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 XA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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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XA25
  • 장현태
  • 승인 2018.04.01 00:00
  • 2018년 4월호 (54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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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대중화를 꿈꾸는 패스의 멋진 선물

각 악기의 포지션을 마스터링 의도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거리가 먼 베이스는 과장 없이 간결하고, 드럼은 나서지 않고 위치를 잘 지켜주었고, 심벌은 화려하진 않지만, 잔향이 쉽게 번지지 않았다. 알토 색소폰은 중립적인 성향으로 지나친 울림을 배제하고 중앙 포지션에 단정하게 자리 잡았다.

 

미국 하이엔드 앰프를 대표하는 패스는 당대 최고의 앰프 개발자로 손꼽히는 넬슨 패스가 1991년 창업한 브랜드다. 패스만의 사운드 철학을 긴 세월 꾸준히 쌓아올렸고, 그들만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검증된 설계와 안정적인 품질은 대표적인 하이엔드 앰프 브랜드로 거듭나게 해주었다. 꾸밈없는 순수한 내추럴 사운드가 중심이 된 패스만의 사운드 철학은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패스하면 전면의 대형 알루미늄 패널과 원형 미터, 그리고 측면의 대형 히트 싱크, 또한 엄청난 전원부 등 남성적인 이미지의 파워 앰프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패스의 파워 앰프는 1992년 알레프 시리즈를 시작으로, X 시리즈와 XA 시리즈로 확대시켰고,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포인트8까지 진화했는데, 시대적인 음향 트렌드에 맞춰 멈추지 않고 진보된 기술로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주목할 만하다. 앰프는 증폭 방식에 따라 구분되는데, 클래스A 증폭 방식의 XA와 클래스AB 증폭 방식의 X 모델로 차별화되어 있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XA25는 기존 모델과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제작된 의미 있는 파워 앰프인데, 바로 동사가 XA 시리즈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엔트리 파워 앰프이기 때문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새로운 앰프의 진면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는 앞선 언급했듯이, 패스가 대중성을 고려한 엔트리 파워 앰프를 소개했다는 점이다.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성능을 손해 보지 않아야하기 때문에 외관 이미지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전면에 대형 미터는 생략하고, 전체적인 사이즈는 줄이고, 전통적인 고딕한 알루미늄 패널 스타일과 측면의 히트 싱크 디자인은 유지, 패스 앰프의 패밀리 스타일을 효율적으로 적용했다. 또한, 풀 밸런스 회로는 배제시키고, 싱글 회로를 적용했다. 후면에는 밸런스 입력의 XLR 단자는 생략하고, 언밸런스용 RCA 단자만 적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 지금까지 사용해 오던 올드 도시바 MOSFET 소자를 벗어나 새로운 출력 소자를 사용한 모델이라는 점이다. 특히, 상위 기종에서 사용해온 도시바 MOSFET의 경우 패스가 보유한 재고의 한계가 있어, 엔트리 모델인 XA25에서의 새로운 MOSFET 적용은 당연히 겪어야 하는 과제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최신 전력 FET 기술이 적용된 미국의 Ixys의 파워 MOSFET를 채널당 1쌍씩 사용하고 있다. 40A에 700W 동작으로 구성하고, 바이어스 저항 없이 바이어스를 안정화시키는 새로운 설계가 중심되었으며, 전통적인 DC 커플드 회로를 적용했다. 그리고 입력부와 드라이버단은 전류 피드백 전압 이득 회로에서 저전력 JFET를 통한 고전적인 회로가 반영되어 있다. 그 결과 출력을 제외한 스펙적인 완성도는 기존 XA 시리즈를 위협하는데, 넓은 대역 재생 능력과 낮은 디스토션으로 완성되었다.

세 번째로 패스의 고전적인 음향에서 벗어난 XA25만의 사운드를 끌어내고 있다. 출력은 8Ω으로 25W, 4Ω으로 50W로 수치적으로는 높지 않지만, 클래스A 증폭 방식인 만큼 실제 출력의 크기는 웬만한 클래스AB 앰프들의 2배 출력에 맞먹는 구동력을 가지고 있다. 재생주파수 대역은 100kHz까지 재생되며, 댐핑 팩터는 500으로 웬만한 앰프를 뛰어 넘는다. 작지만 당차고, 기본기가 탄탄한 파워 앰프 본연의 모습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투명도와 세밀함이 강조되어 고역의 변화는 있지만, 균형 잡힌 안정적인 밸런스와 중역대의 내추럴한 사운드에서 패스의 전통적인 성향을 만날 수 있다.
첫 곡은 여성 보컬 곡인 다이애나 크롤의 ‘Like Someone in Love’를 선곡해 보았다. 오디오파일용으로 제작된 음원인 만큼 일반적인 파워 앰프에서 흔히 표현되는 의도적인 빅마우스 성향과 달리 투명함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착색 없는 사운드가 중심에 있다. 속도감과 반응이 상당히 빠른 편으로 보컬은 역동적이다. 반주 악기인 기타는 두툼하고 중립적이며, 콘트라베이스가 강렬하다. 공간감은 넓지 않지만, 스피커 사이에서 단아하고 전달력이 좋은 보컬의 존재감을 만들었다.
재즈곡으로 데이브 브루벡 4중주단이 연주하는 ‘Take Five’를 들어보면 의도적인 좌우 역 밸런스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각 악기의 포지션을 마스터링 의도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 거리가 먼 베이스는 과장 없이 간결하고, 드럼은 나서지 않고 위치를 잘 지켜주었고, 심벌은 화려하진 않지만, 잔향이 쉽게 번지지 않았다. 알토 색소폰은 중립적인 성향으로 지나친 울림을 배제하고 중앙 포지션에 단정하게 자리 잡았다. 재즈곡에서는 치밀함이나 디테일보다는 전체 무대의 윤곽을 잘 표현해 주었다.

대편성곡은 야노스 슈타커의 첼로 연주로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을 안탈 도라티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대편성으로 갈수록 중·저역보다는 중·고역의 밸런스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슈타커의 첼로는 가볍고 쉽게 소리를 뻗어주며, 목관의 중역 밸런스가 돋보였다. 특히, 바이올린에서 유난히 명료함이 강조되어 들리는데, 고역 재생 능력이 전체적으로 새롭게 튜닝된 사운드로, 해상력이 만족스럽고, 출력으로 인한 다이내믹의 아쉬움은 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기존 패스의 XA 시리즈의 성향에 완전히 닮아 있지는 않고, X 시리즈와의 중립적인 성향으로 완성되어 있다. 그리고 좀더 젊은 오디오파일까지 고려하여 투명함과 섬세함을 더해줌으로써, 천만원대 이하 파워 앰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었다. 특히, 패스의 제품을 더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가격적 부담을 낮춘 엔트리 모델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클래스A를 고집하면서도 제품의 스펙적인 완성도를 더욱 높여 놓은 만큼, 단순히 출력만의 접근을 떠나 하이엔드 오디오의 대중화를 말하고 싶은 패스의 역량이 고스란히 반영된 의미 있는 파워 앰프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630만원   실효 출력 25W(8Ω), 50W(4Ω)   댐핑 팩터 500   입력 임피던스 47㏀   디스토션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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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4월호 - 5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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