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erdynamic DT 1770 Pro·A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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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erdynamic DT 1770 Pro·A2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8.01 00:00
  • 2018년 8월호 (55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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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의 역사, 그 자체를 듣는다

흔히 헤드 파이라 불리는 애호가 그룹을 말할 때, 여기서 베이어다이내믹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네임 밸류는 상당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기본적으로 스튜디오용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긴 역사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면, 이 브랜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에 헤드폰 & 헤드폰 앰프라는 조합을 듣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무척 궁금하기만 하다.
우선 헤드폰으로 말하면, DT 1770 프로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무게가 꽤 나가고, 귀를 덮는 느낌이 대단하다. 마치 외부의 소음이 차단된 스튜디오나 무향실에 온 듯하다. 주변의 소음이 일시에 사라지고, 오로지 정적 속에서 홀연히 음이 떠오르는 듯하다. 따라서 음의 명징함이나 폭넓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충분히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본 기의 내용을 일반 스피커로 구현한다고 하면, 아마도 상당한 물량 투자와 R&D가 필요할 듯싶다. 본 기의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 프로라는 말은 곧 스튜디오에서 전문적으로 쓰이는 용도로 만들어졌음을 뜻한다. 스튜디오 레퍼런스로 만든 것이다. 무엇보다 본 기에 투입된 테슬라 2.0의 기술은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동사는 이미 1937년에 최초의 다이내믹 헤드폰 DT 48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2년 후에 M19라는 다이내믹 마이크까지 개발하기에 이른다. 이 기술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만큼, 그 내용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측면도 있다. 그 결과 250Ω에 달하는 고 임피던스에 5Hz-40kHz에 달하는 광대역의 실현, 그리고 102dB라는 높은 감도를 이루고 있다. 과연 레퍼런스라는 말이 어울린다.
이와 커플링되는 A20이라는 헤드폰 앰프는 플래그십 A1의 주니어 모델로 나왔다. 따라서 상급기의 노하우가 적절하게 투입되고 있다. 당연히 동사의 헤드폰과 잘 어울리지만, 타사의 제품도 전혀 무리가 없다. 무엇보다 거의 모든 임피던스에 대응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고, 스위칭 파워 서플라이를 통해 빠른 반응을 이루고 있다. 또 두 개의 6.35mm 헤드폰 출력단이 동시에 제공되며, 볼륨 컨트롤은 두 개를 동시에 커버한다. 따라서 두 사람이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사이즈도 그리 크지 않아 휴대성도 높다. 본 매칭에 플리니우스 마우리 CDP를 걸어서 음을 들어봤다. 역시 탄성을 자아내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첫 곡으로 들은 얀센 연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일단 탄탄한 저역에 놀랐다. 큰북을 연타할 때의 에너지가 십분 전해져 온다. 당연히 광대역. 또 다채로운 악기가 눈부시게 펼쳐져 있다. 그 앞으로 홀연히 떠오르는 바이올린은 두께감이 적절하고, 심지가 곧으며, 하이 스피드로 압도한다. 고역으로 치달을 때의 에너지도 발군. 너무 음을 예쁘게 치장하지 않고, 착실하게 정공법으로 승부해온다.

이어서 에릭 클랩튼과 B.B. 킹이 함께 한 ‘Key To The Highway’. 두 거장의 멋진 만남이 사실적으로 재현된다. 한쪽엔 클랩튼, 다른 한쪽엔 킹. 번갈아가며 어쿠스틱 기타를 치고 또 노래한다. 한쪽은 백인, 한쪽은 흑인. 연주법, 기타 종류, 보컬 스타일 등이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집중해서 듣고 있으면, 정교하게 재생되는 하모니가 압권이다.
마지막으로 마마스 앤 파파스의 ‘I Call Your Name’. 마마 카스의 리드 보컬로, 가히 신이 내린 목소리다. 그 주변으로 병풍처럼 코러스와 악단이 포진한다. 특히, 드럼의 타격감이 인상적. 릴레이로 보컬이 이어질 때, 해당 보컬의 위치 또한 일목요연하다. 확실히 이 정도 헤드폰은 전용 헤드폰 앰프가 필수. 풍부한 정보량과 다이내믹스에 계속 넋을 잃게 된다. 헤드폰이라 우습게 봤다간, 긴 역사로 쌓아올린 내공 앞에 단박에 꼬리를 내릴 것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DT 1770 Pro   가격 84만원   임피던스 250Ω   음압 102dB   주파수 응답 5Hz-40kHz   무게 388g(케이블 제외)


A20   가격 85만원   실효 출력 100mW(600Ω), 170mW(250Ω), 150mW(30Ω)   헤드폰 소켓 6.35mm×2   아날로그 입력 RCA×1   아날로그 출력 RCA×1   입력 임피던스 25㏀   출력 임피던스 100Ω   주파수 응답 10Hz-100kHz(-1dB)   THD 0.01%   채널 분리도 80dB 이상   크기(WHD) 19.4×4.8×16.4cm   무게 164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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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8월호 - 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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