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noy Prestige GR Autograph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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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noy Prestige GR Autograph Mini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7.02 00:00
  • 2018년 7월호 (55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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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노이의 영광을 이 작은 몸체에!

 

피레스와 뒤메이가 함께 한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1악장. 은은하게 피아노가 깔리는 가운데, 맛깔난 바이올린의 조심스럽고, 사려 깊은 연주가 시작된다. 두 연주자의 깊은 영적인 대화를 느낄 수 있는 콤비네이션은 듣는 내내 미소 짓게 한다. 탄노이의 전통적인 음색에 더 맑아진 음은 깊은 숲속, 시원한 개울물을 연상시킨다.

내 주변에 젊은 친구가 한 명 있는데, 만날 때마다 좀 기묘한 느낌을 받는다. 나이답지 않게 클래식, 그것도 모노 시대부터 스테레오 황금기에 이르는 아티스트와 음반에 대한 정보가 대단하다. 어지간히 음반을 모아온 애호가 못지않다. 한편 비디오 게임 중독자라, 세가 시절부터 몰두하고 있다. 당연히 게임 타이틀도 꽤 된다.
언젠가 한 번, 그의 집에 간 적이 있다. 작은 룸 두 개짜리 빌라로, 방마다 음반과 서적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당연히 LP도 많았다. 그가 잠을 자고, 식사를 하고, TV를 보고 또 음악을 듣는 공간에 신줏단지 모시듯 자리한 스피커는 놀랍게도 오토그라프 미니. 아마도 오토그라프의 신화를 익히 아는지라, 자기 공간에 맞게 그 주니어 모델을 들인 것이다. 진공관 인티앰프에서 흘러나오는 LP의 음은, 지금도 내 머릿속에 소중히 자리 잡고 있다. 벌이도 변변치 않고, 사는 것도 힘들었겠지만, 정말 아끼고 아껴서 모은 LP를 그는 이 스피커로 듣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작은 감동이기도 했다.
이제 그 오토그라프 미니가 GR 시리즈로 진화해서 우리 곁에 왔다. 사실 탄노이 하면, 아무래도 대형기를 연상하고, 특히 웨스트민스터나 오토그라프의 위풍당당한 자태는, 저 위대한 대영 제국의 영화를 생각나게 할 만큼 인상적이다. 하지만 대부분 좁은 공간에서 오디오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애호가가 얼마나 될까? 또 탄노이에서 상대적으로 소형 스피커가 귀한 터라, 이번에 만난 제품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본 기는 혈통이 남다르다. 단순히 오토그라프의 미니어처 버전에 그치지 않고, 기본적으로 프레스티지 라인업에 편입되었다. 이 시리즈는 탄노이를 대표하는 걸작들이 즐비하다. 비록 말석이지만, 이 시리즈에 포함된 것은 여러모로 고무적이다. 또 GR 시리즈로 진화한 드라이버를 채용하고 있다. 과거 모니터 레드, 블랙 등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만들어진 GR의 사운드를 나는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데, 비록 구경은 작지만 아무튼 GR의 콘셉트를 그대로 채용했다는 점은 본 기의 최대 강점이라 하겠다.
여기서 드라이버를 좀더 살펴보면, 동사의 핵심 기술인 동축형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단, 구경은 좀 작아 4.5인치에 그친다. 그 안에 19mm 사이즈의 티타늄 돔이 고역을 담당하고, 페이퍼 콘으로 된 나머지 부분이 중·저역을 커버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주파수 대역은 나와 있지 않지만, 협주곡까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내용을 갖고 있다. 재즈도 제법 나온다. 작다고 결코 깔보면 안 되는 제품인 것이다.

한편 인클로저는, 수려한 동사만의 목공예 기술이 한껏 발휘되고 있다. 월넛을 소재로 했는데, 강도가 무척 높다. 여기에 적절하게 오일을 칠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하고 있다. 내부 구조도 일절 평행되는 부분이 없게 디자인해서 정재파를 없애고 있다. 따라서 매우 명징하고, 빠른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포인트 소스의 장점이 잘 살아 있어서 특히 포커싱이 매우 뛰어나다.
아직 본 기의 정확한 스펙이 나오지 않아 잘 알 수는 없지만, 전작의 경우 8Ω에 88dB라는 감도를 갖고 있었다. 본 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는데, 단 200W의 강력한 파워를 걸어도 끄떡없을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다. 스튜디오의 환경에도 부합되도록 만든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진공관 인티앰프, 대략 EL34 계통이면 좋은 매칭이 되리라 본다.


첫 곡은 요요 마, 무터 등이 함께 한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 1악장. 영 라이언 3명의 당찬 도전이 인상적인 곡이다. 베토벤답지 않게 무겁지 않고, 빠르고 경쾌한 반응을 보여준다. 음 자체가 매우 신선하고 투명하다. 몰라보게 스피커가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 오케스트라도 제법 무게감 있게 나와 흥미를 더해준다.
이어서 피레스와 뒤메이가 함께 한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1악장. 은은하게 피아노가 깔리는 가운데, 맛깔난 바이올린의 조심스럽고, 사려 깊은 연주가 시작된다. 두 연주자의 깊은 영적인 대화를 느낄 수 있는 콤비네이션은 듣는 내내 미소 짓게 한다. 탄노이의 전통적인 음색에 더 맑아진 음은 깊은 숲속, 시원한 개울물을 연상시킨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S Wonderful’. 달콤하고 아름다운 보컬은 당연지사. 더블 베이스 라인이 충분히 살아 있고, 배후에 흐르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도 명료하다. 사이즈답지 않게 꽤 큰 스케일을 그린다. 작지만 알차다는 느낌을 계속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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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320만원   사용유닛 11.4cm 듀얼 콘센트릭 풀레인지    재생주파수대역 106Hz-20kHz(±3dB)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5dB/W/m   파워 핸들링 50W   캐비닛 솔리드 우드+HDF   크기(WHD) 20.9×35.6×15.6cm    무게 4.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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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7월호 - 5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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