가가 우리 오디오 세계의 풍토가 된 지 오래되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한국 민족의 취향에 맞는, 자신의 귀맛을 찾아서 당당히 그것을 주장하는 풍토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달리는 처음부터 리본형 스피커를 만들어 온 것이 아니다. 90년대까지도 대형기, 플래그십 모델에도 리본 트위터가 없었다. 그러다가 90년대 중·후반부터 리본 트위터를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고, 전 모델에 리본 트위터가 들어갔는데, 돌연 다시 리본 트위터가 없는 일반적인 소프트 돔 타입 트위터만을 사용한 제품을 곁들여 내놨다. 본 젠서 시리즈가 그 신호탄이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한 가지다. 리본 트위터는 제조 단가가 비싸고 강도도 좀 떨어진다. 그래서 일거양득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가격을 낮추고 제품의 수명을 늘리면서도 소리의 효과는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냈다. 그보다 사실은 홈시어터에서 필요한 강력한 사운드를 내기 위해서라는데, 다소 여성적인 리본보다는 일반적인 돔 트위터가 더 그런 사운드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달리의 리본 소리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기본 목표를 가지고 본 시리즈를 개발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목적은 일단 상당 부분 성취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리본 트위터인지 아닌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 객관적 평가이니, 그렇다면 젠서 시리즈는 달리의 기술력의 개가라고도 할 수 있겠다.
리본 트위터 외에도 달리의 또 다른 자랑은 특이한 베이스 드라이버의 모양새다. 목질 섬유와 제지용 펄프로 만든 와인 컬러의 접시 모양 다이어프램(진동판)은 스피커 그릴을 부착하기 싫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더 우아해 보이고 미려한데다가 색상이 마치 익어 가는 와인의 향취까지 풍겨 쳐다보기만 해도 소리가 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심미감을 본 시리즈가 엔트리급이긴 하지만 그대로 물려받고 있으니 달리 제작진이 새삼 감탄스럽다.

또한 제조사에서는 깊고 정밀한 저역과 적극적인 중역으로 사운드를 강화했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하이파이 및 AV 시스템 모두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격대 또한 저렴해 국제적으로도 본격 리뷰는 찾아보기 쉽지 않지만, 영국의 유명한 오디오 전문지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것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시청 평가에 의하면 시청기는 동사의 상위 기종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니멀하면서도 아름다운 이 스피커를 이번 호 시청기인 NAD C316BEE V2 인티앰프(40W 출력)와 연결했다. 스피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사운드 스테이지 개방성에서 다소 불안감이 들었지만 소리가 울리자마자 그것은 기우였다. 조금도 스테이지가 좁혀 들지 않는다. 자연스러우며 균형 감각도 훌륭하다. 소릿결은 두텁지도 가늘지도 않다. 중·고역에 강점이 있고 약간 드세게 치고 올라가는 맛도 있어서 하이파이 및 AV 시스템에서 왜 그렇게 인기가 좋았는지를 알 수 있겠다. 저음에도 긴장감이 있으며 보컬은 어떤 곡을 들어도 무난하다. 단독 제품으로 들어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는 수준이며 사용 앰프에 따라 수준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겠다.
지난번에는 5극 진공관 인티앰프 제품으로 울려 봤는데, 그때의 시청 메모를 보니 굉장히 탐미적, 깨끗함, 매끈함 같은 표현과 함께 그러면서도 마시려고 손에 쥔 음료수의 페트병이 부르르 떨리는 중·저역의 강력함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가격대에 매력적인 음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제품이다. 

 

수입원 ODE (02)512-4091
가격 4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3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3Hz-26.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900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6.5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100W   크기(WHD) 16.2×27.4×22cm   무게 4.2kg 

55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8년 9월호 - 554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