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elia Ani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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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elia Aniara
  • 김관명
  • 승인 2018.05.01 00:00
  • 2018년 5월호 (55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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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2웨이 스피커의 위대한 반전

핀란드에서 건너온 오렐리아(Aurelia)의 북셀프 스피커 아니아라(Aniara)를 수입사 시청실에서 처음 봤을 때 든 느낌은 ‘작아도 너무 작다’는 것이었다. 높이가 24.2cm, 폭이 13.2cm, 안길이가 20.8cm에 무게 역시 3kg에 불과했다. 위쪽 트위터를 감싼 얕은 혼과 아래쪽 4인치 우퍼가 전면 배플을 꽉 채울 만큼 작았다. ‘이거 혹시 데스크톱이나, PC 파이용 스피커가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니아라의 첫인상은 왜소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단종됐지만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사피라(Saphira)를 들으며 감탄했던 브랜드가 바로 오렐리아였다. 그래서 이 미니 스피커에 정성을 다해 소스기기(레졸루션 오디오의 칸타타 뮤직 센터 3.0)와 파워 앰프(BAT 렉스 2)를 물렸다. 깜짝 놀랐다. 사이즈를 잊게 하는 압도적인 저역 재생 품질과 체감상 광대역의 레인지, 여기에 노이즈 관리 능력까지. 스탠드 마운트형 스피커가 전해주는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와 정교한 이미지는 차라리 덤이었다. 오렐리아는 과연 아니아라에 어떤 ‘매직’을 건 것일까.

오렐리아는 같은 핀란드 스피커 메이커인 앰피온(Amphion)에서 스피커 디자인을 했던 안티 루히비라(Antti Louhivaara)가 2007년 설립했다. 트위터 주위의 웨이브 가이드, 이와 동일한 사이즈의 우퍼, 그리고 이들을 아슬아슬하게 수납한 좁은 전면 배플 등 두 브랜드에서 외모적 유사성이 발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청기인 아니아라는 오렐리아의 엔트리 라인업인 바이오코어(Biocore) 라인의 핵심. 액티브 버전인 아니아라 DSPE, 블루투스 버전인 미니아라(Miniara)도 있다.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아니아라는 2웨이 베이스 리플렉스형 스피커다. 1인치 돔형 티타늄 트위터와 4인치 콘형 알루미늄 우퍼를 장착했으며, 두 유닛은 모두 그릴이 감싸고 있다. 포트는 둥그런 형태로 뒤쪽에 나 있으며, 그 밑에 싱글 와이어링 바인딩 포스트가 장착됐다. 감도는 85dB, 임피던스는 6Ω, 주파수 응답 특성은 55Hz-20kHz를 보인다. 크로스오버는 2kHz에서 잘랐다. 낮은 감도와 핵심 중역대 위에서 자른 크로스오버가 눈에 띈다.

흥미로운 것은 인클로저 형태. 각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된 것은 물론 자세히 보면 위쪽이 약간이나마 아래쪽보다 좁다. 이는 두 스피커를 바싹 붙여보면 알 수 있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두 스피커 사이의 틈이 넓어진다. 물론 내부 정재파 억제를 위한 설계다. 인클로저 재질은 바이오코어 라인업의 특징이기도 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포미(Formi). 포미는 핀란드 UPM이라는 회사에서 폴리머와 셀룰로오스 파이버를 섞어 만든 복합 소재로, 진동이 전해져도, 이를 재빨리 소멸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니아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트위터 주변에 달린 웨이브 가이드가 밑 우퍼만큼이나 널찍하다는 것. 오렐리아에서 ECW(Energy Controlling Waveguide)라고 이름 붙인 일종의 옅은 혼으로, 오렐리아의 상위 라인업인 슈페리오레(Superiore)에도 채택됐다. 1차 목적은 크로스오버 주파수에서 우퍼와 트위터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것, 2차 목적은 고역의 음 확산을 도와 리스너가 청취 포인트를 벗어나더라도 극심한 주파수 변화를 느끼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다. 오렐리아에 따르면 ECW로 인해 두 유닛의 음 방사 모양이 비슷해졌다고 한다.

그릴에 가려져 있지만, 우퍼 역시 DDC(Dynamic Damping Control)라는 오렐리라 전매특허 기술이 고스란히 담겼다. DDC는 한마디로 유닛의 리니어 익스커션(스피커 콘지가 직선 운동하는 거리)을 의도적으로 짧게 설계, 앰프의 스피커 구동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 리니어 익스커션이 길수록, 즉 보이스코일이 에어갭(마그네틱과 폴피스 사이의 공간)을 많이 벗어날수록 스피커 케이블에 부하를 더 안기는 현상을 줄인 것이다. 이 기술에 ‘댐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다.
첫 곡으로 들은 소니 롤린스의 ‘Way Out West’의 첫인상은 저역의 양감이 풍부하다는 것. 재즈 브라스 악기들의 파워와 이들을 부는 연주자들의 폐활량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사운드 스테이지의 안길이도 놀랄 정도로 깊다. 스피커가 작다고 해서 무대에 등장하는 악기들까지 미니어처인 것은 아니다. 거의 실물 사이즈다. 베이스의 통통 거리는 탄력감도 좋다. 방사음의 회절 면적이 작다보니 이미징은 더욱 정교하게 맺힌다.

로버타 플랙의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을 들어보면 금속 퍼커션의 사운드에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 기분 좋게 울려 퍼지는 이 화음과 풍성한 음수. 정녕 이 조그만 스피커들이 펼치는 매직이 아닌가 싶다. 콘체르토 쾰른의 카우클리츠 만돌린 협주곡 1악장에서는 청감상 아래쪽에서 잘려지는 음들이 없을 정도로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다. 콜레기움 보칼레의 ‘Cum Sancto Spiritu’는 아니아라가 크기와 가격을 떠나 본격 하이파이 스피커임을 웅변한다. 단언컨대, 300만원대 스피커에 견주어도 크게 밀리지 않을 수작이다.


 

수입원 탑오디오 (070)7767-7021   가격 10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0.1cm, 트위터 2.5cm ECW-Waveguide   재생주파수대역 55Hz-2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000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5dB   권장 앰프 출력 15-100W   크기(WHD) 13.2×24.2×20.8cm   무게 3kg  

55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8년 5월호 - 5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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